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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5 15:43:51 | 수정시간 : 2003.10.05 15:43:51
  • [재즈 프레소] 재즈 싱어로 변신한 이미키






    “젊은이여 이상의 날개를….”



    1980년대 꾀꼬리 목소리로 발라드를 들려 주던 가수 이미키를 기억하는지. 86년 선보인 ‘이상의 날개’다. 한동안 인기를 끌더니 점점 시야에서 멀어지나 싶었다. 그러나 귀썰미 있는 사람이라면 1994년 KBS1-TV의 인기 드라마 ‘당신이 그리워질 때’의 주제가를 부르는 목소리가 바로 그 목소리와 참 닮았다고 느꼈으리라. 역시 이미키다.



    그리고 음악에 상당히 관심 있다면 그가 요즘은 독특한 재즈 가수로 변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어느덧 40줄로 접어 드는 나이다. 거기에 이런 말까지 하는 걸 보면 옛날의 그가 아니다. “한 20년 음악 하며 많이 듣다 보니, 재즈가 음악의 끝 같더라”는 말을 확신에 찬 어조로 한다.



    말마따나, 그는 지금 재즈 가수가 돼 있다. 동양권에서는 매우 드문 유러피언 재즈 싱어로 변신해 있다. 재즈 강국이라는 일본에도 샹송 재즈 싱어는 없으니, 독특하다는 말에 값한다. 세월은 그를 그렇게 변화시켰다. 7월 21일 오후 8시 30분 서울 청담동의 재즈 클럽 야누스의 풍경을 한 번 보자.



    기타리스트 방병조씨가 이끄는 콰텟으로 유럽풍 재즈를 4곡 선사했다. 영화 ‘프렌치 키스’의 주제곡으로 쓰여 갑자기 인기를 얻은 올드 팝 ‘Dream A Little Dream of Me’의 감미로운 선율이 첫 곡이었다. 프랑스 재즈가수 엔조엔조가 불어로 부른 곡이었다. 이어 ‘Un Soir de Pluie(비 오는 밤)’, ‘Champaigne and Wine(샴페인과 와인)’ 등 평소 듣기 힘들었던 재즈 선율이 클럽안을 감쌌다. “5년째 매주 월요일, 이곳에 출연중이예요. ”



    그는 기회가 닿아 파리에 갈 때에는 음반사에 들러 그 곳 재즈 가수들의 음반을 모았다. 로랑 사르티에, 클레망틴느, 엠마뉘엘, 아르디 등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프랑스 재즈였다. 그는 열심히 듣고 따라 했다. 소문이 나자 2002년에는 프랑스 문화원에서 에어 프랑스 파티에 그를 부르기도 했다. 7월 25~29일은 브루나이의 호텔 초청으로 재즈와 샹송을 부르고 온다.



    프랑스 재즈와 인연이 닿은 것은 10년 전 프랑스 여행을 다니다 우연히 야외에서 벌어지는 재즈 가수의 콘서트를 접하게 되면서부터 였다. 빌리 할러데이나 뉴 올리언즈 재즈 등을 즐기며 나름대로 재즈를 좀 안다고 생각해 오던 그에게 불어로 부르는 재즈는 참신했다. 재즈 보컬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허스키 목소리는 전혀 없이 맑은 목소리로 재즈를 부른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다. “그렇게 하니 너무 멋 있었어요.” 그를 불어 재즈의 투명한 세계로 인도한 가수는 로랑 사티에.



    그때껏 알던 재즈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담백하고 깔끔하며 신비한, 재즈라고만 할 수 없는 섹시함을 느꼈죠. 재즈를 이렇게도 부르는구나 하는….”



    그는 한국 재즈의 대모(代母) 박성연씨가 경영하는 클럽 야누스에 서게 됐다. 그는 “내 노래를 좋아 하던 박성연씨가 출연을 제의해 왔다”며 “정통 재즈만 고집하는 그 역사적 무대에 서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불어로, 그것도 다소 팝적인 재즈로 그 무대에 선 사람은 그가 처음이었다. 듣기 힘든 재즈가 입소문을 타고 재즈팬들 사이로 퍼져 나갔다. 원로 재즈 뮤지션 이동기(클라리넷)의 제의로 케이블 TV의 재즈 프로에 나가 이색적 재즈를 들려 주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엄밀한 의미에서의 재즈 싱어로 보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내가 생각하는 재즈란 마음의 고향 같은 편안함, 따스함, 자유스러움이죠.” 요즘 젊은 재즈 가수들을 다분히 겨냥한 발언이다. “테크닉 경연장 처럼 돼 버렸어요. 재즈는 그런 게 아닌데…”



    그의 이 말을 늦깎이의 겸사로 받아 들여야 할 지, 현실속 재즈의 모습을 아는 사람의 냉철한 현실 인식으로 봐야 할 지. 왈, “재즈 가수란 게 하루 아침에 되나요? 또 재즈 가수가 왜 되나요? 배고프기 일쑨데.” 좀 위악적이다 싶다. 여기에 이렇게 덧붙인다. “나는 좋아하니 노래 부르는 것일뿐이예요. 특히 재즈를 통해 엮은 박성연씨와의 좋은 인연을 지켜 나가고 싶은거죠.” 오디오 전문지에 광고를 낼 정도로 내부 음향 시설이 좋아진 클럽 야누스에서 노래 부르는 즐거움도 크다.



    올 연말에는 드디어 재즈 음반을 하나 발표할 계획이다. “재즈맨들만의 반주? 100% 어쿠스슴〈?동시 녹음 방식으로 녹음해 완전히 달라진 제 모습을 보여줄 생각입니다.” 독특한 이름은 미키 마우스처럼 생겼다 해서 6살 때 애칭으로 붙여져 쭉 불려 오다 보니 굳어진 것.



    장병욱 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 2003-10-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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