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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6:55:19 | 수정시간 : 2003.10.02 16:55:19
  • [스타 데이트] 녹색지대
    5년만에 재결합, 6집 '어게인… 녹색지대'로 제2전성기 예감





    남성 듀엣 ‘녹색지대’가 5년만에 돌아 왔다. 세월따라 깊어진 건 음악성 뿐만은 아니다. 재결합이 있기까지 혼신의 힘을 쏟아 주었던 한 은인에게 진 마음 빚도 이제 조금은 덜어졌을까.



    6월 26일 KBS2 TV ‘뮤직뱅크’ 출연자 대기실에서 만난 녹색지대는 다소 상기돼 있었다. 컴백 후 3번째의 방송 출연. 5년 전 TV만 틀면 볼 수 있던 이들인데, 방송 무대가 조금 낯설어 졌을까. “떨리고 흥분돼요. 신인 같아요.”(곽창선ㆍ34)



    1994년 데뷔한 이들은 ‘사랑을 할거야’ ‘준비없는 이별’ 등 사랑의 발라드로 큰 인기를 끌었으나 98년 결별, 각자 음악 활동을 해 왔다. 이들이 최근 다시 의기투합해 6집 음반 ‘어게인…녹색지대’를 발표한 것이다(서울음반).



    곽창선의 말이 엄살은 아닌 듯하다. 청바지와 니트를 걸친 수수한 차림새의 이들 모습은 영락 없는 신인의 형국이다. 대기실 출연 가수 중 ‘최고참’이지만, 방송 관계자들에게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한다.



    “여기가 군대냐”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그래도 둘은 재회가 가슴 벅차기만 하다. “하루하루 즐거워요. 가수는 역시 무대 위에서 조명 받으며 노래해야 하는가 봐요.”(권선국ㆍ35)




    절제와 조화로 한결 성숙





    음악이 한결 성숙해졌다는 소리에 익숙해 졌다. ‘절제와 조화’를 이번 음반의 핵심 코드로 잡았으니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허스키 보이스인 권선국의 거친 창법은 성국해 졌고, 미성인 곽창선의 부드러운 창법은 씩씩해졌다. 둘은 이제 한껏 질러대고 짜내는 데서 탈피했다. 대신 서정적인 가사의 전달에 보다 무게를 실어 감동을 준다. 탁월한 가창력이 그래서 더욱 돋보일 수 밖에 없다.



    타이틀곡 ‘사랑했을 뿐인데’는 애절한 가사와 잔잔하게 가슴을 울리는 성숙함으로 치장된 팝 발라드. 녹색지대 고유의 감미로운 매력을 십분 살려냈다. 그러나 결코 록적인 특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녹색지대를 해바라기의 뒤를 잇는 포크 가수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우리는 록 그룹 출신이에요.”



    비트감이 강조돼 있는 ‘하나에서 열까지’는 이러한 색깔을 보다 분명하게 보여 주는 펑키한 곡이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곽창선이 곡을 쓰고 권선국이 가사를 붙여 직접 만든 ‘너에게’는 두 사람의 재결합을 자축하는 음악.



    “고마워, 나를 택한 네가 너무 감사해/ 항상 너와 함께 한단 건 내게 행운이야…”라는 노랫말을 들으면 더 깊어진 우정과 신뢰가 느껴진다. 주변에서는 이들의 재회를 두고 이혼했던 부부의 재결합에 비유되기도 한다. ‘운명’을 거론할 만큼 이들은 서로가 함께 있어야 더욱 빛나는 관계라는 것이다.







    그러나 녹색지대에게 이번 앨범이 중요한 것은 재결합이라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앨범을 마쳤다”는 이들의 말에 비장함이 감돈다. 녹색지대의 재탄생 음반을 기획했던 제작자인 故 이성복 씨에게 바치는 앨범인 까닭이다.



    지난해 두 사람의 만남을 주도했던 이씨는 지난 5월 앨범의 완성을 끝내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간암이었다. 고인은 병상에서도 산소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곡을 들어보고 손가락으로 OK사인을 내주는 등 마지막 혼을 앨범 작업에 고스란히 바쳤다.



    “헤어져서 방황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했던 그 분은 우리를 만나게 하고 홀로 떠났다.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삭막한 세상에 위안을 주는 음악인이 되라는 마지막 당부만 남겼다.” 녹색지대는 앨범의 수익금을 고인의 초등학생 아이들을 위해 내놓을 예정이다.




    삭막한 세상에 위안주는 음악 하고파





    좀 더 화려한 복귀를 꿈꿨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많은 부분을 접어야 했던 녹색지대. 그럼에도 여전히 돈 안 되는 일에 관심을 갖는다. 후배 대중가수들이 중국 대만 등지에서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명예와 부를 거머쥐는 때에, 녹색지대는 국내 가수로서는 이례적으로 지난 봄부터 우즈베키스탄에서 자비를 들여 콘서트를 열고 국어책을 보내는 운동을 펴왔다.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건 중요하지 않다. “같은 핏줄인 고려인을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9월께 국어책과 가요 CD등을 들고 우즈베키스탄에 다시 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녹색지대는 이번 달 본격적인 활동을 펼친 뒤 8월 초부터는 전국 순회 콘서트에 들어간다. 음반산업의 불황 타개 전략으로 ‘연 6~7회 라이브 공연’을 내걸었다. “나훈아 심수봉처럼 오래도록 무대에 서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음악 인생의 지향점을 찍는다. 푸른 색채가 더 짚어진 ‘제2의 전성시대’를 예감케 한다.




  • 프로필






  • * 권선국



    생년월일: 1970년 2월 15일 키: 172cm 몸무게: 65kg 혈액형: A형 취미: 운동, 영화 감상



    * 곽창선

    생년월일: 1971년 11월 28일 키: 175cm 몸무게: 62kg 혈액형: B형 취미: 등산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 2003-10-0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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