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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1:10:58 | 수정시간 : 2003.10.02 11:10:58
  • [아름다운 그녀] 인천해양경찰청 오영아, 박효진




    지구 표면적의 3/4를 차지하고 있는 바다. 이 넓고 깊은 바다는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어 신비스럽게 다가온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바다를 매력적인 존재로 믿고 있다. 하지만 매력 뒤에는 분명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터, 이 위험과 맞서 바다의 질서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있어 바다는 곧 일터이며 함정은 육지의 경찰서를 대신하는 움직이는 경찰서이다. 바다 위의 경찰서에 근무하는 해양경찰이 함정에 승선하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지난 50년 동안 함정 승선은 남자들만의 몫이었다.



    그러다 올 3월부터 인천, 부산, 제주를 시작으로 총 6명의 여경이 함정에 승선, 남자 경찰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바다 위 경찰서에 근무하는 그녀들





    1505 호출부호를 가진 제민5호(1500톤급/인천해양경찰 함정)에는 오영아(31)순경과 박효진(23)순경이 승선해 있다. 승선한지 한달 가량이 지난 그녀들은 그 동안의 경험에 다시 한 번 해경으로써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98년 해경에 입사, ‘경비통신과 경비계’에 근무하다 승선한 오영아 순경은 “호기심에 함정 근무를 지원한 면도 없지 않았는데 이젠 정말 경찰로써 국민에게 봉사한다는 생각에 자부심이 생긴다”며 함정근무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해경 일년차인 박효진 순경도 “여경으로써 처음 함정에 승선한 남다른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해양경찰로써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함정근무에 만족해 했다.



    하고 싶을 땐 무조건 도전



    여경 최초로 경비함정에 승선한 그녀들이 다른 여경들과 다른 것이 있다면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 거기다 운동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운동 매니아들이다. 오 순경과 박 순경 모두 태권도 공인1단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학창시절 배구선수였던 박 순경은 평상시 마라톤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있기도 하다. 오 순경 또한 태권도 외에 물에 관한 모든 운동은 섭렵하고 있다.



    “어릴 때는 물을 굉장히 무서워했었어요. 수영도 물을 너무 무서워 하니까 오기로 배우게 되었구요. 해경이 되겠다고 도전한 것도 처음 수영을 배우던 해 였어요.” 오 순경 같은 경우에는 수영을 포기하지 않고 배우기 위해 해경에 도전해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것이 현재의 그녀를 만든 셈이다.



    반면 박순경은 어릴 때부터 바다에 대한 동경이 있었고, 바다를 지키는 경찰관이라는 해양경찰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바다가 좋아서 바다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무조건 해양경찰관이 되기 위해서 도전했지요. 포기하지 않으니까 어느 순간 해양경찰이 되어 있더라구요.”






    그리운 바다… 그리운 함정





    해양경찰이라고 모두 함정에 근무하는 것은 아니다. 포구 근처나 바닷가 주변의 파출소, 해양경찰청 등 육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도 많이 있다. 하지만 그녀들이 함정근무를 택한 것은 일찍이 바다의 매력을 알아서 일 것이다.



    언제나 다른 얼굴을 하는 것이 바다의 매력이라는 오 순경은 “매 순간 마다 바다의 물빛은 다른 색을 띄고 있다” 며 가끔씩 자연 앞에 겸손해지는 자신을 느낀다고 했다. 이는 박 순경 또한 공감하는 부분으로 “바다 한 가운데서 일출을 볼 때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며 해경이 된 자신이 행운아 같이 느껴진다고 했다.



    하지만 어찌 낭만적 요소만 있으랴. 계속되는 멀미와 밤과 낮이 바뀌는 근무에 체력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함정근무의 어려움에 오 순경은 “한번 출동 나가면 바다 한가운데서 꼬박 5~6일 동안 3교대로 근무를 하는데, 밤과 낮이 바뀌고, 함정구조가 아직 낯설어 가끔씩 힘에 부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낄 때가 적지 않다는 얘기.



    박 순경 또한 처음에는 멀미로 시달려 체력적으로 조금 힘이 들었는데, 지금은 가족과 떨어져 있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크다고 했다.



    “아마도 다른 곳에서 가족과 떨어져 있다면 이런 생각이 덜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아마도 이곳이 바다라서 그런가 봐요. 아무 것도 없는 바다 한가운데 머리 위에는 달, 별 밖에 없으니까 이상하게 가족들이 더 보고 싶더라구요.” 하지만 출동이 끝나고 부두에 정박해 있는 며칠 동안에는 다시 출동하는 날을 기다리게 된다며 바다와 함정 안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했다.






    언제나 깨어 있는 바다





    일단 함정이 바다로 출동을 하면, 해경은 연안경비에서부터 어민들의 어로보호, 월선 선박의 감시 등 바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해 경찰 업무를 한다. 도로의 교통 통제와 같이 배들의 교통 통제는 물론 낚시객들의 조난사고 까지 관할한다. 그러다 보니 겉으로 보기에 평화로워 보이는 바다이지만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바다는 한시도 잠을 자지 않는 곳이예요. 조업을 하는 어민들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는 선박 등 바다의 길은 밤이나 낮이나 항상 열려 있죠.” 이처럼 늘 깨어있는 바다. 그 바다가 그들에게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스승이다. 딱 부러지게 뭐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황경란 자유기고가 seasky72@korea.com


    입력시간 : 2003-10-0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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