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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5 14:30:43 | 수정시간 : 2003.10.05 14:30:43
  • 이인제 'JP 밀어내기' 대도박
    JP 격노, 구도개편 통한 '뉴 자민련' 가속화 전망







    자민련 이인제(IJ) 총재권한대행의 도박이 시작됐다. 충청권의 정신적 지주인 김종필(JP) 총재와 사실상 정면승부를 선언하고 나선 것.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까지 비유하기도 한다. 이 대행의 이런 ‘고행길’ 선택은 더 이상 물러설 수도, 물러날 곳도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IJ는 자민련에 입당하면서 12ㆍ19 대선에서의 충청지역 캐스팅 보트 역을 자임했지만 ‘친창반노(親昌反盧)’에 주력하다 지역 여론을 결집하는 데 실패했다. 출신지인 논산만 해도 충남 평균치를 훨씬 넘는 득표율 차이(28% 포인트)로 당시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압도했다.



    한마디로 이 대행의 ‘말빨’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 여기에다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안희정씨가 공공연히 내년 총선의 논산 출마를 강조하고 있어 이 부분도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데다 심대평 충남지사의 영입설이 그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유력한 여권의 대선주자 후보에서 총선마저 걱정해야 하는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후견인으로 굳게 믿고 있던 JP도 심 지사에게 뜻을 품고 있어 이 대행으로서는 IJP 연합의 결별을 선언하지 않으면 안될 지경에 이른 것이다.




    IJ, "JP 2선후퇴" 주장





    JP는 지난 6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방화 시대에 크게 기여한 지방장관으로 내년에 중앙에 올라와 활동할 때가 됐다”며 심 지사를 총선 간판으로 활용하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야기를 JP가 스스로 공식화한 셈이었으니 당연히 이 대행측은 더욱 다급해졌다.



    이 대행은 7월1일 자신의 후원회에서 “꼭 대통령이 돼서 위대한 통일의 시대로 이끌고자 하다 여기 멈춰버린 그 꿈을, 원점에서 다시 키워가겠다”고 대권을 향한 재기의 뜻을 피력했다. 또 IJ사이버 모니터 정책실이 발간한 ‘매니아들이 이인제에게 던지는 소리’라는 책자에서는 이 대행의 큰 꿈을 향한 1차적 행동강령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책자는 ‘이인제 같은 참신한 인물이 전면에 나서야…’ ‘현 당직자들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 ‘자민련이 새로 태어나려면 JP가 물러나야…’ 등 JP의 자민련이 아닌 IJ의 자민련으로서의 탈바꿈을 강조하고 있다.



    JP는 격노했고, 정우택 정책위의장과 김학원 총무 등 당직자들은 발끈하며 이 대행 측을 공박했지만 IJ는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갔다. 이 대행은 7월10일 총재제 폐지와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주장하며 ‘1인 보스 중심의 이미지 척결’ ‘전 당원이 참여하는 지도부 경선도입’ 등을 주장한 뒤 “9월에는 전당대회가 치러져야 하며 젊은 세대가 전면에 나서서 용감히 싸울 때 총선 승리가 가능하다”고 사실상 JP의 2선 후퇴도 요구했다.



    IJP의 정면충돌 예고편 같은 발언에 대부분 JP 친위세력들인 당직자들은 전원 사퇴를 표명하며 “해당행위를 한 이 대행의 사퇴” 등을 주장하고 나섰다. JP는 7월14일 “적절한 시기에 당직을 개편하겠으니 그때까지 당무에 충실해 달라”며 당직자들의 일괄 사의를 일단 반려했고 사태는 진정국면으로 접어 들었다.



    하지만 “이 대행이 총재와 당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해당행위를 한 만큼 본인이 양심껏 처신해야 할 것”이라는 유운영 대변인의 논평을 감안하면 JP의 이 대행에 대한 진노는 가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대행의 초강력 공세가 오히려 자민련의 심 지사 영입과 함께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한동 총재의 하나로국민연합 흡수 통합 등 구도 개편 시기를 좀 더 앞당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차제에 이 대행을 떨구면서 ‘뉴(NEW) 자민련’으로서의 체제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국민신당으로, 다시 민주당에 입당한 뒤 지금의 자민련으로 둥지를 옮기며 ‘상처뿐인 영광’만을 안고 있는 이 대행 입장으로서는 고향인 충청권을 발판으로 차세대 리더로 거듭나려는 길고도 고독한 투쟁에 들어간 셈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 2003-10-0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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