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네이버 북마크 싸이월드 공감 기사 구입 프린트 기사메일
입력시간 : 2003.10.02 10:35:16 | 수정시간 : 2003.10.02 10:35:16
  • [시네마 타운] 와일드 카드
    뜨거운 심장으로 '세상 구하기'





    승률 100%, 단 한 장 뿐인 만능패, 절대 절명의 위급 상황을 위한 비장의 무기를 뜻하는 <와일드 카드>(Wild Card).



    점점 더 혼란과 무질서로 빠져드는 위급한 이 시대에 우리를 구제해 줄 메시아는 주인공과 같은 형사들이 아닐까라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영화다.                     
          
    ■ 감독 : 김유진
    ■ 주연 : 정진영, 양동근, 한채영, 기주봉, 김명국 
    ■ 장르 : 액션, 드라마 
    ■ 제작년도 : 2003
    ■ 개봉일 : 2003년 05월 16일
    ■ 국가 : 한국
    ■ 공식홈페이지 : www.wildcards.co.kr 
    




    대한민국 강력계 형사들의 ‘저돌적인 순수함’에 이끌려 영화 ‘와일드 카드’의 제작을 결심한 김유진 감독은 범인들과 있는 힘껏 ‘육박전’을 벌이고 있을 형사들의 리얼리티를 살려내기 위해 정공법을 택했다.



    할리우드의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낸 첨단 무기나 장치, 혹은 초능력, CGI를 이용한 현란한 볼거리로 치장한 무적의 ‘수퍼 히어로’가 아니라 두 발로 뛰고 맨손으로 싸우는 한국 형사들의 거친 리얼리티를 100% 그대로 담아내기로 한 것.



    덕분에 스태프들은 범죄자들의 생활 반경을 그대로 뒤쫓을 수밖에 없는 형사들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2002년 11월 3일 크랭크인 한 이후 전체 장면의 70% 이상을 야외에서 한파에 맞서고 밤새 졸음과 싸우며 촬영하는 강행군을 견뎌내야 했다.




    강력반 형사들의 이야기





    항상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 왔다는 김유진 감독은 86년 <영웅연가>로 감독 데뷔한 이래 95년 <금홍아, 금홍아>, 96년 <맥주가 애인보다 좋은 7가지 이유> 등 다수의 작품을 제작, 감독해 왔는데 그 중 98년에 연출한 영화 <약속>은 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그가 이번에 만든 영화 <와일드카드> 역시 감독의 제작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그는 “나의 테마는 사람, 뜨거운 심장을 가진 형사들이다. 앞에 가는 놈은 도-둑, 뒤에 가는 사람 경-찰!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어린 시절의 도둑 잡기 놀이는 뒤에 가는 경찰이 앞서 가는 도둑을 잡을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앞서 가는 놈을 잡기 위한 단 한가지 방법은 오로지 무식하게 뒤쫓아가는 것 뿐이었다. 발로 뛰지 않으면 끝나지 않는 게임, 그리고 언제나 뒤에서 쫓아 가야만 하는 경찰. <와일드 카드>는 어릴 적 그 놀이를 현실로 살아가는 사람들, 바로 강력반 형사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리셀웨폰> 등과 같은 할리우드의 본격 형사 파트너십 슈퍼액션 히어로 하드보일드 스펙타클형 외국 투캅스 영화는 이에 열광한 국내 관객들로 하여금 충무로에 한국판 형사 파트너의 활약을 그려줄 것을 갈망케 했다.



    어느덧 10 여년이 지난 93년, 그것은 마침내 안성기, 박중훈의 파트너 십을 그린 <투캅스>를 탄생시켰고, 그 시기적절한 등장이야말로 흥행대박을 가져다 주었다.



    그 후 파트너 십 형사물은 물론이고 속칭 ‘외로운 늑대형’형사물에 이르기까지-파트너십 형사물은 구형이고 ‘외로운 늑대’형 형사물은 신형이다-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공공의 적> 그리고 최근의 <살인의 추억>등과 같은 형사물 영화가 꾸준히 계속 등장해 오고 있지만 <와일드 카드>는 조금 색깔이 다르다. 그 이유로는 두 가지다. 하나는 파트너 십을 중심으로 그려지는 구형 형사물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양동근이 형사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방제수(양동근)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와일드카드>는 시작부터가 이중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야기는 이른바 뻑치기로 통하는 사건에서 비롯되는데 뻑치기도 그냥 뻑치기가 아니라 한방 ‘뻑’ 쳐서 살인과 절도를 동시에 실현하는 뻑치기다.



    사건 발생 신고를 받은 강남서 강력반 형사 오영달 (정진영)과 방제수(양동근)는 즉시 수사에 착수한다. 인적 없는 지하철 역 지하도에서 발견된 중년 여인의 시체는 죽은 이 특유의 야릇한 무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조용히 시체의 눈을 감겨주는 오형사를 바라보는 방제수.



    영화는 여기서 정의의 사도는 역시 絹湧繭遮?메시지를 던지는데 반드시 억울하게 죽은 이의 원한을 풀어 주리라 다짐하는 것이 그것이다. 밤낮으로 탐문과 잠복을 계속하며 비상체제에 돌입한 강력반. 정보원들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나가는 사이, 비슷한 수법으로 살해당한 또 다른 희생자들이 발견된다.



    더 이상 희생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동서로 뛰어다니던 오영달과 방제수는 급기야 조폭 도상춘의 조직을 ‘접수’하고, 형사들은 조직 폭력배의 조직망을 총 동원해 수사에 나서서 나중에는 추적한 범인과 결전을 벌인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리얼리티 살리기에 노력







    이 부분에서 현실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조폭의 조직력을 빌어야 할 정도로 한국의 경찰력은 부족한가라고. 액티브적 리얼리티를 살린 영화에서 이것은 사실 엄연한 ‘연출의 실수’다.



    조폭들을 그렇게 쉽게 자신들의 목적에 부합하는 수족으로 만들 수 있다는 설정은 리얼리티를 살린 본격 형사물의 느낌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다. 이런 것과 같은 일부를 빼고 전체적으로 볼 때 사실 이 영화는 다큐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정도의 현장감과 현실감을 잘 살려 내고 있다. 여지껏 한국영화는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전문 직업인의 모습만 묘사하는데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기자들의 생활이나, 형사들의 생활, 의사들의 생활 등등…. 그러나 여기서는 모든 모습들이 생생하게 다가 온다.



    영화에서 스토리를 살리는데 필요한 자투리 양념이 아니라 그것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로 흡수되어 있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다. 보기만 해도 지쳐 퍼질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오랜 잠복신 등이 그것이다. 인파 가득한 도심지 한 복판에서 범인들과 마주친 방제수는 총을 뽑아 들려 하지만 모든 사건을 총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뼈아픈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오영달은 만류한다.



    오형사는 아끼는 후배를 위해 진심어린 충고를 하지만, 눈 앞에서 범인을 놓쳐버린 방형사는 이에 답답함을 느낀다.



    이 영화는 이런 리얼한 현장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전달함으로써 “날로 흉악해 지고 있는 범인들을 잡는 무기는 무엇인가”라는 형사들의 화두에 대해 묻고 있는데 이것은 이 영화가 가지는 또 다른 무게감이라 할 수 있다. 개성 있는 투캅스의 연기는 좋았고 형사물의 현장감을 살리는 데는 부족함이 없지만 스토리나 스토리 구성에서는 다소 아쉬운 감이 있다.



    윤지환 영화평론가 tavarish@hanmail.net


    입력시간 : 2003-10-02 10:37

  • HOM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