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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3:48:31 | 수정시간 : 2003.10.02 13:48:31
  • [맛이 있는 집] 대치동 이뽀뽀따무스
    파리 샹젤리제의 멋과 맛을 서울에서

    몇 년 전 파리 여행을 하며 느낀 몇 가지 생각들. 예술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온통 예술적인 감성으로 넘쳐나던 도시, 자유로운 분위기의 사람들, 그냥 아무데서나 사진을 찍어도 작품이 될 것 같이 아름다운 풍경들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

    파리에서도 가장 번화한 샹젤리제 거리는 파리의 얼굴이라 할 만한 곳이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방사선으로 뻗어나간 길 가운데 루브르 궁전으로 이어지는 대로를 일러 샹젤리제라 한다. 고급호텔, 명품숍, 항공사, 레스토랑, 리도(쇼장), 자동차 전시장, 레코드숍 등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라도 파리에서 가장 좋은 곳에 자리를 잡겠다는 신념을 가진 곳들이 이 거리에 둥지를 틀고 있다.

    개선문 뒤로 해가 떨어지고 밤이 되면 사람들은 슬슬 저녁식사를 위해 맛집을 찾아 나선다.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식당은 대부분 유명하다. 거리 자체가 워낙 화려하고 사람들도 많이 오가다 보니 자연스레 이름이 날 수밖에 없다.

    이 거리의 레스토랑 서너 군데를 다녀봤는데 그 중에 두 군데가 기억에 남아있다. 하나는 홍합요리 전문인 레옹(Leon)이라는 곳인데 원래 벨기에 브뤼셀에 본점이 있고 파리에도 두어 군데 체인점을 낸 곳이다. 와인과 크림을 넣어 요리한 홍합은 우리나라 홍합탕과는 전혀 다른 감칠맛으로 혀를 만족시켜 주었다.

    또 하나는 이뽀뽀따뮤스(이하 이뽀)라는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으로 샹젤리제 거리 중간쯤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마를 캐릭터로 썼는데 귀여운 표정의 하마가 식당 입구는 물론 실내에도 여기저기 걸려있었다. 아이들과 같이 온 가족들도 있고, 친구끼리, 연인끼리 혹은 혼자서 이곳의 스테이크를 맛보는 사람들로 식당 안은 붐볐다.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패밀리 레스토랑 분위기의 이뽀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듯 싶었지만 맛 하나 만큼은 엄지손가락을 들어줄 만 했다. 클래식한 레스토랑에서 얌전하게 먹는 것보다 이야기 나누면서 음악도 즐길 수 있는 현대적인 분위기가 오히려 편했다. 좋은 대화들이 오갔고, 와인 두어 잔에 상기된 볼을 하고 샹젤리제 거리로 나온 그 밤, 파리의 야경은 유난히 매혹적이었다.

    파리의 밤을 근사하게 만들어줬던 레스토랑 이뽀가 서울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는 괜히 파리의 그 날 밤처럼 마음이 설레었다. 좋은 추억이 있는 음식은 보통 다시 접할 때 기억 속의 그 맛을 따라 잡지 못한다. 맛의 문제가 아니라 추억의 문제다. 그때 그 자리에 함께 했던 사람들, 그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대치동에 탄생한 이뽀는 파리의 그곳보다 조금 더 밝은 분위기다. 조금 더 쾌적하고, 조금 더 넓다. 그리고 맛은 파리의 그 날 밤과 크게 차이 없었다. 이만하면 성공이다. 추억이 없는 지금, 비슷한 맛으로 느껴진다면 사실 맛만 비교한다면 더 좋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프랑스 이뽀의 비법을 그대로 가져왔다지만 우리나라에서 우리 손으로 요리해서 우리 입맛에 더 맞게 바뀐 것인지도 모른다.

    부드러우면서도 씹는 맛이 있는 스테이크, 고기와 잘 어우러지는 소스, 입안을 담백하게 해주는 그린빈스 그리고 한 박자 쉬어가게 해주는 붉은 와인 한잔. 느긋하게 맛을 보고, 편한 마음으로 분위기를 즐긴다. 포만감인지 만족감인지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다. 파리의 추억도 되살아 오는 듯 하다.

    스프와 샐러드, 디저트 종류도 다양하다. 메인 요리에 4,000원만 더하면 오늘의 스프, 샐러드, 음료(혹은 커피)까지 풀세트로 즐길 수 있어 좋다. 어린이를 위한 메뉴도 네 가지 준비되어 있다. 식사를 끝내고 계산을 하고 싶다면 종업원을 테이블로 부르도록 한다. 파리에서 그랬던 것처럼 앉은자리에서 계산하는 방식이니까.

    ▲ 메뉴 : 스테이크(그릴)류 15,000원~30,000원 선. 앙뜨레(전채) 6,000원선, 샐러드 및 사이드 디시 12,000원~15,000원 선. 세트메뉴는 전채와 메인, 디저트를 묶은 것으로 내용에 따라 11,000원, 19,000원, 27,000원, 31,000원 등이다. 오후 3~6시 사이에는 세트메뉴가 20% 할인된다. 단, 월~금요일 적용.

    ▲ 영업시간 :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02-555-1324 www.hippopotamus.co.kr

    ▲ 찾아가기 : 휘문고 사거리에 있다. 삼성역 2번 출구로 나가서 휘문고 사거리로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왼쪽에 매장이 보인다.



    자유기고가 김숙현 자유기고가 pararang@empal.com


    입력시간 : 2003-10-0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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