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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5 20:30:49 | 수정시간 : 2003.10.05 20:30:49
  • [스타 데이트] 유지태








    “저는 우영민 역을 맡은 유지태라고 하고요….” 4일 영화 ‘거울 속으로(감독 김성호ㆍ제작 키플러스)’의 시사회장에 나온 유지태(27)는 갓 데뷔한 신인 같은 말투로 자기 소개를 시작한다. “영화를 찍으면서 연기의 부족함을 너무 많이 느꼈어요. 함께 작업한 감독과 스탭들에게 죄송할 따름이죠.”



    국내 주연급 남자 배우들 가운데 상당히 어린 축에 속하는 그의 나이는 이제 스물 일곱 살. 나이로만 본다면 그의 말처럼 ‘신인’급인 셈. 하지만 현재 그가 영화계에서 점하고 있는 위치는 단연 ‘주연’이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2년 전 허진호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잊혀지지 않는 안타까운 눈빛과 명 대사를 남기고 떠났던 그는 올 가을 세 편의 영화 주연으로 돌아온다. 8, 9, 10월 잇따라 개봉하는 ‘거울 속으로’, ‘내추럴 시티’, ‘올드보이’의 주인공이다. 또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주연으로도 확정됐다. “개봉 시기가 우연히 겹쳤을 뿐, 다작은 아니에요.” 그저 ‘운명’이라는 말로 얄궂은 상황을 돌리던 그가 돌연 피식 웃는다. “실은 저도 헷갈려서 힘들어요.”




    "영화의 매력은 편견을 허무는 작업"





    영화 ‘거울 속으로’는 “호러와 스릴러가 만난 복합 장르”라고 독특한 강점을 내세운다. 1998년 영화 ‘바이 준’으로 데뷔한 유지태는 ‘동감’, ‘봄날은 간다’ 등에서 유약하고 섬세한 타입의 인물을 주로 맡았다. 그래서 관객이 그에게 기대하는 연기가 감성에 호소하는 측면이 크다는 것을 알지만, 이번에는 ‘멜로’가 아닌 ‘공포’물을 선택했다. 영화의 매력은 바로 “편견을 부수는 작업에 있다”고 믿기 때문.



    “다른 공포 영화에서는 늘 영웅이 중심이 되는 그런 분위기잖아요. 이 영화는 그런 틀에서 벗어나서 좋아요. 나약하기 그지 없는 캐릭터가 공포 영화의 주인공으로 결합한다는 게 참 신선하죠.” 시사회가 끝나고 카페에서 만난 그의 목소리가 낮고 부드럽게 밀려 왔다.



    그는 스타라고 ‘가오’잡는 것을 혐오한다. 그래서 ‘유약한 주인공’에 한결 더 애착을 느끼는 것일까. 예의 바르고 성실하기로 소문난 그는 영화계 ‘바른 생활맨’으로 꼽힌다. “연기만 잘 하고 품성이 안 좋은 사람은 증오한다.”







    ‘거울 속으로’는 제목 그대로 거울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수없이 접해 온 ‘거울’을 통해 관객의 허를 찌르는 공포를 끄집어 낸다. “무심코 바라보던 거울에서 자신과 또 다른 ‘자아’를 볼 때 섬뜩함이 극대화될 수 있겠죠. ‘나 잘 생겼네’, ‘괜찮네’ 이런 외양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응시하는 ‘통로’의 역할도 하는 기막힌 소재에요.”



    하지만 그가 가장 공포를 느끼는 대상은 바로 ‘사람’이다. “거울은 사람을 비추는 것이기에 공포의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사회에서 사람들에 둘러 싸여 평가를 받는) 지금 대단히 공포스러워요. 모든 사람이 다 저마다의 식견이 있잖아요. 이게 다 칼질이거든요.”



    영화 ‘올드 보이’를 찍으며 박찬욱 감독으로부터 얻은 별명은 ‘유집태’. 좋아하면 집요하게 파고 든다. “극장에 걸리는 영화보단 저예산 영화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속내를 보인 그의 본격 감독 데뷔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 5월 열린 ‘2003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선 그가 직접 연출한 영화 ‘자전거 소년’이 관객상을 받기도 했다.




    연출분야에서는 가능성 인정받아





    ‘연기’와 ‘연출’ 분야에서 모두 가능성을 인정 받았지만, 그는 끝내 겸양을 보인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제대로 하는 건 하나도 없다”며 “한 가지(연기)라도 잘 하는 게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예정된 영화 촬영을 끝내면 연극 무대에 설 계획이다. 다른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연기에 몰두하고 싶다.”



    유지태는 “정말 노력하는 배우”라는 감탄을 자아낸다. ‘올드보이’의 공동 주연을 맡은 배우 최민식은 “후배지만 정말 대단한 친구”라며 ‘천연기념물’이라고 칭찬했다. “단 한 작품이 제 연기 인생에서 4분의 1, 또는 5분의 1이 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 작품 하나 하나가 너무도 귀중할 수 밖에요.” 모델 출신의 수려한 외모나 성우 뺨치는 감미로운 목소리보다 그를 돋보이게 하는 건, 열정과 진지함이다.




    ● 프로필

    생년월일: 1976년 4월 10일 키: 187cm 몸무게: 74kg 가족사항: 무녀독남 혈액형: AB형 취미: 음악감상 특기: 사진촬영 학력: 단국대 연극영화과, 중앙대 영상예술과 대학원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 2003-10-0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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