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네이버 북마크 싸이월드 공감 기사 구입 프린트 기사메일
입력시간 : 2003.10.02 11:07:43 | 수정시간 : 2003.10.02 11:07:43
  • [르포] "예술을 빙자한 '외설의 바다' 더라"
    기업화·대형화, 비뚤어진 경쟁심이 외설 부추겨

    디지털 카메라(이하 디카) 커뮤니티가 예술과 외설의 갈림길에서 위험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회원 가입이 잇따르면서 덩치가 비대해지자 차별화한 이벤트로 ‘집안 단속’에 나서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부의 경우 회원들을 초대해 초대형 누드 촬영 대회를 개최하고 있기도 하다.






    누드촬영대회 개최





    지난달 26일 경기도 가평의 한 농장. 이곳에서는 디씨유저 소속의 아마추어 사진가 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누드 촬영대회가 열렸다. 디카 동호회를 통해 그 동안 다양한 행사가 기획됐지만 공개적으로 누드 촬영대회를 개최한 것은 좀처럼 드문 일. 때문에 학생에서부터 대기업 직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일부러 참석했다는 직장인 이모씨(32)는 “아마추어 입장에서 누드 사진을 접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다”며 “막상 와보니 휴가 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물론 개중에는 여자친구나 배우자 몰래 찾아온 사람도 있다. 사회 통념상 사실을 이야기했다가는 반대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촬영은 오전과 오후에 걸쳐 총 4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강변에 마련된 보트와 계곡, 풀밭을 오가며 모델이 포즈를 취하면 동호회원들이 달려들어 사진을 찍는 방식이다. 촬영 중간중간 소를 끌고 지나다 화들짝 놀라는 촌로의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베타뉴스 황희상 실장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행사여서 그런지 개최 공지가 나가자마자 4만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이후에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회원들의 활동을 지원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렇듯 디카 커뮤니티가 기업화, 대형화 추세로 탈바꿈하면서 ‘탈 아마추어’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은 포털사이트에 둥지를 마련한 군소 동호회와는 차별화를 선언한다. 몇 명의 회원이 모여 시외를 돌던 기존 동호회와 달리 대형 누드 촬영대회를 개최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순수한 커뮤니티마저 상업성에 물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H대 재학중인 김성수씨(26)는 “평범한 이벤트로는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없기 때문에 누드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이라며 “친목 도모의 공간인 온라인 커뮤니티마저도 자본의 논리에 지배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누드 촬영대회를 앞둔 지난 몇주간 사이트 내에서는 회원들끼리 설전을 벌였다. 한쪽에서는 “디씨유저의 더러운 상술이다” “변태 사이트다”고 주최측을 맹비난한 반면, 다른쪽에서는 “예술이다” “색안경부터 벗어라”며 반격을 가했다.



    물론 디씨유저측은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강조한다. 황 실장은 “이번 행사는 여성의 은밀한 부분을 클로즈업하는 상업적인 측면보다 예술에 초점을 맞췄다”며 “주변이 탁 트인 야외에서 예술성을 갖춘 사진을 직접 촬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거리낌없는 노출경쟁





    그러나 이 같은 활동이 예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산적한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운영자들을 가장 괴롭히는 종류가 게시판을 돌며 야한 사진이나 셀프 누드 사진을 올리는 이른바 ‘노출족’이다. 이들은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 찍은 누드 사진이나 음란한 사진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게시판에 게재한다. 이중에는 체모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사진도 끼어있어 향후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외국의 경우 이미 이같은 ‘노출족’으로 인해 골치를 앓고 있다. ‘프라이빗샷’이나 ‘셀프에로티카’와 같은 아마추어 갤러리 사이트들이 일반인들을 상대로 셀프 누드 사진을 받은 후 사이트에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네티즌의 평가에 따라 점수를 매긴 후, 결과에 따라 일정액을 사진 제공자에게 지급한다.



    때문에 사이트에 접속해 보면 외설 사이트 못지 않은 사진들이 즐비하다. 성인 웹진인 에로스넷 이영재 편집장은 “사진 제공자들은 네티즌에게 높은 점수를 받을 욕심으로 노출 경쟁을 벌인다. 일부의 경우 단순한 노출 수준을 넘어 포르노 배우처럼 과감한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레즈비언, 마스터베이션 등 테마를 정해 찍은 사진을 게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느 때부터인가 셀프 사진을 공유하는 게 하나의 ‘문화 코드’로 정착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 뿐 아니라 여자친구의 누드 사진을 스스럼없이 인터넷에 공개한다. 국내 최대의 디카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가 대표적인 예. 재작년 8월에 오픈한 이 사이트는 현재 회원수만 수십만을 오르내린다. 하루 접속자만도 5만명에 달할 정도로 디카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사이트의 게시판에 들어가 보면 엽기 일색이다. 남편 몰래 만삭이 된 몸을 버젓이 올리는가 하면, 배우자의 누드 사진을 올린 후 평가를 바란다는 글을 남겨놓기도 한다. 여성의 알몸 사진을 올린 한 네티즌은 “게시판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 3일 동안 여자친구를 설득했다”고 밝혔다. 셀프 누드족들의 활동은 재작년 5월 부부누드 사진을 인터넷에 게재해 논쟁을 불러일으킨 미술교사 부부의 무죄 선고가 난 이후 더욱 가속되는 추세라는 게 업계의 귀띔이다.




    ‘아무나 접속’ 문제, 병적 쾌락 추구





    문제는 이 같은 사이트가 성인 인증도 없이 접속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이 사이트의 경우 회원 가입 절차가 없다. 때문에 미성년자가 접속해 누드 사진이나 엽기 사진을 다운받아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물론 회사측은 예술로써 인정해달라는 주문이다. 이 사이트의 한 관계자는 “게시판 요원이 24시간 감시하며 부적절한 사진은 즉석에서 삭제한다”며 “초창기에는 음란성 사진이 자주 올라왔지만 이제는 예술 사이트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정착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근 일고 있는 ‘노출 문화’를 훔쳐보기와 유사한 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다.



    한국사회병리연구소 백상창 소장은 “성도착증이 나이 어린 소녀와 성적 관계를 맺어 쾌락을 얻듯이 노출도 자신의 은밀한 부분을 공개해 긴장감과 쾌락을 얻는 일종의 병이다”며 “누구나 있을 수 있는 노출 욕망이 테크놀로지에 힘입어 양성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폰카 공포에 여자들이 떨고있다
       


    디지털 카메라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른바 ‘폰카메라’로 불리는 휴대폰 카메라다. 성능이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면서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대들 사이에 폰카메라가 없는 사람은 왕따되기 일쑤다.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폰카메라의 경우 성능이 웬만한 디지털 카메라 못지 않다. 야간 촬영이 가능한 나이트샷 기능에서부터 최대 4배까지 확대할 수 있는 줌기능을 탑재한 제품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해상도도 최대 1백만 화소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사진처럼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



    최근에는 20분 동안 동영상으로 촬영할 수 있는 ‘캠코더 폰’까지 등장했다. 이 제품의 경우 일거수 일투족을 동영상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적지 않은 폐해가 예상된다. 사정이 이렇자 일선 중학교나 고등학교의 경우 ‘폰카메라 비상령’이 떨어졌다. 폰카메라를 이용해 여교사의 치마 속을 훔쳐보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A중학교의 경우 아예 아침조회 시간에 학생들의 휴대폰을 모두 수거했다가 수업이 끝난 후 돌려주고 있다. 연예계도 발칵 뒤집혔다. 언제, 어디서 자신의 벗은 모습을 촬영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목욕탕에서 휴대폰만 봐도 가슴이 털컥 내려앉는다는 게 연예인들의 한결 같은 불만이다.



    얼마 전에는 드라마 스타 K씨가 대중 목욕탕에서 몰래 자신의 나신을 찍던 여성과 우격다짐 직전까지 간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대책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휴대폰 카메라의 경우 ‘찰칵’ 소리가 나지 않는 무음 기능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S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요즘 출시되는 카메라는 대부분 촬영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정할 수 있다”며 “때문에 뻔히 보면서도 당할 수 있는 게 휴대폰 몰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관련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김철환 부장은 “폰카메라의 주사용층인 10대 청소년들이 경각심을 느낄 수 있도록 무음 기능을 삭제하거나 촬영 시 법적인 제재를 내릴 수 있는 법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 르포라이터 zeus@newsbank21.com


    입력시간 : 2003-10-02 11:09

  • HOM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