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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6 11:01:01 | 수정시간 : 2003.10.06 11:01:01
  • 조폭, 한국형 마피아로 진화
    금융업 진출등 합법화한 기업형 조직으로 탈바꿈

    국내 조직폭력배들이 폭력행위로 이권을 빼앗거나 영역을 확보
    하는 것을 넘어 점차 기업화 하면서 마피아 형태를 띠고 있다.





    이제는 ‘마피아’로 간다. 과거의 조폭(조직폭력배)에서 훈장처럼 생각했던 의리와 우정은 더 이상 필요 없다. 철저한 조직 생리와 냉정한 비즈니스 마인드만 존재할 뿐이다.



    7월28일 새벽 경기 성남시 수진동 한 실내포장 마차에서 조직폭력배 성남 K파 행동대장 문모(26)씨가 회칼에 마구 찔려 숨진 채로 발견됐다. 문씨 살해범으로 경찰에 검거된 이모(26)씨는 그와 코흘리개 때부터 이웃에서 함께 살아온 20년 죽마고우. 중2 때 중퇴한 두 사람은 유흥업소에서 웨이터 생활을 함께 했고 폭력조직에도 같이 들어갔다.



    화끈한 성격도 비슷해 주먹세계 후배들로부터 인기를 끌었고 선배들의 신임을 받아 둘 다 행동대장을 맡았다. 이들은 몸에 용(龍) 문신도 똑같은 모양과 크기를 할 만큼 두터운 의리를 과시했다.



    그러나 두 사람에게 결별의 순간이 닥쳤다. 성남K파 두목은 행동대장 이씨를 호출, “조직을 배반하려는 문씨를 없애버려라”고 명령했다. 고민하던 이씨는 ‘의리’보다 냉혹한 ‘비즈니스’를 택했다. 마피아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것이다.




    20세이상 남자 1,500명중 1명이 조폭?





    조폭의 전형도 바뀌고 있다. 유흥업소의 관리권을 장악코자 영역 다툼을 벌이며, 건설현장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해 이권을 빼앗고, 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이젠 고전이 됐다. 합법화된 기업형 마피아 조직으로 탈바꿈 하면서 금융업 등에 진출하는 등 점차 기업ㆍ지능화하고 있다.



    반면 규모 10명 이하의 소규모 신규 폭력조직은 크게 늘었다. 기존의 중대규모 조직은 마피아형으로 기업화하고, 폭력 현장에는 신규 조직이 유입되는 ‘이원화’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이다.



    ‘강력범죄 소탕 100일 계획’을 펼치고 있는 경찰청에 따르면 1급 조폭 규모는 총 200여 개 파, 4,000여명. 이들은 활동동향이 정기적으로 체크될 만큼 주요 감시대상. 그러나 B,C급 폭력배까지 포함할 경우 전국적으로 400여 개 파, 1만1,000여명 정도로 추산된다. 20세 이상 남성 1,500명당 1명이 조폭 리스트에 올라 있는 셈이다.



    올들어 7월까지 경찰이 검거한 조직 폭력배는 1,7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82명)에 비해 5.9% 늘어났다. 그러나 신규 조폭은 지난해(606명)보다 78.9%나 증가, 1,084명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5.2%로 폭력조직의 주축을 이뤘으며, 30대 26.6%, 40대 이상 8.0%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는 10.2%나 차지해 갓 고교를 졸업했거나 중퇴한 10대가 구직난 등으로 꾸준히 폭력조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 수사국의 이동선 형사 과장은 “기존 대형 조직들이 금융ㆍ사채업 등 합법화한 기업형으로 전환하면서 적발 건수가 줄어든 반면 소규모 신규 조직 결성이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며 “최근의 심각한 청년실업과 ‘친구’와 ‘야인시대’등 조폭을 미화한 영상매체의 영향으로 10대들의 폭력조직 유입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에 자금대주고 경영권 뺏기도





    중·대형 폭력조직의 기업화와 함께 소규모 폭력조직도 크게
    늘었다. 사진은 영화 '조폭 마누라'의 한장면.



    조폭이 진출한 분야는 금융업계 부동산업계 등 다양하다.




    ◇ 금융업계: 서방파 두목 오모씨 등이 파이낸스 회사를 차려 금융사기 행각을 벌인 신양팩토링 사건에서 보듯 조폭의 금융업 진출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적발된 G&G 이용호 게이트 역시 조폭이 개입한 전형적인 금융사기 사건.



    국제 PJ파 고문 여운환 등은 벤처 기업의 M&A 작업을 유도하고, 가공 인물을 마치 외국인 투자자로 위장해 증시에 투자, 개미군단을 끌어 모으는 ‘작전세력’에 가담했다. 또 자금사정이 어려운 유망 벤처기업에 자금을 대주고 경영권을 가로채는 수법도 쓴다.




    ◇ 부동산업계: 굿모닝시티 상가분양에서 밝혀졌듯 합법적으로 상가 분양회사의 직원으로 옷을 갈아입고 상가 분양과정에 개입해 상인들을 속이거나 강제로 상가를 분양 시키는 등 압력행사에 나선다. 신도시 지역의 아파트 분양 등에도 막대한 입김을 행사하기도 한다.



    또 부도가 난 건물이나 입주자들 때문에 골치 아픈 건물 입찰에 관여해 경락을 받은 후 건물을 타인에게 넘기면서 건물 입주자들의 방해를 처리하는 해결사 노릇을 하기도 한다. 아파트 건설 예정부지와 재개발 지역에 건달들을 보내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고 지주 등을 협박하는 등 사고처리에 동원된다.




    ◇ 건설업계: 소규모 건설업 면허를 대여 받아 건축을 하면서 건축하청 사고처리를 한다. 건설업체에서 내장재, 알루미늄 샤시 등 부대시설을 도급 강요한다. 건설업체에서 분양하는 오피스텔, 스포츠 클럽 회원권, 상가 재분양 등에 참여한다.




    ◇ 도박계(일명 라인계): 카지노업이 폭력조직의 새로운 자금원으로 부상하면서 특급호텔 등에 개설 예정인 카지노는 물론 홍콩, 마카오 등에까지 사업진출을 노리고 있다. 또 호텔 빠징고 사업의 몰락으로 사행성 전자 오락실이 조폭의 새로운 자금줄로 정착됐다. 경마장을 무대로 사설경마를 붙이는 ‘마때기’업 등은 고전적인 수법. 요즘에는 골프장을 무대로 도박 골프를 붙여 중간이익을 챙기는 사업도 활기를 뛰고 있다.




    ◇ 마약사업: 조폭의 마약취급은 금기시 돼왔으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조직을 중심으로 필로폰 등 마약 사업에 손을 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 수준은 미미하다.



    조폭은어
       
    두바퀴 돌고, 작업하다 다시 학교로?







    짱 밟혔다 (잘못이 발각됐다), 한 두 바퀴 돌았다 (교도소에서 1~2년 살았다는 표현), 진상나간다 (원정나가 접대를 받거나, 폭력배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협박, 공갈, 폭행 등 보복을 하는 것), 난장깐다 (길에서 밤을 세운다), 노상깐다 (길에서 금품갈취), 잠수 탄다 (잠적해 연락두절), 곰ㆍ짜부 (경찰), 학교 갔다 (교도소 수감), 졸업했다 (교도소 출감), 형님 (두목), 슈킹하다 (금품갈취), 전쟁한다 (폭력배들간의 싸움), 작업한다 (상대방에게 타격을 가하거나 혼내준다), 기소 떴다 (기소중지), 달려간다 (잡혀간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 2003-10-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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