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네이버 북마크 싸이월드 공감 기사 구입 프린트 기사메일
입력시간 : 2003.10.06 10:19:41 | 수정시간 : 2003.10.06 10:19:41
  • [스타 데이트] 이정재








    “연기 리허설을 이렇게 많이 하다니…이거 연극 아냐?”



    배우 이정재(30)는 영화 데뷔 꼭 10년 만에 통해 특별한 경험을 했다.



    ‘아주 가볍게’ 호흡을 맞춰보기로 한 리허설 첫날, 아침 8시 시작한 연습은 꼬박 날밤을 세운 다음날 아침 9시에야 끝이 났다. “배우보다 연기 더 잘 하는 감독은 (지적 사항이 많아) 정말 피곤해요”라며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지만, 입가엔 흐뭇한 미소가 흐른다.



    1994년 배창호 감독의 영화 ‘젊은 남자’로 스크린에 진출한 이정재는 훤칠한 키에 다부진 체격의 ‘신세대 대표 미남’으로 단숨에 신드롬을 일으키며 ‘청춘 스타’로 떠올랐다. 이어 95년 SBS 드라마 ‘모래시계’의 보디가드 ‘재희’ 역으로 톱스타 자리를 굳히는 데도 성공했다.



    그러나 그의 연기 생활이 늘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인기에 비해 영화 흥행 성적이나 연기력에 대한 평가가 썩 좋지는 않았다.




    "이번 영화로 좋은 평가 받고싶다"





    99년 청룡상과 영평상의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태양은 없다’를 빼면, 그의 필모그래피는 그리 화려하지 못한 편. ‘불새’, ‘박대박’, ‘이재수의 난’, ‘인터뷰’ 등과 지난해 ‘오버 더 레인보우’까지 그의 이름값에는 못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냉혹한 평가가 다 뼈와 살이 되는 거지만, 너무 많이 듣다 보니 마음에 상처도 받았고 힘도 빠졌다. 이번 영화로 좋은 말을 정말 많이 듣고 싶다.”



    ‘오! 브라더스’에서 그는 불륜 사진을 찍어 돈을 뜯어 내거나 악성 채무자들의 돈을 대신 받아 오는 일을 하는 양아치 ‘상우’ 역을 맡았다. 겉보기엔 껄렁하고 능수능란한 처세술을 지녔지만 알고 보면 섬세한 내면을 가진, 딱 이정재 스타일의 배역이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과 함께 조로증(早老症)에 걸린 동생 ‘봉구(이범수 분)’를 떠맡으며 겪는 에피소드에 얽힌 이야기다.







    제작사는 “한국 코미디 영화의 선입견 불식을 예고하는 영화”라고 선전하지만, 그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코미디물 NO, 코미디 요소가 가미된 ‘휴먼 드라마’ OK”라는 것. 당연히 연기의 중점을 둔 부분을 사람 사이의 따스한 인간미. 그의 불변하는 작품 선택 코드는 ‘사랑’이라고.



    공동 주연인 이범수와는 두 번째로 만난 작품이었다. 첫 작품인 ‘태양은 없다’에서 그는 주연이었고, 이범수는 조연인 악덕 채권업자로 나왔다. 그러나 5년이 흐른 뒤 이번 작품에서 1순위 캐스팅된 배우는 그가 아닌 이범수였다. 당시를 기준으로 두면, 둘의 관계는 상당히 변화한 셈.



    더욱이 현장에서 이범수가 이정재에게 연기 조언을 하고 나섰을 땐 주변에 싸늘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이정재가 “너무 좋다”며 흔쾌히 받아들일 줄은 쉽게 예상 못했던 것. 이런 그를 두고 이범수는 “마음이 열려 있기에 더 진실된 연기를 펼칠 수 있는 좋은 배우”라고 높이 산다.



    이정재도 이에 뒤질세라 얼른 이범수를 추켜 세운다. “범수 형의 역을 제가 했다면 그렇게 잘 하지 못했을 거예요. 상우 역을 제가 안 했다면? 범수 형은 물론이고, 저보다 잘 할 사람이 너무 많죠. 하하.”



    그럼에도 극 중에서 이정재는 이범수를 시기(?)했는지 흠씬 두들겨 팼다. 시나리오의 상황 설정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지만 유난히 동생을 쥐어 박는 장면이 수없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도 이 부분엔 할 말이 많다. “맞는 사람은 괜찮아도, 때리는 사람 발 뻗고 못 자요.”




    연기생활 10년째, 15번째 영화







    올해로 만 서른을 꽉 채운 이정재에게 ‘오! 브라더스??15번째 영화다. 연기와 인생에서 모두 한 획을 긋고 싶은 시점에서 만난 작품이라 느낌이 각별할 수 밖에 없다.



    “영화 작업에 흥미를 느끼며 일한 게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오래됐는데, 이번 촬영은 모처럼 참 재미있는 촬영이었죠. 다시 재미를 느끼고 현장에서 ‘놀고’ 싶다는 좋은 기운을 얻은 것만으로도 대단히 만족해요. 평이 좋든 나쁘든, 흥행이 되던 안 되던 간에요.”



    영화가 개봉되면 빨리 차기작을 골라 다시 현장에 나가고 싶다는 이정재. ‘청춘 스타’의 화려한 외피를 벗은 그에게서 한층 깊어진 연기의 참 멋이 물씬 전해져 온다.




    ● 프로필

    생년월일: 1973년 3월 15일 키: 180cm 몸무게: 72kg 혈액형: B형 취미: 골프, 영화감상 가족사항: 무녀독남 학력: 동국대 영상학과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 2003-10-06 10:20

  • HOM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