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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8:08:08 | 수정시간 : 2003.10.02 18:08:08
  • [주말이 즐겁다] 울진 소광리 금강송림
    한국 최고 혈통의 소나무, 조선시대부터 가꾸어온 숲



    소광리 금강송림 가는 길에는 만나는 불영계곡,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풍치를 자랑한다.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찬 숲 속을 걸어본 적이 있는 이라면, 그 고즈넉한 숲에서 몸과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졌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녹색이 주는 시각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두 눈을 감고도 느낄 수 있는 것을 보면 숲엔 분명 어떤 힘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 사람의 절반 가까운 숫자가 소나무를 제일 좋아한다고 한다. 민속학자들은 한국 사람은 소나무 아래서 태어나 소나무와 살다가 소나무 아래로 돌아간다고 하면서, 우리 문화를 ‘소나무 문화’라 단정하기도 한다. 소나무는 그만큼 우리 곁에 늘 존재하는 나무였다.



    사실 한국 사람은 누구 할 것 없이 적당히 굽은 소나무들이 무리 지어 자라고 있는 솔숲에 대한 추억을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한 그루로 집 한 채 지을 수 있는 금강송





    그래서 소나무 하면 으레 굽어 자라는 줄 알고 있지만, 한국의 토종 소나무는 절대 굽는 법이 없다. 외국서 들여온 삼나무나 낙엽송보다 훨씬 꼿꼿하고 쓸모도 많다. 전통적으로 이런 소나무는 궁궐이나 가옥을 짓거나 당시 중요한 수송 수단이던 배를 만드는 재료로 쓰였다.



    조선시대엔 질 좋은 소나무를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송목금벌(松木禁伐)정책을 시행하기도 했다. 지금 곳곳에 남아있는 황장금표(黃腸禁標)가 그 증거다. 옛 문헌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황장봉산은 강원, 경상, 전라도의 무려 32읍 41군데에 이른다.



    경상북도 울진 땅, 낙동정맥 기슭의 깊디깊은 산골인 소광리는 ‘소나무 중의 소나무’인 금강송(金剛松)이 군락을 이뤄 자라는 곳. 강릉, 삼척, 울진을 잇는 산간지역에 많이 자라는 금강송 가운데서도 소광리 금강송은 가장 좋은 혈통을 자랑한다. 삿갓재와 백병산 기슭의 1,800㏊에 이르는 넓은 산지에 빼곡하게 자라고 있다. 평균 수령은 약 80년. 이 가운데 10여 그루는 500년이 넘었다. 조선 숙종 6년에 이 소나무숲을 황장봉산이라 정하고 보호한 덕이다.



    소광리 금강송은 키가 크고 곧으며, 위와 아래의 폭도 거의 일정하다. 하늘을 향해 시원스레 쭉쭉 뻗은 모습은 한마디로 기골이 장대하다.



    또 껍질이 얇으면서도 나이테의 간격이 좁고 비교적 일정해서 비뚤어짐도 거의 없고, 몸통 속이 황금색을 띠고 있어서 매우 고급스럽기까지 하다. 평균 수명도 다른 소나무에 비해 10년 정도가 길어 평균 70년 이상이다. 이런 금강송 한 그루에선 웬만한 집 한 채는 거뜬히 지을 정도의 목재가 나온다 하니 토종의 힘이 참으로 놀랍다. 물론 경복궁의 새 건물들도 이곳에서 나는 금강송으로 지었다.



    명성답게 부르는 명칭도 다양하다. 여느 소나무보다 껍질이 유별나게 붉어 적송(赤松)이요, 속이 누렇게 황금빛을 띤다 하여 조선시대엔 황장목(黃腸木)이라 했다. 20세기 중반엔 봉화군 춘양역에서 집하되어 온 소나무라 해서 수도권 상인들이 춘양목(春陽木)이라 불렀다. 최근엔 금강송(金剛松)이라 불리는데, 어느 이름보다 소나무의 자태와 잘 어울린다.



    식물은 몸에서 피톤치드라는 살균 물질을 발산한다. 그 중에서 침엽수의 그것은 보통 나무보다 열 배 정도나 강하다고 한다. 피톤치드 중 소나무에 많은 ‘테르펜’이라는 성분은 자율신경을 자극하고 진정작용이 있으며 내분비를 촉진하면서 정신을 집중하는 데 도움을 준다하니 ‘숲 속의 보약’인 셈이다. 도가나 불가의 선식(仙食)에 솔잎이 필수품이었던 까닭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




    행복감을 만끽할 수 있는 솔밭





    비구니 절집답게 단아함이 넘치는 불영사.



    그래서 일까? 한국 최고의 솔숲을 거닐다보면 여느 숲에서보다 훨씬 특별한 기운이 느껴진다. 온몸에 감겨드는 솔향은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느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건조해진 영혼을 순화시켜준다. 송뢰(松), 곧 솔가지를 스치는 바람소리는 청아하고 기품이 있다 하여 바람소리 중 으뜸으로 꼽았으니 이만한 운치도 없다.



    또 솔숲을 거닐다가 목이 마르면 금강송 사이로 흐르는 개울물을 노루처럼 마시니 애시당초 여름 더위는 알 수도 없거니와 몸도 마음도 한없이 정갈해지니 더 이상 무엇을 바랄 것인가.



    숲으로 들어가는 길에 이 지역이 황장목으로 보호되었음을 증명하는 황장봉계표석(도문화재자료 제300호)도 만날 수 있다. 또 잠시 짬을 내면 자수정광산도 구경할 수 있다. 자수정줍기축제(문의 02-515-1804)가 7월 26일부터 8월 10일까지 광업소 일원에서 열린다.



    금강송을 키운 대광천 물길은 흘러흘러 길고도 장엄한 불영계곡(명승 제6호)을 빚었다. 기암괴석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는 수정처럼 맑고 깨끗하며, 벼랑에 뿌리 박고 자라는 금강송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불영계곡의 이름의 유래가 된 불영사(佛影寺)는 비구니 절집답게 단아함이 넘치는 절집. 불영계곡 하류에 자리한 민물고기전시관(054-783-9413)은 살아있는 민물고기를 직접 볼 수 있어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




    ▲ 교통

    수도권에서 갈 수 있는 코스는 두 군데다.



    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동해 나들목→7번 국도→동해→삼척→울진→36번 국도→불영계곡→불영사→광천교(우회전)→917번 지방도(비포장)→4.6km→자수정광업소갈림길(우회전)→2.2km→황장봉계표석→6.5km→금강송림. 중앙고속도로→영주 나들목→36번 국도→영주→봉화→불영계곡→광천교→금강송림.




    ▲ 숙식

    소광천상회(054-783-9291) 창수상회(054-782-9939) 등 가겟집에서 민박도 치지만 숙박시설이 그리 많지 않다. 화전민정착촌의 빗네동물농장(054-782-1164)은 백숙 전문 식당. 불영사 부근과 불영계곡 주변에도 민박집이 있다. 바닷가쪽으로 나가면 숙박시설이 많다. 죽변항에선 물회도 맛볼 수 있다. 울진국유림관리사무소 전화 054-783-1009

    입력시간 : 2003-10-0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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