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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5 20:27:51 | 수정시간 : 2003.10.05 20:27:51
  • [주말이 즐겁다] 무주 반딧불이 축제
    한 여름밤의 개똥벌레 세레나데







    깊어 가는 여름 밤. 풀숲에 들어가 랜턴을 끄자 풀벌레 소리가 더욱 요란스러워진다. 구름 사이로 비집고 나온 하현달이 어두컴컴한 숲 위에 옅은 금가루를 뿌린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문득 풀숲에서 불빛 하나가 별처럼 반짝인다. 그 여린 불빛이 신호였을까? 잠시 후 수십 개의 불빛들이 숨 고를 틈도 없이 나타나 밤하늘을 날아다니며 명멸(明滅)한다. 은하수보다도 달빛보다도 아름다운 이 빛은 다름 아닌 늦반딧불이가 부르는 한여름밤의 세레나데.



    옛날 중국 진나라의 차윤과 손강 두 사람에게서 유래한 형설지공(螢雪之功) 고사로 잘 알려진 반딧불이(개똥벌레)는 20~30년 전만 해도 이 땅 어디서고 쉽사리 볼 수 있던 곤충이다.



    그러나 산업화로 접어들면서 대부분의 반딧불이 서식처는 파괴되고, 농약살포 등 각종 오염원으로 인해 수질이 나빠지면서 멸종 위기에까지 처하게 되었다. 결국 21세기에 들어서는 반딧불이 불빛이 명멸하는 광경을 거의 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러나 실망하진 말자. 다행스럽게도 이 땅엔 반딧불이의 춤사위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고을이 아직 남아있다. 전북 무주군은 무주읍내 가림마을, 설천면 수한마을 등 반딧불이와 그 먹이서식지를 천연기념물(제 322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그곳에 가면 어렵지 않게 반딧불이 군무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무주 반딧불이축제에 참가하여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자.




    반딧불이의 일생 알 수 있는 생태체험관





    무주 읍내를 적시는 남대천 한쪽에 꾸며놓은 수변공원. 행사장 안쪽에 자리한 커다란 에어돔은 반딧불이의 일생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생태체험관이다. 내부에 초가를 지어놓고 늦반딧불이 불빛을 보여준다.



    하지만 반딧불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시간 맞춰 보기란 쉽지 않다. 풀숲의 반딧불이를 직접 보고싶다면 에어돔 매표소 앞의 축제위원회에 신청하면 된다. 낮에 시간 맞춰 예약을 해놓으면, 저녁 때 주최측의 인솔자가 늦반딧불이 서식지로 관광객들을 안내한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반딧불이는 스스로 빛을 내는 야행성 곤충. 지구상에는 북극과 남극을 제외하고 전세계에 걸쳐 1,900여종의 반딧불이가 서식한다. 그중 우리나라에서는 북방반딧불이, 애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꽃반딧불이, 늦반딧불이 이렇게 6종이 살고 있다. 무주에는 깨끗한 자연환경을 좋아하는 애반딧불이와 늦반딧불이 2종이 주로 서식한다.







    발광(發光)은 짝을 부르는 행위다. 수컷이 내는 불빛은 암컷보다 두 배쯤 밝다. 수컷은 암컷을 발견하면 더욱 강한 빛을 내며 접근하고, 암컷도 호응하면서 빛이 강해진다. 초여름에 나타나는 애반딧불이의 애벌레는 다슬기를 먹이로 삼고, 암수 모두 날개가 있다. 풀숲에 붙어 약하게 발광하는 것이 암컷이고 강하게 발광하면서 접근하는 것이 수컷이다.



    무주의 반딧불이축제 때 볼 수 있는 건 늦여름에서 초가을까지 나타나는 늦반딧불이로 애반딧불이보다 덩치도 크고 빛도 세다. 늦반딧불이의 사랑 노래는 밤 8~9시 사이에 가장 활발하다. 이때엔 암컷 1마리당 수컷 50~60마리쯤이 짝짓기에 나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늦반딧불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맑은 날보다 흐린 날에 더 많이 나타난다.




    오지의 대명사로 불리던 구천동 33경 일품





    반딧불이를 본 이튿날엔 무주구천동을 둘러본다. 요즘엔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1614m)에서부터 산 아래 있는 삼공리까지만 구천동이라 하지만, 원래는 백제와 신라의 국경이자 관문이었다는 나제통문까지의 36km에 이르는 긴 계곡으로, 예전엔 북한의 삼수갑산(三水甲山)과 함께 오지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던 곳이다. 구천동(九千洞)이라는 지명은 ‘구천명의 생불(生佛)이 나올 정도로 깊고 그윽한 계곡’이라 해서 구천둔(九뚤?이라 불리던 데서 유래했다.



    무주구천동의 절경은 ‘구천동 33경’으로 집약된다. 그 중 덕유산으로 들어가는 길목 바깥에 위치하고 있어 ‘외구천동’이라 불리는 제1경인 나제통문부터 제14경인 수경대까지는 드라이브하면서 구경할 수 있기 때문에 반딧불이축제에 참관한 사람들에게 인기 있다.



    제15경인 월하탄부터 덕유산 최고봉인 제33경 향적봉까지의 ‘내구천동’은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한다. 향적봉 부근의 고사목 지대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곳이다. 내구천동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삼공리~인월담~비파담~명경담~백련사~향적봉~삼공리의 내구천동 회귀코스(19.8km, 8시간 30분 소요)는 일반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무주리조트(063-320-7000)에서는 여름철이면 반딧불이축제와 곤돌라, 콘도숙박을 연계한 덕유산 가족산행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다.



    무주 반딧불이축제 2003년 8월 22일(금)부터 30일(토)까지 9일간 무주읍 일원에서 개최. 축제위원회 전화 063-320-2548




    ▲ 교통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무주 나들목→19번 국도→3km→무주 읍내(반딧불이축제 행사장)→37번(30번 공용) 국도→17km→설천면→나제통문(우회전)→37번 국도→내구천동 삼공리.




    ▲ 숙식 집단시설지구인 삼공리에 깨끗한 숙박시설이 아주 많다. 매표소 부근과 월하탄과 인월담 사이에 야영장이 있다. 남대천 물줄기를 따라 민박집이 여럿 있다. 무주의 별미는 금강 수계의 주민들이 한여름 냇가에서 멱을 감으며 즐기던 음식인 어죽. 금강식당(063-322-0979)이 유명하다.

    입력시간 : 2003-10-05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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