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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6:53:59 | 수정시간 : 2003.10.02 16:53:59
  • [스타탐구] '산소같은 여자' 이영애

    2년여 공백깨고 브라운관 컴백 "여자 허준, 기대하세요"









    이영애가 돌아왔다. 아니 정확히 말해 돌아온다. 영화 ‘봄날은 간다’이후 2년간의 공백기를 가진 이영애가 오는 9월 8일 첫 방송되는 MBC 사극 ‘대장금’의 타이틀롤 ‘장금’역을 맡아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불꽃’(SBS) 이후는 3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고, ‘서궁’(KBS) 이후는 8년 만의 사극 출연이다. 그간 여의도와 충무로에서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음에도 조용하던 그가 ‘대장금’에 출연을 결정하게 된 배경과 안방극장 복귀 소감을 들어본다




    ‘봄날은 간다’ 이후의 공백기





    “라면 먹고 갈래요?” 늦은 밤, 집앞까지 바래다 준 남자를 은수(이영애)는 ‘라면’을 핑계로 집안에 들이는데 성공한다. 라면만 먹고 가라더니 남자(유지태)와 키스도 하고, 결국 살을 부비는 사이가 된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한번의 이혼 경험이 있는 지방 방송국 아나운서 겸 프로듀서를 연기했던 이영애. 본인 스스로는 ‘부족한 것 투성이인 연기’ 였다고 하지만 어려운 수학문제 같은 은수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제대로 표현한 이영애의 연기는 그 후 ‘영화배우’라는 호칭에 무게감을 실어줬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한창 주가를 올리던 중이라 대중들은 또 다른 작품에서의 변화된 그녀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예상외로 이영애는 ‘잠시 멈춤’을 선언했다. “좋은 작품을 기다렸을 뿐이지 일부러 공백기를 가진 건 아니에요. 연기를 하면 할수록 작품 선정에 신중해지더라구요. 아직 제가 많이 부족해서겠죠.”




    영원한 꼬리표, ‘산소 같은 여자’





    톱스타 답지 않은 겸손함이지만 그도 이젠 꽤 많은 필모그라피를 가진 중견 배우다. 공식 데뷔는 1993년 ‘댁의 남편은 어떠십니까?’(SBS)이지만 연예계에 첫 발을 딛은 건 학습지 ‘표준전과’ 표지모델을 했던 초등학교 4학년 때다.



    유난히 하얀 피부와 동그란 눈동자 때문에 어릴 적부터 “이 다음에 배우해라”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혀라 들었고, 한양대 독문과 2학년 시절이었던 1990년에 유덕화와 찍은 초콜릿 CF는 “도대체, 쟤가 누구냐?”는 반응을 낳았다.



    그 후 한 화장품 회사의 CF를 찍으며 ‘산소 같은 여자’라는 전무후무한 닉네임을 10년이 넘게 갖게 됐는데 배우 이영애에게 그 이미지는 ‘양날의 칼’과도 같았다. 여배우가 소망하는 맑고 투명한 그 이미지로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지만, 그만큼 행동 반경을 옭아매는 ‘유리벽’이 되기도 했다.



    한없이 유약하기만 한 여성적인 이미지는 역할을 맡는데 많은 한계를 줬다. 탈피하고 싶었다. 벗어나고 싶었다. 그 후 ‘내가 사는 이유’(MBC)에서 보여준 젓가락 두들기는 질펀한 술집 작부 역할이나 약혼자가 있음에도 태국여행 중 만난 성형외과 의사와 격정적인 애정행각을 벌이는 ‘불꽃’(SBS)에서의 모습은 이영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엎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CF의 여왕’







    “기자들이 저하고 인터뷰하면 재미없대요. 틀에 박힌 대답만 한다고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저 원래 썰렁해요. (웃음). 솔직히 학창시절부터 내성적인 성격이라 과연 연예인이 될 수나 있을지 의문이었어요. 아마 연기자가 아니었으면 광고기획자나 신문기자가 됐을지 몰라요.”



    실제로 그는 광고와 언론에도 관심이 많다. 각종 신문은 물론 온갖 잡지들을 가리지 않고 읽는다. 가장 오래된 취미도 ‘독서’다. 보통의 연예인들이 넘치는 끼를 주체할 수 없었다면 이영애는 철저히 계산된 이론적 지식과 기(氣)로 연기에 임했다. 변신에 대한 조급함도 버렸다. 마음을 비우고 최대한 그 배역에 몰입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른 자연스런 연륜일까? 그의 연기는 차츰 편안해졌고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선물’ 등이 연달아 히트를 치면서 누구나 인정하는 흥행보증수표가 됐다. 안정된 인기를 얻자 여기저기서 CF 요청들이 쇄도했다.



    그가 출연한 CF들을 모은 ‘이영애의 하루’라는 유머까지 인터넷 상에 떠돌았지만 적지 않은 수입을 손에 쥐었다. 나름의 철저한 자기관리로 얻은 부와 인기인 셈甄?




    ‘여자 허준’ 신드롬 예고





    이제 선선한 바람부는 가을이면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 ‘대장금’은 ‘허준’ ‘상도’ 등을 연출한 이병훈 프로듀서의 야심찬 작품으로 조선 중종 수라관(궁중 요리사)을 통해 입궐한 뒤 관비로 전락했다가 결국 어의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여성인 ‘장금’의 일대기를 다룬 50부작 대하 사극이다.



    박종 MBC 드라마 국장은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이영애씨가 영화 출연 제의를 고사하고 출연을 결정해준 만큼 문화방송 사상 최고 대우를 해줄 계획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구체적인 개런티를 밝히지 않았지만 ‘장희빈’(KBS)의 김혜수 못지 않은 않은 최고 대우로 회당 800만원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이병훈 프로듀서도 “대장금은 총명하고 지혜로운 여자로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단아하고 반듯한 이미지의 이영애씨가 적임자라고 생각했고, 머지 않아 ‘여자 허준’이 탄생할 것이다.”고 장담하고 있다.



    MBC에서 오랜 기간 기획하고 엄청난 제작비를 쏟을 작품인 만큼 이영애 역시도 출연 소감은 남다르다. “대본을 읽고 난 후 하고 싶다는 느낌이 왔어요. 그 보수적인 조선시대에 수많은 남성들을 제치고 최고가 된 여성인지라 더 매력적이었고요. 제 연기 인생의 대표작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서른 즈음에





    나이 서른을 훌쩍 넘었지만 그는 아직 혼자다. 영화 속에서 운명 같은 사랑을 많이 경험해 봐서 일까? 결혼에 대한 큰 미련이나 강박관념도 없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진한 연기를 펼치는 외국 배우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 30대 나이에 걸맞는 연기, 또 그런 사랑을 실제로 하고 싶다는 이영애. 얼굴의 주름을 숨기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히로인이 됐으면 한다.



    김미영 자유기고가 minju@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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