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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8:14:34 | 수정시간 : 2003.10.02 18:14:34
  • [재즈 프레소] 라틴 재즈의 진수가 온다








    남국의 태양을 담은 재즈가 온다. 풍요로운 라틴 음악은 생의 기쁨과 곧 바로 연결돼 있다. 서머 재즈 페스티벌의 주인공이 라틴 재즈라는 사실은 상식이다. 바로 그 라틴 재즈의 주인공들이 온다. 피아니스트 곤잘로 루발카바와 색소폰 주자 데이비드 산체스가 그 주인공이다.



    영화 ‘리빙 하바나’를 본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혁명의 소용돌이가 거세지던 1989년 쿠바의 아바나에서 한 재즈 뮤지션의 삶을 들여다 보는 영화다. 그래미상 수상 12회 경력의 소유자인 재즈 트럼페터 아르투로 산도발의 인생 역정을 그린 영화다. 그 영화를 전체적으로 떠받들고 있는 근간은 바로 음악, 그것도 재즈다. 쿠바는 이른바 아프로-큐바 재즈의 총본산이기 때문이다. 루발카바와 산체스는 아프로-쿠바 재즈의 젊은 영웅이다.



    쿠바 태생의 루발카바(40)는 2002년 베이스의 거장 찰리 헤이든과 함께 내한 공연을 가졌던 터라, 재즈팬이라면 금방 알 것이다. 당시 우리 관객을 매료시켰던 그의 피아노의 자양분은 모두가 흑인 음악이다. 소울 그룹 ‘어스 윈드 앤 파이어’와 보사노바의 대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등이 그의 음악적 기저를 형성하고 있다. 그가 세계 재즈 무대에 이름을 떨치게 된 것은 비밥의 창시자 디지 길레스피와 협연하면서 부터였다.



    산체스(34) 역시 서인도 제도인 푸에르토리코 출신. 살사와 가스펠의 세례를 받고 큰 그는 소울 그룹 ‘어스 윈드 앤 파이어’와 보사노바의 거장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음악으로 색깔을 굳히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거장 디지 길레스피의 밴드와 협연 이후 주가가 급상승한 그는 1998년 앨범 ‘Obesession’과 2000년 앨범 ‘Melaza’로 그래미상에서 최고의 라틴 재즈 앨범 후보로 올랐다.



    여기서 아프로-쿠바 재즈, 즉 라틴 재즈를 이야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타악기에 대해 잠시 짚고 자는 게 순서다. 미국과 유럽의 재즈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매력의 요체가 바로 다양한 타악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김덕수의 사물놀이 한울림에 볼프강 푸쉬닉(독일ㆍ색소폰) 등 세계 유수의 재즈 뮤지션들이 협연자로 즐겨 내한하는 것 역시 재즈와 타악기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그냥 ‘삼바’라고만 총칭되는 아프로-큐바 음악은 타악기의 고향이라 해도 좋을 만큼 풍성한 타악기가 인상적이다. 이들은 악기로서도 중요하지만, 이름이나 외형 등 관련 이미지들 역시 널리 쓰이고 있는 것들이 많아, 상식 차원에서 한 번 훑어 두는 것도 좋다.



    수르도(surdo)란 어깨에 메고 다니는 베이스 드럼, 타롤(tarol)은 바닥이 강철로 된 드럼, 탐보린(tamborin)은 가느다란 북채, 레코 레코(reco-reco)란 표묜에 나선형의 골을 파 놓은 강철 막대기를 듯한다. 여기에 철사를 문지르면 귀뚜라미 우는 것 같은 소리가 난다. 또 삼바의 보조 악기로 쓰이는 간자(ganza)란 양철 깡통 속에 곡식이나 자갈을 채우고 막아 흔들면 파도 소리 같은 게 나는 타악기이고, 클라베스(claves)란 서로 두드리면 경쾌한 타격은을 내는 두 개의 나무 막대기를 가리킨다.



    이 같은 삼바의 특성을 재즈에 맨 처음 도입해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이가 바로 색소폰 주자 스탠 게츠였다. 그의 앨범 ‘게츠 오 고고(Au Go-go)’의 이름이 라틴 타악기인 ‘아 고고’에서 나왔다.



    함께 협연하는 뮤지션들 역시 라틴 재즈의 버팀목들이다. 함께 오는 타악주자 이그나치오 베로아(53)에게 왜 ‘세계 최고의 라틴 드러머’라는 찬사가 따르는 지 확인시켜 줄 콘서트이기도 하다. 역시 쿠바 아바나 태생의 베이시스트 알만도 골라(23)는 일찍이 10세에 베이스를 다루기 시작했다.



    그런데 라틴 재즈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7월 11~12일 한전아츠풀 센터에서 열렸던 정말로의 ‘벚꽃지다’는 거의 만원을 기록하는 높은 관심 아래 마무리 지워졌다. 20~30대 속에서 확인됐던 중장년층 관객의 열광은 한국형 성인 음악(adult contemporary music)으로서 재즈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는 계기이기도 했다.



    잔뜩 찌푸린 한여름 하늘은 그러나 공연에서 일급 재즈 뮤지션들이 연주하는 보사노바에 씻겨 나가는 듯 했다. 단적으로 말해 라틴 재즈란 바로 그런 음악이다.



    장병욱 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 2003-10-0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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