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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8:10:21 | 수정시간 : 2003.10.02 18:10:21
  • [스타 데이트] 정우성
    영화 '똥개'서 틀 깬 연기를 또다른 이미지 각인









    영화배우 정우성(30)은 ‘눈빛’이 인상적이다. 고독과 우수를 담은 눈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기운은 수 많은 여성 팬들을 쓰러뜨리기에 충분한 매력 포인트다.



    그런 정우성에게 영화 ‘똥개’(감독 곽경택ㆍ제작 진인사 필름)는 매우 각별한 작품이다. 그가 맡은 ‘똥개’의 철민은 별 다른 꿈도 없고 딱히 하고 싶은 일도 없이 하루하루 나른하게 살아가는 소도시의 ‘백수 건달’.



    고독과 우수, ‘안티 히어로’로 상징되던 정우성의 이미지에 전혀 상반되는 역할이다. 머리에는 항상 새집이 지어져 있고 한 이틀 정도는 얼굴에 물 한 방울 안 묻힌 것 같은 꾀죄죄한 모습. 거기에 코 밑을 타고 흘러내리는 ‘콧물’까지 지저분함의 여러 요소를 두루 갖췄다.




    "망가진다고 정우성이 어디 가나"





    “어떻게 이렇게 망가질 수 있느냐, 억울하지 않느냐?” 영화 촬영 시작 후 수없이 쏟아진 질문에 대해 정우성은 ‘쿨’하게 반응한다. “망가져 봤자 정우성 아니겠어요?” 그리고는 잔뜩 힘을 실은 진지한 어조로 말한다. “망가지려 한 적 없다. 오히려 어느 때보다 진지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바보’의 역할이라도 그 인물의 감정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지 계산하면 제대로 표현이 안 된다는 설명이다.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한 정우성은 이제 10년차. 경력이 말해주듯 역시 녹록치 않은 배우다.



    영화 ‘유령’ 이후 3년간 작품을 고르고 골라온 그이지만, ‘똥개’의 제안을 받고는 “바로 찍자”고 덤벼들었다. 채 다듬어지지도 않은 초고(礎稿)를 들고서. “철민이는 기존 캐릭터에서 느껴온 답답함을 속 시원하게 풀어준 배역이에요. 인물 성향은 기존 역할과 비슷하지만 표현 방식이 전혀 달라요. ‘필터’를 거치지 않은 원초적인 순수함과 대담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죠.” 톱스타로서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지만 “틀을 깬 연기 변신에 목말랐다”는 게 그의 고백이다.



    ‘똥개’는 주인공의 어렸을 적 친구처럼 지내던 변견(便犬)의 이름이자 그의 극 중 별명이다. 이 친근한 이름에 큰 정(情)을 표시한다.



    “하찮게 느껴지지만 늘 우리 곁에 있어 더 소중하죠. 뚝심 있고 충성심 강한 점도 끌리고요.” ‘한 깔끔’ 하는 편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똥개와 닮은 점도 있다. 곽경택 감독은 “스타일 자체가 밉지 않고, 편한 사람”이라며 “멀리서 보던 모습과 함께 작업하면서 본 느낌이 180도 달랐다”고 칭찬했다.




    긴 여운 남긴 연기 몰입









    압권은 후반 유치장에서의 격투신 장면. 투견장처럼 연출된 유치장 내부에서 철민은 숙적인 진묵(김태욱 분)과 결투를 벌인다. 속옷 하나만 달랑 걸치고 싸우는 이 장면에서 그는 더할 수 없이 망가진다. 흰 팬티 한 장 달랑 걸치고 입에 수건을 문 뒤 상대가 넉 다운 될 때까지 맨주먹으로 싸우고 또 싸운다.



    예의 멋진 액션 장면을 기대했다면 오산. 그야말로 ‘개싸움’과 다름이 없다. 땀과 피로 범벅이 된 그의 얼굴에선 콧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린다. “원래는 안 그런데 이상하게 철민의 감정에 몰입해서 울면 눈물ㆍ콧물이 자꾸 나와요.” ‘더럽다’는 느낌은 잠시. 깊은 연기 몰입이 긴 여운을 준다.



    이미지 변신보다 그를 더욱 힘들게 했던 것은 처음으로 도전해 보는 사투리 연기였다. 영화 배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경상도 밀양이다. 모든 대사를 경상도 사투리로 해야 하는데, 도통 한국말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이 문제였다.



    “무작정 (고향이 부산인) 감독과 같이 있는 시간을 늘렸다”는 게 사투리 정복의 비결이다. 요즈음 평소에도 ‘니 이름이 뭐꼬’ 같은 간단한 사투리를 즐겨 사용한다. “어느새 독특한 억양을 즐기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그가 오랜만에 어깨에 힘을 빼고, 현실에 존재하는 인물로 내려온 영화 ‘똥개’는 7월 16일부터 관객을 만난다. 영화의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물었다. “흥행은 (개봉 전까지) 아무도 모른다고 해요. 그러나 저는 확실히 얘기할 수 있어요.” 잔뜩 긴장하고 대답을 기다렸더니 이렇게 끝을 맺는다. “안 볼 사람 빼고 다 보러 옵니다.” 싱겁기는. 이 사람이 우리가 알던 ‘반항아’ 정우성이 맞나 싶다.




    ● 프로필



    생년월일: 1973년 3월 20일 키 : 186Cm 몸무게 : 73Kg 별명: 애늙은이 취미: 비디오 감상, 드라이브 좋아하는 음식: 한식(된장찌개) 학력: 경기상고 중퇴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 2003-10-0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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