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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6:44:08 | 수정시간 : 2003.10.02 16:44:08
  • [주말이 즐겁다] 전북 진안
    마이산, 풍혈 냉천, 운일암 반일암 계곡 등 명소 많아





    흔히 ‘무진장’이라 불리는 무주ㆍ진안ㆍ장수는 전북 땅이면서도 자연의 생김새가 강원도의 그것을 닮았고, 해발 고도도 높아 여름에 서늘한 고을이다. 이 무진장 고을은 나름대로의 자랑거리를 지니고 있는데, 그 중 진안은 말의 귀를 닮은 독특한 형세의 마이산(馬耳山)과 한여름에도 찬바람이 나오는 풍혈ㆍ냉천, 그리고 맑은 계류가 흐르는 운일암 반일암으로 이름이 높은 고을이다.



    마이산은 신라 때부터 조선조에 이르기까지 국가적인 제향을 드리는 대상지였다. 조선 태조 이성계와는 인연도 각별하다. 이성계가 고려 말 장수로 있을 때 어느 날 꿈에 신이 나타나 금척(金尺)을 건네며 “이 금척으로 장차 삼한의 강토를 헤아려 보라”고 말했다.



    그 후 이성계는 지리산 자락 운봉에서 왜군을 무찌르고 개선하는 길에 이 산을 보고 그 형세가 꿈속에서 받은 금척을 묶어 놓은 듯하다 해서 여기서 30일 동안 기도하며 혁명의 뜻을 품었다고 한다.






    말의 귀를 닮은 마이산 형세 독특





    마이산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돋운 건 바로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사이에 세워진 수많은 돌탑들이다. 두 암봉 사이의 계곡으로 들어가면 우람한 암봉과 돌탑들이 탑사(塔寺)와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가 한껏 감돈다.



    이 돌탑을 쌓은 이는 이갑룡(李甲龍 1860∼1957) 처사. 10여년간 명산대천을 떠돌며 수양을 쌓던 그는 1900년대 들어 마이산에 정착한 후 돌을 쌓기 시작해 30여년 만에 완성했다. 이 돌탑은 태풍이 불 때도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견고함을 자랑한다. 돌탑의 숫자는 108번뇌를 상징하는 108개였다고 하나 지금은 80여개만 남아있다.



    돌탑은, 그곳에 한번 들어서면 빠져 나올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정교한 석진(石陳)인 제갈량의 팔진도법(八陳圖法)에 따라 배치했다고 한다.



    숫마이봉은 당당한 남성처럼 곧추 선 바위봉이라 등산로가 없고, 암마이봉에만 등산로가 나있다. 남부주차장∼탑사∼암마이봉∼탑사 코스는 2시간쯤이면 다녀올 수 있어 인기가 있다.



    우리나라엔 한여름에도 바위틈에 고드름이 매달리는 계곡이나 찬바람이 부는 신비의 동굴이 여럿 있는데, 마이산에서 승용차로 20분쯤 달리면 다다를 수 있는 성수면 좌포리 양화마을의 ‘풍혈(風穴)’도 한여름에 냉기를 뿜는 곳이다. 숨이 턱턱 막히는 삼복 더위에도 풍혈은 항상 3∼4℃를 유지하고 있어 반팔을 입고는 오래 있지도 못할 정도다.



    일제 때는 누에씨 창고로 쓰였고, 요즘은 묵은 김치 등을 저장해놓았다가 여름에 방문하는 피서객들에게 별미로 팔고 있다. 또 수박 등의 과일이나 음료수를 저장해놓고 파는데, 마치 냉장고에 보관한 것처럼 시원하다.



    풍혈에서 찬바람이 생기는 이유는 바깥공기가 돌틈으로 들어가 돌아다니다가 대기 밖으로 나오는 순간 단열팽창하면서 온도를 잃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바위틈 깊은 곳으로 흘러들어 갔던 물이 겨울에 얼어붙어 냉원(冷源) 역할을 한다.






    한여름에도 찬바람 부는 풍혈







    풍혈은 한곳뿐이 아니다. 산기슭의 돌틈 곳곳에서 찬바람이 뿜어나온다. 어디든지 가까이 다가가면 에어컨 앞에 선 것처럼 시원하다. 한여름이면 방문객들이 바위틈에 앉아 더위를 식히는 광경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풍혈 옆에는 풍혈과 짝을 이루는 ‘냉천(冷泉)’이라는 약수가 있다. 삼복더위에도 하얀 김이 서리는 산자락과 수맥이 통하는 냉천은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갑다. 웬만한 위장병과 피부병 정도는 쉽게 낫고, 무좀에도 특효가 있다고 전해오고 있다. 조선 때의 명의인 허준 선생이 약재를 달일 때 쓰던 샘물이라 해서 나라 안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또 진안 북쪽엔 ‘풍혈 냉천’의 명성에 뒤지지 않는 시원한 계곡이 있으니 바로 운장산 기슭의 ‘운일암 반일암’이다. 골짜기가 하도 깊어 구름에 가린 해밖에 볼 수 없어서 운일암(雲日巖), 해를 반나절밖에 볼 수 없다고 해서 반일암(半日巖)이 되었으니, 그 이름만으로도 계곡의 깊이와 시원함을 가늠해볼 수 있다.



    주자천계곡 또는 무이구곡이라고도 불리기도 하는 운일암 반일암은 열두굴, 천렵바위, 대불바위, 형제바위, 아랫굴, 용소, 복룡암 등 볼거리도 많다. 이 계곡의 백미?운일교와 반일교 부근. 이곳은 모나지 않은 집채만한 바위들이 줄지어 있어 운일암 반일암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바윗덩이 사이를 흐르는 계류는 소(沼)를 이뤄 어른들이 물놀이하기에 적당하고, 또 하류로 조금만 내려가면 어린이들도 안전하게 몰놀이할 수 있는 공간도 많다.



    ‘무진장’의 고원지대에 자리한 진안은 이렇듯 신비로운 분위기의 마이산과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풍혈 냉천, 운일암 반일암 등 여름에 찾기 좋은 명소가 잘 어우러진 고을이다. 무진장 더운 이 여름날, 무진장 시원한 경관이 기다리고 있는 진안으로 가보자.




    ▲ 교통= 대전-통영간고속도로→장수 나들목→26번 지방도→23km→진안 읍내(좌회전)→30번 국도→8km→동촌리(우회전)→2km→남부주차장. 풍혈 냉천은 동촌리→30번 국도→3km→마령면 소재지→49번 도로→5km→외궁리(우회전)→4km→양화마을. 운일암반일암은 진압읍→795번 지방도→10km→정천면→725번 지방도→12km→주천면(좌회전)→732번 지방도→3km→운일암 반일암.




    ▲ 숙식= 진안의 별미는 애저찜. 어미 뱃속에 있는 태아 상태의 돼지새끼를 손질하여 양념한 다음 쪄내는 음식인데 새끼돼지가 너무 불쌍하다하여 한자로는 ‘애저(哀猪)’라 표기한다. 요즘은 생후 20일 정도인 새끼돼지로 요리한다. 읍내의 진안관(063-433-2629)이 애저찜 전문요리점으로 유명하다. 4인분에 3∼4만원.



    마이산 남부주차장 입구에 비둘기식당(063-433-2900), 금당민박(063-432-8337) 등 숙식할 곳이 있다. 북부주차장 시설지구엔 대형 음식점이 많다. 운일암 반일암계곡에도 전주여관(063-432-7026), 알프스산장(063-432-7024), 에로스산장(063-432-7025) 등 숙박할 곳이 있다.



    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


    입력시간 : 2003-10-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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