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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6 11:17:06 | 수정시간 : 2003.10.06 11:17:06
  • [스타탐구] 박수홍

    어눌한 개그로 자연스런 웃음 이끌어내는 성실男











    웃음은 돈 안 드는 보약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웃는 돼지가 더 비싸다. 웃음으로 천냥 빚을 갚을 수도 있다. 웃음은 만국의 공통어다.



    웃으면 복이 온다. 갈수록 웃을 일이 드물어 지는 세상, 특유의 ‘점잖은 개그’로 자연스런 웃음을 이끌어내고 있는 개그맨이 있다. 박수홍. 데뷔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박수홍표 웃음’의 원천을 들여다봤다.




    수줍음 많은 착한 소년 이미지





    “수홍이형이요? 너무 좋은 사람이죠. 착하고, 성실하고. 녹화 전에는 늘 기도로 준비하고, 까마득한 후배들한테도 깍듯하게 예의를 지켜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모두 형을 좋아해요.” 개그맨들을 인터뷰 할 때 마다 박수홍에 대한 칭찬은 빠지지 않고 들려온다. 존경하는, 혹은 따르고 싶은 선배를 묻는 질문에도 박수홍은 후배 연예인들의 입에 한결같이 오르내린다. 박수홍, 그에게는 분명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듯 하다.



    1991년 KBS 대학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한 그는 김국진, 김용만, 김수용과 ‘감자골 4인방’이라는 이름 아래 뭉쳐 지금까지 돈독한 우애를 과시하고 있다. 연예인이라기 보다는 수줍음 많은 소년의 이미지가 더 잘 어울리는 그는 화려한 개인기와 구성진 입담보다는 그 자신이 프로그램에 녹아 드는 자연스러운 유머로 은근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학창 시절, 오락부장은 커녕, 앞에 나가 사회 한번 봐본 적이 없어요. 오히려 고등학교 때는 내성적인 성격을 고쳐보려고 웅변반에 들었을 정도니까요. 이렇다 할 유행어가 있는 것도, 순발력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저의 어설픈 개그를 좋게 봐주시는 여러분들께 감사할 따름이죠.”



    그러나 그의 어눌하고 어설픈 개그가 팬들의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건 무대 뒤 그만의 철저한 준비 탓이다. 말 한마디, 몸짓 하나도 충분히 연습을 하고 나서야 팬들에게 보여준다. 불 꺼진 무대 뒤에서도 혼자 대본을 보며 연습하지만 일단 무대에 올라서면 천연덕스럽게 개그를 펼쳐내는 그의 모습에 대중들은 후한 점수를 준다.




    감동과 웃음 전하는 방송진행





    183㎝의 훤칠한 키가 말해주듯 애초 꿈은 모델이었다. 재수 시절, 모델 학원에도 다녀봤는데 ‘표정이 안 나온다’는 이유로 별 각광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현재 예능 프로그램의 작가로 활동 중인 동생의 권유로 개그맨 시험에 얼떨결에 응시한 것이 그만 덜컥 붙었다.



    데뷔할 당시만 해도 개그계에서 그는 엄청난 화제였다. 개그맨답지 않은 준수한 외모에 부드러운 목소리는 그야말로 신선함 그 자체였다. 아직도 그를 ‘아저씨’라고 부르는 박경림은 그의 ‘그릇’을 일치감치 알아본 사람 중의 하나다. “경림이는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참 배울 게 많은 녀석입니다. 속이 얼마나 깊은지, 정말 어떨 땐 누나같다니까요. 경림이를 포함해 주변 사람들 모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들입니다.”







    최근 들어 그의 활동영역은 더욱 넓어졌다. 각 방송사 오락프로그램을 고정으로 맡고 있으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다. 맡은 프로그램들이 거의 평소 친분이 두텁기로 소문난 김용만, 윤정수 등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방송 밖에서의 찰떡 호흡을 방송 안에서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러브하우스>에서 어려운 이웃들의 집을 멋진 궁전으로 바꿔놓거나 <아시아 아시아>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현지 고향집을 직접 찾아 가족 상봉의 기쁨을 안겨주는 그를 보면 감동과 웃음을 동시에 전하는 보기 드문 희극인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는 마포 토박이다. 너무 많이 들어서 식상한 얘기지만 그는 매번 마포 굴다리 밑에서 친구들과 놀았다는 이야기를 빠지지 않고 한다. 유명세를 좀 타고 인기를 얻으면 집을 얻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만도 한데 그는 굳이 마포를 雌暉磯? 짐 싸고 움직이는 게 귀찮다는 게 이유라면 이유다. 뭐든지 낡고 오래된 것이 좋단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는 끈끈한 정을 나눈다.




    남모르는 선행 이어와





    소문난 짠돌이이기도 하다. 개그맨 이혁재는 “수홍이 형만큼 더치페이를 철저히 지키는 사람도 드물거다. 내 결혼식 전에 거하게 한번 먹자고 해서 잔뜩 기대를 하고 갔더니 자기 먹은 것만 딱 내고 가서 놀랬다”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한다.



    허나,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박수홍이 남모르게 조용히 몇 년째 선행을 하고 있다는 걸. 매해 불우이웃 돕기 성금은 물론 소년, 소녀 가장 돕기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참가해 도움을 준다. 얼마 전엔 소아병원을 방문해 어린 환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짬이 날 때는 운동을 즐긴다. 특히 축구는 수준급인데 연예인 축구단 ‘수시로’의 주요 멤버다. 불규칙한 촬영 일정으로 자칫 잃어버릴 수 있는 건강을 축구로 챙긴다. 그 긴 다리로 공을 자유자재로 드리블하는 모습은 쉽게 상상이 된다.



    어느덧 방송생활 10년이 넘은 박수홍. 이쯤 되면 어느 정도의 요령과 지름길을 택할 법도 한데 아직도 그는 한결같은 성실함과 은근함을 지니고 있다. 우직한 걸음걸이로 ‘성실한 웃음’을 전하고 있는 그의 앞날에 늘 기분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김미영 자유기고가 minju@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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