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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6:39:09 | 수정시간 : 2003.10.02 16:39:09
  • [두레우물 육아교실] 내 아이가 재랑 안 놀았으면…
    엄마 마음에 드는 친구 사귀기





    아이가 커가면서 엄마, 아빠 품을 떠나 자기만의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 가는 그 순간부터 이 땅의 부모들은 아이에 대한 감시와 믿음 사이에서 끝도 없는 줄다리기를 시작한다. 특히 아이가 부모 이외에 친구를 통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다리를 놓으려고 할 때 부모들은 그 다리가 과연 튼튼한지 어떤지 불안해 하기 마련이다.




    >> 초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의 사연.





    “큰 애한테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아이 때문에 속상한 적이 많았어요. 그 애는 엄마가 직장을 다녀서 보통 때는 중학생 형이랑 있는데 그 형이 좀 나쁜 행동을 많이 하고 다녔나 봐요. 그러니까 동생도 자연스럽게 형을 따라 하게 되고….



    우리 집에 자주 놀러왔는데 욕도 많이 하고 가끔 우리 아이를 때리기도 하고 이상한 사이트에도 들어가는 것 같고…. 우리 아이는 좀 내성적이고 조용한 편이구요, 그런데 기가 막힌 건 우리 아이가 그 친구를 굉장히 좋아하는 거에요.”



    착하고 조용하기만 한 아들이 단정치 못하고 때로는 아들을 때리기까지 하는 아이랑 사귀고 있으니 얼마나 속이 상할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노심초사하는 엄마의 마음이 충분히 느껴진다. 자식 키우는 부모들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우리 애가 좀 더 나은 아이랑 친구가 되었으면, 기왕이면 공부도 잘하고 품행 바르고 좋은 환경에서 사랑과 관심 듬뿍 받으며 자라는 아이랑 친구가 되었으면, 보탬이 될만한 친구를 사귀었으면….’ 부모들은 그런 친구들이야말로 진정한 친구라고 말할 것이다. 그럼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는 친구란 무엇일까?



    “초등학교 3,4,5학년 아이들에게 친구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아이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다른 아이들이 나를 놀릴 때 놀리지 않는 아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정말로 좋아해 주는 아이’.”(<아이들의 숨겨진 삶> 중에서/ 마이클 톰슨, 세종서적)



    여기서 잠시 우리 아이는 잊어버리고 나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려보길 바란다. 오로지 친구를 만난다는 설렘으로 등교 길을 재촉했던 그 때 말이다. 나보다 공부를 못하는 친구도 있었고, 집이 가난했던 친구도 있었고, 때론 학교에서 문제아로 찍힌 친구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그런 것처럼 그 때도 우리의 부모님들은 ‘좋은 친구 사귀어라’ ‘네게 도움이 될만한 친구를 사귀어라’ 이렇게 잔소리를 하지 않았나? 그럼에도 우리들은 그저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행복하고 신나는 그런 친구들을 좋아하지 않았는가? 내가 좋아했던 것은 친구가 갖고 있는 외적인 조건들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나를 정말로 좋아해 주는 그 아이 자체였던 것이다.



    막상 부모가 되어 내 아이에게 맞는 ‘좋은 친구’의 조건을 생각하면 나의 어린 시절과 참 많이 다른 걸 느낄 것이다. 사람은 늘 변하니까, 부모가 되었으니까 달라지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아이는 아이대로 여전히 자기만의 조건이 있을 것이다.



    부모가 아니기 때문에. 인간 관계 모두가 그렇듯 부모, 자식 사이에도 일방통행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부모라 해서 아이에게 나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다보면 더 큰 문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중학생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의 사연





    “저희 아이가 요즘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공부도 곧 잘하던 아이가 요즘 들어 성적도 떨어지고…. 친구들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친구들이 자꾸 미워집니다. 그 친구들은 학교에서도 문제아로 찍힌 아이들이라 우리 아이에게 만나지 말라고 여러 번 강하게 말했는데 오히려 엄마에게 말대꾸를 하면서 친구편을 듭니다.”



    아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아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친구들이 밉고 그래서 아이에게 관계를 끊으라고 말하는 엄마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친구들 편을 들며 엄마를 비난하는 아들의 입장도 이해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의 친구에 대해 나쁜 말을 하면, 그것은 곧 자신을 향한 비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아이에게 계속해서 엄마의 입장만 고집하면 갈등의 골만 깊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걱정만 하며 그냥 보고만 있어야 할까? 인터넷 상담기관 카운피아(www.counpia.com) 김옥순 상담원은 아이의 친구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한다.



    “우선 친구에 대한 부모님의 생각과 내 아이의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고 아이의 선택을 믿고 존중하세요. 무조건 나쁜 친구와 사귄다고 아이를 야단치기보다 아이를 믿는 마음을 전달하면 아이도 자신에 대한 부모님의 심정을 이해할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엄마가 혹은 아버지가 친구 문제에 대해 무엇을 걱정하는지 말씀하세요.”



    아이를 위해 걱정해주는 말을 할 때에는 기술이 필요하다. 무조건 “나쁜 친구니까 사귀지 말아라”가 아니라 “네 친구가 이런 행동을 하던데 너는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엄마는 안 좋아 보이더라” 라는 식으로 대화를 끌어내면서 아이가 친구의 나쁜 행동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 무렵의 또래들은 서로의 인생에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데에 누구보다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 줄 필요가 있다고 한다.



    “친구는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준다. 친구가 있으면 보는 시각이 넓어지고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다. 친구 관계는 아이들의 삶에서 부족한 것을 채워준다.” (<아이들의 숨겨진 삶> 중에서)



    심유정 자유기고가 pupp3@naver.com


    입력시간 : 2003-10-0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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