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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5 19:55:25 | 수정시간 : 2003.10.05 19:55:25
  • [두레우물 육아교실] "쪼들린 생활에 아이도 의기소침"
    가정경제 위기로 상처받은 자녀교육







    Q. 초등학교 3학년과 유치원 다니는 두 딸을 둔 엄마입니다.



    남편이 사업하는 친구 보증을 서줬다가 일이 잘못되는 바람에 갑자기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어요. 46평 아파트에서 20평 다세대주택 전세로 이사를 오게 됐고, 각자 자기 방이 있던 애들이 지금은 침대도 안 들어가는 작은 방을 둘이 같이 써요.



    저도 지금 형편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든데, 큰딸이 또 한번씩 제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친구들 집에 놀러갔다 오면 애가 펑펑 울면서 이 집 너무 싫대요. 너무 창피해서 친구들 데려오기도 싫대요. 큰 TV보고 싶다고, 침대에서 자고 싶다고 그럴 때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대화동 김모씨)


    이번 주 두레우물 육아교실의 주제는 경제 위기에 처한 가정의 이야기다. IMF 이후 또 다시 찾아온 경제불황의 여파로, 가장이 직장에서 조기퇴직을 당하거나 사업에 실패하거나, 위의 사례처럼 보증을 서준 친구의 사업이 망하는 등 여러 이유로 넉넉하던 살림이 한순간에 쪼들리게 되는 일들을 안타깝게도 우리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가정 경제의 위기는 아이들에게도 예외없이 시름을 안겨주고 있다. 물질적 풍요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은 못먹고 못입는 정도의 가난이 아닌, 생활의 불편함 정도의 어려움도 참아내기 힘들어 한다.



    또한 부모는 내 아이가 겪는 불편함을 지켜보는 것이 힘들다. 부모 스스로는 작은 집에서 사는 불편함을 견딜 수 있어도, 내 아이가 풍족하게 누리지 못하고 불편해 하는 것은 견딜 수 없는, 나약한 부모가 되어 있지 않나 돌아봐야 한다. 가난은 불편한 것일 뿐 불행한 것은 아닌데도, 내 아이만큼은 최고로 키우고 싶어하는 욕심이 가난을 불편할 뿐만 아니라 불행하기도 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럼, 경제 위기에 처한 가정에서 부모는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까? 우선, 부모들부터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실의 여건 안에서 가계운영 계획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 부모가 먼저 절약하는 생활을 보여주고, 작은 것도 소중하다는 것, 주위에 우리보다 더 어려운 사람도 많다는 것을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은 무엇보다 값진 교육이 될 것이다.



    두레우물 육아교실의 한 엄마(ID : i2mama)도 “우리 아이들은 18평에 살면서도 밝게 잘만 컸다”며 “세상에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현실을 직시하도록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고 질타어린 충고를 보냈다. 그리고 물질적으로 예전만큼 자녀에게 베풀지 못한다고 해서 죄책감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



    한국가족치료연구소 임종렬 소장은 “가정환경이 어떻게 바뀌든 중요한 건 부모의 태도다. 서로를 이해하는 따뜻한 분위기가 조성된 가정이라면 잃어버린 부는 쉽게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의 나원형 대표는 가장인 아빠들이 스스로 당당할 것을 당부한다. “형편이 어려워져서 아이들이 위축될 거라고 지레짐작하면서, 가정 경제위기의 책임을 느끼는 아빠들이 괜한 죄책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외로 아이 스스로가 집안의 형편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초등학교 3학년 정도라면 아이를 더 이상 어리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오히려 아이에게 아빠의 수입과 지출내역을 솔직히 공개하고 아이의 협조를 구하는 등 아이를 가정경제의 주체로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면 아이도 어른스럽고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가정경제의 위기가 아이를 한층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더 이상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던 응석받이가 아니라, 갖고 싶은 걸 참을 줄도 알고 부모의 걱정을 덜어주려 애쓰는 든든한 친구같은 아이로 자라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린 시절의 가난이 오히려 자극제가 되어 인생을 열심히 살아낸 위인들의 예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아이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독서치료사 하제의 추천도서
       










    1. 기찻길옆 아이들
    (에디스 네스빗 지음, 웅진닷컴)






    어느 날 갑자기 누명을 쓴 아버지가 감옥에 갇히고, 세 아이와 엄마는 시골로 이사가서 힘겨운 생활을 꾸려가지만, 아이들은 바뀐 환경에 훌륭하게 적응해 가면서, 소중한 것들을 하나씩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나간다는 이야기.



    긍정적인 생각으로 즐겁게 지낸다면 어려워진 현실을 더 빨리 극복할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장편소설로, 어려운 생활 속에서의 엄마의 역할이 잘 그려져 있어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2. 래모나는 아빠를 사랑해
    (비벌리 클리어리 지음 , 지경사)






    갑작스런 아빠의 실직으로 부모님이 싸우기도 하고, 가지고 싶었던 것을 쉽게 가질 수 없게 되었지만, 래모나와 아빠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는 따뜻한 이야기. 아이에게 권하는 책.



    그 외에 국내 동화로<가만히 있어도 웃는 눈>(이미옥 글 원유미 그림, 창작과 비평사)이나 <달리는 거야 힘차게>(배선자 글 안경환 그림, 대교출판) 등 아빠의 실직을 소재로 한 책들도 권할 만하다.



    (하제님은 독서지도자이자 한국 독서치료학회 회원으로 독서를 통한 카운셀링을 해오고 있다)









    ※두레우물 육아교실은 주부 인터넷 주부닷컴(http://www.zubu.com/)과 함께 진행합니다. 두레우물 육아상담실(http://community.zubu.com/doure.asp)에서는 육아에 대한 고민과 의견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박경아 자유기고가 koreapka@hanmail.net


    입력시간 : 2003-10-0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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