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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1:03:29 | 수정시간 : 2003.10.02 11:03:29
  • [맛이 있는 집] 미진메일마을 메밀묵밥






    지금은 회갑이나 기념일 등 집안이 들썩할 정도의 잔치가 있어야 집에서 직접 묵을 쑨다. 예전 같으면 입맛이 없거나 찬이 마땅치 않을 때 어머니는 묵을 쑤어 상에 올리곤 했다. 그만큼 친숙했던 음식이었지만 요즘은 잊혀진 고향처럼 무슨 날이나 되어야 맛볼 수 있는 별미가 되었다.



    이는 아마 메밀묵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기에 묵을 쑤는 집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게 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하긴 메밀묵을 쑤는 과정이 쉽지가 않다.



    메밀묵을 만들려면 메밀을 껍질 채 곱게 갈아낸 것을 자루에 담아 물을 부어가며 걸러내 고운 체에 받친다. 걸러낸 물을 그대로 풀이 되도록 끊인다. 너무 묽어서도 안되고 너무 되도 안 되는데 이 과정이 가장 어렵다. 눌러 붙지 않도록 계속 저어가면서 그 농도를 맞춰야 하는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또 한번 시작하면 하루를 꼬박 넘겨야 제대로 된 묵을 만들 수 있으니 여간 힘들 일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요즘이라고 집에서 메밀묵을 직접 만들어 먹는 집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주 경기도 양수리를 지나는 길에 무작정 들른 집에서 그 고향 같은 묵 맛을 만날 수 있었다. 마음씨 좋게 생긴 시어머니를 모시고 이경숙씨가 운영하는 미진메밀마을이 그곳이다.



    식당의 외양이나 인테리어에서 무엇하나 특별한 것을 발견할 수 없다. 그저 평범한 식당에 불과하다. 외양으로 따진다면 주변의 화려한 카페, 식당들에 견줄 바 아니지만 그 맛 만큼은 뒤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



    주인 이씨가 전라도 영광에서 메밀을 사와, 통메밀을 껍질 채 갈아서 앙금을 내고 또 하루를 꼬박 쑤어 내놓는데 묵이 탱탱하면서 빛이 좋고 고소한 것이 특징이다.







    주인 이씨는 “그냥 순우리 메밀을 가져다 옛날 재래식 방법을 묵을 쑤어 내놓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평범한 것을 지키는 것이 그리 쉽지만 않을 터. 처음에는 메밀을 강원도 어느 곳에서 배달시켰는데 처음 몇 번은 괜찮더니 그 다음부터는 중국산을 보내와 직접 영광까지 가서 사온다고 했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메밀묵밥이다. 메밀묵밥은 손가락 굵기보다 조금 작게 썬 메밀묵에 김치와 오이, 살짝 구워낸 김을 채 썰어 올린다. 김치 국물을 조금 붓고 그 위에 깨를 조금 뿌리면 끝. 조밥을 함께 말아먹으면 되는데 메밀묵이 팽팽해 제법 입에서 씹히는 맛이 좋다. 먹는 동안, 참기름 냄새가 슬슬 피어올라 입맛을 자극해 더욱 묵 맛이 좋게 느껴진다.



    더운 날 얼음을 띄워 먹으면 시원한 맛이 더욱 좋다. 묵 밥 한 그릇은 그냥 가벼운 아침식사로도 잘 어울리고 점심이나 저녁 식사라도 손색이 없다.



    메밀묵은 쌀이나 밀가루 보다 아미노산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저 칼로리 음식이므로 변비와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증 환자에게도 좋다. 메밀에는 혈압을 내리게 하는 루틴이라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고혈압에도 매우 좋을 뿐만 아니라 감기치료에도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한방에서는 말한다. 건강에도 좋다니 더욱 입맛이 당긴다.



    주변으로 수상보트를 대여해주는 레저업체도 많고 나름의 테마를 가진 예쁜 카페들도 여러 곳 있어 드라이브를 겸해 다녀오기 좋다.



    ▲ 찾아가는길= 경기도 양평 양수리 버스터미널에서 강변로(363번 지방도)를 타고 가면 서종면사무소 옆에 위치한다. 서울에서 6번 국도를 따라 양평방향으로 달리다 양수대교를 건너 양수리로 접어들면 된다.



    ▲ 영업시간= 오전 10시~저녁 8시/메밀묵밥 5,000원, 메밀수제비 4,000원/031-773-9960



    전기환 자유기고가 travy@tchannel.co.kr


    입력시간 : 2003-10-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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