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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5 20:07:35 | 수정시간 : 2003.10.05 20:07:35
  • 사고치면 뜨는 건 시간문제?
    스캔들로 이슈 메이커 된 뒤 인기몰이, 교묘한 '스캔들 마케팅'도

    성현아







    ‘이슈’를 만들면 ‘웃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는 곳이 있다. 연예계가 바로 그곳이다. 좋든 나쁘든 이슈 메이커가 되면 이제 대중성을 확보하는 유명인 또는 스타가 되는 곳이 연예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이제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연예인과 관련된 이슈를 만들어내는 연예 기획사까지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슈는 불법도, 스캔들도 가리지 않는다.



    한 가수가 있었다. 이모씨, 그는 1981년 ‘국풍 81’이라는 전두환 정권이 국민 유화책으로 내놓은 문화 이벤트 행사를 통해 데뷔, 이를 기반으로 방송계에 진출해 적지 않은 곡을 히트 시키며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는 부인과 자녀를 둔 유부남이었고, 그 사실과 함께 그가 인기를 얻으며 변심해 새로운 애인을 사귄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고 난 뒤 대중의 비난을 받고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져 갔다.




    하루아침에 연예계 유명인가





    20여년 전 이야기를 꺼내놓은 것은 오늘의 대중문화, 연예문화에 대한 문제를 진단하기 위해서다. 요즘에는 불법을 저지른 연기자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가수든, 거짓말로 대중을 속인 개그맨이든 모두가 이슈가 돼 스타가 되고 있다.



    연기자 성현아는 마약복용 혐의로 2002년 3월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 나온 뒤 불과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영화 ‘보스상륙작전’에 출연하고 올 들어 누드 사진 촬영에 들어가 누드 마케팅 붐을 일으키며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대중의 관심까지 끌었다. 이제 그녀는 마약복용 혐의로 구속되기 전보다 더 많은 작품에서 캐스팅 제의를 받고 있다.



    그녀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됐는가 하면 방송사에서도 그녀의 주요한 배역의 캐스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포츠지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인물은 연예인 지망생으로 짝짓기 프로그램인 KBS ‘장미의 전쟁’에 출연했던 윤혜정이다. 그녀는 스포츠지 등에서 호주 유학시절 남자 친구와의 동거설이 불거지고 그 친구가 강도를 당해 부상을 입은 사건이 터지면서 다음, 야후 등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어 1위로 올라서는 등 유명인이 됐다. 대부분의 일반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했던 일개 연예인 지망생이 하루아침에 유명인으로 둔갑한 것이다.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연기자로 변신한 손태영은 연기력이나 출연작으로 유명해진 것이 아니라 열애설에 관련된 스캔들로 유명해졌다. 주영훈과 친구 관계였던 손태영이 신현준의 친구가 되면서 삼각관계의 주인공으로 부각되면서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에는 ‘3S(신현준,손태영, S모양) 삼각관계설’이 터져 나오면서 신현준과 결별설이 나오고 있는 손태영은 또 한번 대중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스타 생산 공장이라는 연예 기획사는 이제 더욱 더 정교하게 이슈와 스캔들을 생산해내고 있다. 그것의 도덕적, 법적 위반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로지 대중의 시선과 관심을 끌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 관심과 시선을 유명세로 연결시켜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물론 이슈 메이커의 스타화는 스타 생산의 주체인 연예 기획사의 힘만으로 되지 않는다. 여기에는 정교한 메커니즘이 작동되고 있다. 그 메커니즘의 운용은 이제 위험 수준에 이르고 있다.




    왜곡된 스타시스템





    윤혜정, 손태영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연예인이 관련된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고, 무명이나 신인의 스캔들이 터지면 연예 기획사는 그것을 이슈화한다. 이 이슈의 첫 판로는 연예정보에 늘 목말라하는 스포츠지로, 신문을 통해 보도 된 뒤 방송사 각종 연예정보 프로그램에 의해 방송됨으로써 일시에 수많은 대중에게 전달된다.



    이후 이 소식은 신문, 방송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되고 곧 바로 다음, 야후 등 포털 사이트에 실려 순식간에 연예인의 사건, 사고 그리고 스캔들은 광범위하게 유포된다.



    여기에 팬클럽이나 연예계에 관심이 있는 대중문화 수용자에 의해 의견이 첨삭되고 사건 자체가 증폭되거나 변질돼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헤집고 다닌다. 이 정도 되면 성공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유명세를 얻은 신인이나 무명, 스타들은 방송이나 영화사의 표적이 돼 캐스팅의 1순위에 오른다.



    이로 인해 돈과 인기를 함께 거머쥐게 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사건, 사고를 둘러싼 사실 왜곡이나 과장, 심지어는 조작된 정보까지 대중에게 그대로 전달돼 여론이 호도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불법이나 사회의 물의를 일으킨 스타에 대한 제동 장치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불법을 저지른 연예인들의 봉사활동 마저 상업화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



    불법 행위로 이슈가 된 연예인 중 상당수가 자숙의 의미로 장애인시설이나 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을 돕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 부분 이미지 개선용으로 불우 이웃에 대한 시선 주기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상당수 연예인들이 자숙 기간에 보였던 선행은 다시 인기를 회복하고 스타 자리에 섰을 때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의도를 갖고 행한 선행이라도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 봉사나 선행은 선의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 자신의 이미지 개선용으로 장애인을 비롯한 불우이웃을 이용하는 것은 두 번 죄를 짓는 것이기 때문이다.



    2001년 8월 24일 일본 방송과 신문에는 하나의 사건이 단연 화제를 일으키며 방송 첫 뉴스와 사회면 톱기사로 보도됐다. 바로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 그룹이자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SMAP의 멤버 중 한 사람인 이나가키 고로가 주차위반을 적발하는 여경을 차에 매단 채 도주해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대중의 엄청난 비난을 불러왔고 SMAP와 소속 프로덕션은 신문지면에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는가 하면 방송사는 SMAP의 방송 녹화분 중 이나가키 고로의 출연 장면을 모두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슈만 되면 유명인이 되는 우리 연예계와 사뭇 다르다.



    최근 2001년 마약투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톱스타 황수정에 대한 JYP엔터테인먼트의 영입설이 방송, 연예계와 스포츠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방송계와 연예계에서는 황수정의 연예계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황수정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황수정의 기존의 유명도와 그녀의 마약 투여, 강모씨와의 동거설에 이은 결별설이 겹쳐지면서 황수정은 연예 기획사들의 영입 표적 1순위가 되고 있다.



    이슈 메이커가 유명 연예인으로 둔갑하는 상황에서 불거져 나온 황수정의 복귀설을 계기로 음주운전, 마약복용, 불법 군 기피, 폭행, 성 추행 등 불법을 자행했던 연예인에 대한 방송 출연 기준과 규정 등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팬의 이름으로' 슬그머니 복귀





    황수정



    현재는 불법을 저지르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에 대한 방송사의 출연 원칙과 규정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비판 여론이 잠잠해 지면 방송과 대중매체가 발벗고 나서 문제 연예인에 대한 동정 여론이나 복귀 분위기를 조성한 다음, 방송에 출연시켜 문제 연예인에 대해 면죄부를 발부한다.



    이 과정에서 방송사나 연예기획사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것이 바로 ‘팬들이 원하고 대중이 바라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팬과 대중의 실체, 그들의 출연을 원하는 대중의 요구 정도는 지극히 자의적이고 추상적이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이다.



    이로 인해 어떤 연예인은 마약을 복용하고도 얼마 되지 않아 방송에 복귀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방송 출연을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형평성의 문제까지 야기되고 있다. 여기에는 연예 기획사의 치밀한 전략과 대중매체의 활용과 홍보, 로비력이 알게 모르게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연예인도 범법을 할 수 있다. 그 범법으로 인해 장기간 연예계 복귀를 막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다. 하지만 최소한 범법 연예인에 대한 방송 출연 등이 자의적으로 이뤄져서는 안 되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 검찰도 언론도 그리고 종교까지도 성역이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비판과 견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독 비판과 견제가 사라지는 곳이 있다. 연예계다. 잘못을 綢피瞞?할 방송을 비롯한 언론은 스타를 활용하는 상업적 이해관계로 인해 연예계에 대한 비판 기능이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대중만이 연예인과 스타의 잘못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다. 불법이나 사회적 물의로 이슈를 불러 일으켜 스타가 되는 상황이 없어지는 것이 대중문화가 살고 우리의 삶이 건강해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배국남 knbae24@hanmail.net


    입력시간 : 2003-10-05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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