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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6 11:38:50 | 수정시간 : 2003.10.06 11:38:50
  • [주말이 즐겁다] 강촌과 소양호
    그 곳… 추억과 낭만의 가을여정







    온갖 곡식이 익어 가는 가을 들판은 순박한 아낙처럼 늘 넉넉하다. 여기엔 가을 강도 빠지지 않는다. 거울 같은 수면엔 파란 가을 하늘 잠겨 있고, 그 맑은 물속엔 살이 통통하게 오른 물고기들이 한가롭게 유영한다. 또 이른 아침이면 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물안개도 가득 피어오른다.




    '자전거의 천국'인 강촌마을





    서울서 춘천으로 이어지는 경춘가도는 강자락의 황금 들판과 호수의 물안개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은 강촌. 물가에 있는 마을이란 뜻의 ‘물개’라는 옛 지명서 알 수 있듯이 전형적인 강변 마을이다.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경춘선 열차를 타면 1시간30분만에 바로 강촌역에 내릴 수 있을 정도로 접근도 쉬워 강에 출렁다리가 걸려있던 시절부터 젊은 연인들에게 사랑 받아 왔다.



    강촌에서 즐길 거리는 매우 많다.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번지점프, 서바이벌게임, 승마, 수상스키…. 이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건 단연 자전거. 강촌에선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즐긴다.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삼삼오오 어울려 자전거를 타러 온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가을빛 완연한 이즈음 자전거를 타고 코스모스 피어난 황금들녘을 달리는 맛이 유별나다. 이 자그마한 마을에 2인승 커플용을 포함하여 무려 1만여 대가 넘는 자전거가 있다 하니 강촌은 ‘자전거의 천국’인 셈이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끼고 달리는 자전거 하이킹 코스는 모두 8개에 이를 정도로 다양한데, 다른 지방에서 벤치마킹할 정도로 잘 정비되어 있다.



    강촌역에서 5㎞쯤 떨어져있는 구곡폭포는 강촌을 찾은 사람은 누구나 들러보는 곳. 높이 50m쯤에 달하는 폭포가 아홉 굽이나 돌아간다 하여 구곡폭포라 불린다. 거대한 바위벽을 타고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가 일으키는 물보라가 장관. 매표소 앞에 마련된 공터에 자전거를 대놓고 산길을 10분쯤 걸으면 구곡폭포에 닿는다. 자전거 이용료는 1시간에 1인용 2,000원, 연인들이 즐겨 찾는 2인용 4,000원.




    소양댐에서 배타고 청평사로





    강촌에서 승용차로 20분쯤이면 도달할 수 있는 춘천은 소양호 의암호 춘천호 같은 호수들에 둘러싸인 낭만적인 호반의 도시다. 춘천의 대표적인 호수인 소양호에서 제일 인기 있는 곳은 청평사(淸平寺).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드나들기 어려워 당시 막배를 놓친 연인들에게 특별한 추억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몇 년 전 오봉산(779m) 백치고개가 포장되는 바람에 이젠 막배에 대한 추억을 쌓을 길은 없어졌어도 청평댐에서 떠나는 배편엔 늘 연인들로 북적거린다.







    절집 오르는 산길엔 연인들이 사랑을 맹세하며 쌓은 돌탑이 즐비하다. 고요한 가을숲 어디선가 폭포소리가 들려온다. 아홉 가지의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는 구성폭포다. 단아한 바위 벼랑에 걸린 풍광이 깔끔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짝사랑에 관한 슬픈 전설 한 토막.



    중국 당나라(원나라라고도 함) 때 공주를 짝사랑하던 총각이 있었다. 하지만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은 총각은 상사뱀으로 환생해 공주의 몸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점점 야위어간 공주는 결국 이 땅의 오봉산 청평사까지 찾아오게 되었다. 공주가 이 구성폭포에서 목욕재계하고 법당에서 염불을 하자 드디어 상사뱀이 떨어져 버렸다 한다. 구성폭포 위쪽 전망 좋은 바위 위에 서있는 삼층석탑은 당시 공주가 세운 탑이라 하여 ‘공주탑’이라고 불린다.



    또 하나의 볼거리는 영지(影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정원(高麗庭園)이 원형대로 보존돼 있다. 영지를 만든 이는 고려 때 학자인 이자현. 973년 이곳에 창건했던 백암선원이 폐허가 된 자리에 아버지 이의가 세운 보현원을 문수원이라 고쳐 머물면서 이 산자락을 대규모 정원으로 꾸몄다.



    오봉산?경관을 최대한 살려 계곡에 물길을 만들고, 정원 안에 영지를 만들어 오봉산이 비치게 했으며 물레방아도 돌렸다. 또 정상으로 올라가면서 가파른 계곡을 돌로 쌓고 다듬으면서 선도량과 암자의 수도 분위기에 걸맞게 가꾸었다.



    영지의 규모는 청평사 들머리 구성폭포에서 오봉산 정상 부근의 식암(息庵)까지 3㎞에 이르는 방대함을 자랑한다. 일본 교토 사이호사(西芳寺)의 고산수식(枯山水式) 정원보다 200여 년 앞선 것이라 한다. 소양강을 지나가는 시인묵객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던 문수원은 조선 명종 때인 1550년 보우(普雨)가 중창하여 청평사로 개칭한 후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국보로 지정되어 있었던 극락전을 비롯한 많은 유적이 6ㆍ25전쟁 때 소실되었고, 현재 남아있는 건물은 보물 제164호로 지정되어 있는 회전문(廻轉門). 빙글빙글 돌아가는 문이 아니고, 중생들에게 윤회의 전생을 깨우치기 위한 마음의 문이다. 부드러운 용마루 곡선과 오봉산 바위 봉우리의 조화가 일품이다.




    ▲ 숙식= 강촌역에서 구곡폭포 입구에 이르는 길가에 분위기 좋은 카페와 식당들이 즐비하고, 민박과 펜션 등 수십 군데의 숙박시설이 있다. 청평사 입구 주변에도 민박집이 여럿 있다.




    ▲ 교통= 서울→46번 국도→경춘가도→가평→12km→강촌교(우회전하면 강촌)→의암교→천천리→소양댐 주차장. 청평사에서 소양댐 선착장으로 나오는 배는 오후 6시30분쯤에 끊긴다. 강촌의 숙식ㆍ교통 등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강촌여행 홈페이지(www.gangchon.net) 참조.

    입력시간 : 2003-10-0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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