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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5 20:02:10 | 수정시간 : 2003.10.05 20:02:10
  • [스타 데이트] '신바람 난 늦깍이 연기파' 문소리
    <박하사탕>, <오아시스>에 이어 <바람난 가족>서 화끈한 연기변신







    윤순임 (영화 ‘박하사탕’)은 풋풋한 첫사랑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간직한 순수하고 깨끗한 여인이다. 한공주 (영화 ‘오아시스’)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으로, 전과범이자 사회부적응자인 남자와 사랑을 키워가는 ‘못난이 공주’다.



    이런 극과 극의 연기를 두루 감칠맛 나게 소화해내 영화계 안팎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던 ‘연기파’ 배우 문소리(29). 그녀가 8월14일 개봉하는 영화 ‘바람난 가족’(감독 임상수ㆍ제작 명필름)으로 다시 스크린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다.



    ‘바람난 가족’은 남편, 아내, 그리고 시어머니까지 한꺼번에 바람이 나는, 그야말로 ‘바람난’ 가족의 얘기다. 우리 시대 중산층 가정의 실체를 ‘바람’을 통해 짚어보는 일종의 부조리극 같은 영화다.



    “극단적으로 상처 투성이인 가족의 실체를 보여주지만,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은 영화에요. 가족의 붕괴하고는 달라요. 문제가 있는데도 덮어두고 곪아 터질 때까지 감춰두기보단 떨어져서 해결점을 모색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죠.”



    ‘바람난 가족’이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요즘 대중문화의 유행 코드가 되고 있는 ‘바람’을 경쾌하게 그렸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너 클리토리스(음핵) 본 적 있니?” 같은 자극적인 대사에, 그보다 더 적나라한 노출과 섹스신이 사람들의 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바람'에 대한 경쾌한 해석





    문소리가 맡은 ‘섹시하게 바람난 여자’ 은호정의 취미는 발가벗고 물구나무 서기다. 남편이 보는 앞에서 자위를 하고, 옆집 고등학생과도 질펀한 섹스를 나눈다. “배우가 옷을 입고 찍을 수도 있고, 벗고 찍을 수도 있죠. 노출에 대한 부담요? 별로 없어요. 너무 뻔뻔한가. 하하….”



    고등학생과의 섹스 장면은 특히나 충격적이라 말이 많다.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이 우려를 보낼 만하다. ‘제가 뭐 치한이나 괴한이라도 되나요? 정으로 보살펴 주고 싶었는데, 애가 너무 (성)교육적으로 가르쳐 달라고 해서…” 농담 속에, ‘쿨’한 성격이 엿보인다.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사람, 그리고 내면의 욕망에 과감하게 느껴질 정도로 솔직하기 위해 애썼단다.



    “원래 결혼에 대한 환상이 없었다”는 그녀는 실제로도 가족보다는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편이다. 독립적인 인생을 추구한다. 극중에서 고등학생의 아이를 임신했는데, 이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 만일 그렇게 되면 아이는 낳지만, 남편 호적에 올리지는 않겠단다.



    “호주제가 폐지되지 않는 한 힘들겠죠. 그래도 남편 집안과 떨어져서 독립적으로 살 것 같아요. 아이도 나름의 인생이 있는 거니까 (자신의 길을)가라고 하고요.” 그 동안 호주제 폐지와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같은 사회적 이슈에 앞장 서 온 그녀다운 답변이다.




    커뮤니케이션 중시하는 빛나는 연기자









    자타가 공인하는 ‘빛나는’ 연기력을 지닌 문소리는 영화 촬영에 있어 감독과의 소통을 항시 최우선에 둔다.



    “감독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작업)의 시작이자, 전부”라고 한다. 그런 면에서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눈물’을 연출했던 임상수 감독과의 만남은 인상적이었다.



    ‘박하사탕’ ‘오아시스’의 이창동 감독은 할 말이 있어도 두어 시간 돌려 얘기하는 스타일인데, 임 감독은 지나칠 정도로 시원시원한 성격이었다고. “임 감독은 감정을 한 문장으로 얘기하곤 해요. ‘이 장면에선 어벙한데’ ‘바보같잖아’ 같은 식이죠. 아무렇지 않은 듯 받아 넘겨도 집에 와서 자다 보면 다시 생각나서 힘들었어요.” 하지만 감독과 보다 솔직하게 마음을 나누기로 작정한 다음엔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덧붙인다.



    ‘바람난 가족‘의 개봉을 앞두고 전작에 비해 ‘화끈한 연기 변신’이란 평을 영화계 안팎【?듣고 있지만, 이에 대한 그녀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오아시스 이후에 뭘 해도 변신이라 했을 거에요.” 그리고는 반문한다. “근데 제가 뭐 쌓아놓을 만한 이미지가 있나요? 이제 세 작품 했어요. 앞으로 갈 길이 구 만리죠.”



    지난해 영화 ‘오아시스’로 청룡영화제(제23회) 신인 연기상 등 각종 국내 영화제 연기상을 휩쓸더니, 베니스 국제영화제(제59회) 신인 배우상까지 거머쥐었던 ‘무서운 배우’ 문소리. 8월 27일부터 열릴 예정인 제 60회 베니스 영화제에도 진출, 2년 연속 수상을 노린다. 올 여름의 대미를 장식할, 그녀의 화려한 외출이 기다려진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 2003-10-0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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