• 주간한국 : [女 + 美] '그리움'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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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09.22 14:19:22 | 수정시간 : 2003.09.22 14:19:22
  • [女 + 美] '그리움'의 이름으로…





    ■ 제목 : 서 있는 여인 ( Stading Woman)
    ■ 작가 : 가스통 라섀즈 (Gaston Lachaise)
    ■ 종류 : 청동 조각
    ■ 크기 : 176,5cm x 68.4cm x 43.2cm
    ■ 제작 : 1912~27
    ■ 소장 : 뉴욕 휘트니 미술관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처럼 땀으로 열매 맺은 햇곡식과 과일로 풍성한 추석 하늘, 둥글게 차오른 달을 바라보면 어느덧 힘겨운 기억도 사라지고 희망을 생각하게 된다. 지구의 그림자로 가려진 달이 정해진 시간이 흘러 완전한 제 빛을 발하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지만 과학적 진리보다 온화한 달빛에 매료되는 낭만이 즐겁기만 하다.

    풍요와 다산을 기원했던 기원전 사람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상을 보면 마치 차오른 달과 같은 충만함이 느껴진다. 최초로 인간의 형상을 나타냈던 이 비너스상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조각의 영역에서는 인간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르네상스 시대에 최고 절정이었던 조각은 얼마간 회화에 그 우위를 내주지만 19세기 후반 신의 손을 가진 조각가, 로댕에 이르러 다시금 왕성한 활약을 했다. 20세기 회화에서 거침없는 변화의 물결은 조각에도 흡수되어 3차원의 조각예술이 지닌 창조성은 열린 공간에서 마음껏 활개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표적인 현대조각가 중 한 명인 가스통 라섀즈의 작품들에서는 선사시대 이전 비너스상에서 보여지는 풍요로움 또한 가득하다. 그의 작품 ‘서 있는 여인상’의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 선은 흐르는 듯 가느다란 팔 다리로 부드럽게 이어져 있고, 가볍게 들어올린 발과 손짓으로 자칫 육중해 보일 수 있는 그녀의 몸을 가볍고 산뜻하게 전환시키고 있다.

    실재 사람의 크기와 같이 제작된 ‘서있는 여인’은 라섀즈가 조국 프랑스를 버리고 미국으로 향할 만큼 사랑했던 그의 연인을 모델로 한 작품이기도 하다.

    라섀즈의 거의 모든 작품에 등장하는 뮤즈는 르네상스 여신상보다 더한 풍만함과 함께 현대미술의 단순성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여인의 사실적인 신체를 표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감을 표현했다고 말한 라섀즈의 뮤즈상에는 가득 담긴 그의 사랑이 있기에 더욱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것은 아닐까?



    장지선 미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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