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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6 10:15:38 | 수정시간 : 2003.10.06 10:15:38
  • [두레우물 육아교실] "아이가 지나치게 남을 의식해요."
    주위시선에 예민한 자녀키우기



    “제 딸이 올해 3학년입니다. 딸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아이가 무척 야무지고 똑똑하다고 칭찬한답니다. 근데 제가 볼 때는 지나치게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자기가 잘 못할 것 같은 일은 아예 시작하지도 않아요.

    수영이나 태권도 같은 새로운 운동을 한번쯤 해보면 어떻겠느냐 물으면 이미 잘하고 있는 다른 아이들과 비교되는 게 싫어서인지 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험성적이 나쁘게 나왔을 때 가장 신경 쓰는 게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거예요.



    또 별거 아닌 농담에도 좀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자기를 놀린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 딸이 남 눈치 안보며 좀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서울 정릉에서 나경이 엄마)




    이번 주 주부닷컴(http://www.zubu.com/) 두레우물 육아상담실에 ‘지나치게 모범생인 딸아이’를 둔 엄마의 사연이 올라왔다. 위 사연을 보고 ‘똑똑하고 야무진데 뭘 더 바래’ 라며 배부른 투정을 하고 있다고 웃어넘길 수도 있겠다.



    그러나 가장 가까이서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눈에는 아이의 좋은 점 뒤에 가려진 안 좋은 부분들이 더 잘 보인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자기 아이에 대해선 어느 정도 늘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 것 같다. 나경이 엄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모라면 다 갖고 있는 자식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나경 엄마의 고민을 함께 풀어보자.



    우선 주부닷컴 게시판에는 나경이에 대한 글을 읽고 다음과 같은 답글이 올라왔다. “엄마의 행동이 은연중에 아이에게 영향을 줘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 자신이 남을 의식하면서도 아이가 그런 행동을 보이면 걱정되고….”(ssjb) “엄마 역시 본인은 모르지만 다른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 엄마의 행동이나 모습이 딸아이에게 비춰진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아이가 무슨 잘못을 했을 때 엄마의 태도는 어떠했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kkks303)




    부모의 결벽증이 원인일 수도





    내용을 보면 나경이가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게 된 까닭이 엄마(또는 아빠)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묻고 있다. 한국 청소년 상담원(www.kyci.or.kr) 지승희 상담가도 같은 의견을 보내왔다. “혹시 부모 자신이 완벽한 모습, 깔끔한 모습,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모습에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는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말을 자주 하지는 않는지,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부모 자신이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해서 작은 실수라도 참지 못하거나 늘 다른 사람을 신경 쓰며 남과 자신을 비교하면 자식도 자연스럽게 그런 부모를 닮아갈 것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이치다. 더불어 아이들은 부모가 의도했건 그렇지 않았건 부모에게 칭찬 받기 위해 아빠, 엄마 눈치를 보면서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일만을 하려고 할 것이며 나아가 다른 사람의 시선까지 신경 쓰게 될 것이다.



    “주위에서 늘 야무지고 똑똑하다고 칭찬 받는 아이라면 실수를 한다거나 부정적인 말을 듣는 것에 익숙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이가 벌써 ‘나는 야무지고 똑똑한 아이다’라는 개념을 갖고 있다면, 혹 실수를 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 등등 신경 쓰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어요?” 지승희 상담가는 이렇게 똑똑하고 야무진 아이들이 남을 의식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칭찬 받는 아이들이라고 해서 늘, 무슨 일이나 잘하는 건 아니다. 그리고 아이가 자라면서 곤란하고 힘든 상황은 끊임없이 찾아올 것이다. 이럴 경우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늘 주위의 칭찬을 받아온 아이는 어렵고 힘든 일에 부딪쳤을 때 다른 아이들 보다 훨씬 더 좌절하거나 우울해질 수 있으며 그런 상황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수를 통해 성장하는 아이들





    때문에 이런 곤란한 경우가 오기 전에 단단히 예방을 해둬야 한다. 그것은 부모 먼저 자신의 성격과 태도를 고치는 것이다. 부모가 여전한데 아이만 바뀌지 않는다.



    더군다나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 아이들이라면 부모가 가장 중요한 삶의 모델이다. 우선 부모는 자신의 경우든 아이의 경우든 실수한다는 것에 대해 너른 마음을 가져야 한다. 좌충우돌하는 아이들의 실수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으며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특히 아이들은 수많은 실수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장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실수해서 뭔가를 잃게 될까 걱정하지 말고 반대로 실수로 얻게 될 좋은 것들에 관심을 가지며 아이도 그 점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위 사연에서처럼 새로운 운동을 가르치고 싶은데 남과 비교 당하는 게 싫어서 또는 배우면서 실수하는 게 두려워 꺼린다면 부모는 아이에게 새로운 것을 배울 때의 어색한 동작이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지, 그리고 다른 사람의 눈이 신경 쓰이더라도 연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많이 연습하더니 동작이 점점 자리가 잡혀가는구나”하는 식으로 노력하는 과정을 칭찬해줘야 한다.



    끝으로 부모와 아이가 마음에 새겨야 할 점은 모든 생각과 행동의 중심에는 늘 내 자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중한 것은 내 자신이지 남의 시선이 아니다. 남의 시선에 이끌리다보면 사는 게 너무 힘들고 피곤해진다. 아이도 분명히 느낄 것이다.



    아이를 무릎에 앉혀 놓고, 제법 큰 아이라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서 편안하게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평소 정말 해보고 싶었지만 남들 눈이 무서워하지 못했던 게 무언지 또는 진짜 하기 싫었지만 나 아닌 남 때문에 어쩔 수없이 했던 게 무언지. 그리고 부모는 아이로 하여금 아이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북돋워주자. 조건 없는 사랑의 눈빛을 담아….



    ※두레우물 육아교실은 주부닷컴(http://www.zubu.com/)과 함께 진행합니다. 지금 두레우물 육아상담실(http://community.zubu.com/doure.asp)에서는 육아에 대한 고민과 의견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심유정 자유기고가 pupp3@naver.com


    입력시간 : 2003-10-0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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