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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7:25:00 | 수정시간 : 2003.10.02 17:25:00
  • [스타 탐구] 최민수

    고독한 반항아적 이미지, 최고의 카리스마 지닌 배우













    최민수를 관통하는 이미지는 물론 ‘터프가이’다. 한 때 유행한 휴대폰 광고 “잘자 내꿈 꿔”의 최민수 버전은 “니 꿈은 내가 꾼다”란다. 그의 대학(서울예술대학) 후배 표인봉, 박철 등이 방송에 나와 들려주는 그의 학창시절 뒷얘기들은 터프가이에 대한 이미지를 더더욱 고착화시킨다. 겉보기에 씩씩해 보이는 터프가이들이 알고 보면 또 그렇게 잔정이 많고 부드럽다던데…. 이 남자, 정말 터프하기만 한 걸까?




    대발이와 박태수로 살아가기





    한편의 작품이 종종 그 배우의 이미지를 결정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나 떨고 있니?”라는 전대미문의 멋진 대사를 날리며 죽음을 맞이한 <모래시계>의 ‘태수’를 연기한 이후 대중들은 그에게 터프가이라는 닉네임을 던져줬다. 그 후 그가 연기한 영화 <테러리스트>, <피아노맨>, <나에게 오라>, <남자 이야기> 등도 하나같이 강렬한 이미지들의 잔치였다.



    조금만 어깨에 힘을 줘도, 조금만 눈을 크게 떠도 사람들은 ‘카리스마’라는 말을 운운했고 배우 최민수는 수컷(?) 냄새 풍기는 강한 남성의 대표 이미지로 군림하게 된다.



    그러나 가끔 신문의 가십란을 통해 알려지는 그의 지나치게 거친 사생활과 반말조의 툭툭 내뱉는 듯한 말투는 ‘남성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자의식’이라는 안티 최민수적 패러다임을 형성하기도 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본 모습이든 간에 최민수는 늘 그렇게 대중들 사이에 고독한 반항아로 회자돼 온 것이 사실이다.



    1985년 영화 <신의 아들>로 데뷔할 때 만해도 그는 최무룡과 강효실이라는 걸출한 배우 부부의 아들로 더 유명했다. 부부를 닮아 큰 키에 잘 생긴 얼굴은 데뷔와 동시에 많은 주목을 끌었고, 몇 편의 영화를 통해 검증된 괜찮은 연기력은 충무로의 잇단 러브콜을 이끌었다.



    모든 것에 열정적인 그의 성격은 작품에 대한 높은 참여의식으로 발현되는데 제작진들은 그를 두고 ‘최감독’이라고 부른다. 단순히 배우로서 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의 위치, 조명, 음향까지 일일이 체크하고 고민해, 본인이 만족할 만한 시스템이 완료되면 비로소 연기에 몰입한다. 배우의 월권행위라 단정짓기엔 너무나 열정적인 지적이자 모니터링이기 때문에 제작진들 모두 그의 말에 귀 기울이고 따르는 편이다. 일부 스태프들 중에는 “최민수 씨가 제작현장에 없으면 불안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일련의 그의 행동들이 증명하듯 최민수는 ‘as if’(마치~인 것 처럼) 성격의 대표 주자다. ‘as if’성격은 자기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대상을 흉내내는데 익숙한 사람들로, 보통 배우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성격이다. 일단 대상이 정해지면 자신의 버릇이나 생활, 가치관까지 모두 그 인물과 동일시 하는 것으로 모방의 차원을 넘어 한 인물이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의 이름으로 살아간다. <사랑이 뭐길래>를 찍을 때는 ‘대발이’로 살았고 <모래시계>를 할 때는 ‘박태수’로 살았다.” 그의 삶은 as if식 삶의 한 표현이다.




    스타성에 젖은 일상





    삶에 대한, 연기에 대한 열정이 충만해서인지 때때로 내뱉는 그의 말 중에는 지극히 현학적이고 관념적인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그는 인터뷰 도중 ‘자전거 페달의 목가적 의미’, ‘내 공간의 페이지’ 등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오고 가기 힘든 꽤 난해한 문장들을 늘어놓는다. 한참을 조용히 듣다 한 마디 물었다. “왜 그렇게 고독한가?” 그의 대답이 걸작이다.







    “떨어지는 물방울을 비가 아니라 보석으로 보기 때문에 고독하다.” 이처럼 그는 일상에서 더 ‘배우적인 사람’이다. 그가 갖고 있는 다양한 스펙트럼 중 배우성 혹은 스타성은 본능적인 재능에 더 가깝鳴?볼 수 있다. 이건 흉내낸다고 연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터프가이들이 유독 꼼짝 못하는 대상?있다면 이는 단연코 여자다. 사랑하는 ‘그녀’ 앞에만 서면 세상 누구보다 유들유들한 ‘소프트 가이’로 변모하는데 최민수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의 아내, 가족 사랑은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안다. 1993년 미스 캐나다 출신의 강주은씨와 결혼해 두 아들을 두고 있는데 아빠를 닮아 못 말리는 개구쟁이들이다.



    “아내가 아들 셋을 키우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딸이요? 딸도 가끔은 그립죠. 근데 그건 철저히 아내 의사가 중요합니다. 아내가 ‘준비됐다’고 하면 저야 언제고 온몸(?)을 바칠 따름입니다.”



    일본 영화잡지 ‘로드쇼’가 뽑은 세계 섹시가이 4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그의 섹스 어필한 면모는 결혼 전이나 후나 변함없음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엔 하루도 멈추지 않는다는 운동이 비결이라면 비결. 격투기를 비롯해 승마, 수영 등 못하는 운동이 없다. 최근엔 검도에 푹 빠져 대한검도협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노래 실력 역시 만만치 않다. 뒷풀이 자리에서 술잔이 몇 순배 돌고 나면 얼큰히 취하는데 최민수는 절대 마이크를 놓치 않는 걸로 유명하다. 특히 가창력 풍부한 김현식, 전인권 등의 노래를 즐겨 부르는데 방송에서도 몇 번 그의 노래 실력은 공개된 봐 있다. 날렵한 의자에 앉아 긴 다리를 꼬고 열창하는 그의 모습은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 못지 않게 폼난다.




    대하드라마 <한강>, 제2 모래시계 열풍 기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제 그도 어엿한 중견 배우다. 스타보다는 연기자, 최민수의 영화보다는 영화 속의 최민수가 더 소중하다고 한다. 얼마 후면 후배 조재현과 연기한 영화 <청풍명월>도 개봉한다. 인조반정이라는 혼돈의 시대를 산 두 검객의 우정과 사랑을 스펙터클하게 그린 영화로 두 배우의 ‘칼있으마’ 대결만으로도 관객들을 숨막히게 할 듯 하다. <한강>이라는 드라마도 준비중이다.



    조정래의 소설을 극화한 100부작 대하 드라마로 여기에선 유오성과 호흡을 맞춘다. 굵직굵직한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만큼 제 2의 모래시계 열풍을 일으킬 야심작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르에 관계없는 터프가이라는 비아냥도 있지만 그는 누가 뭐래도 최고의 카리스마를 지닌 남자배우다. 터프함이 지나쳐 유치하고 단순하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의 터프함에는 남성다운 매력이 여전히 존재하다는 최민수 예찬론자도 있다. 무엇이 진짜 최민수이든 간에 배우를 추종하고 영화를 선택하는 건 철저히 관객의 몫이다.



    분명한 건 최민수는 어제도 배우, 오늘도 배우, 앞으로도 배우일 것이라는 확신과 그만큼 배우 같은 배우도 드물다는 사실이다. 평범함을 무기로 한 친근한 배우들이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그처럼 적당한 부담감과 감당하기 힘든 광채를 내뿜는 배우가 있다는 것은 한국 영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안심되는 일이기도 하다. 역시 최민수는 최민수다워야 한다.



    김미영 자유기고가 minju@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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