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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6 13:38:59 | 수정시간 : 2003.10.06 13:38:59
  • 닻 올린 통합신당, 42석 금배지의 정치실험
    진보적 색채의 전국 정당 지향형, 추가 합류땐 제2당도 가능









    드디어 문을 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바로 다음날부터 끊임없이 제기돼온 신당 해법이 결국은 ‘헤쳐모여’로 귀결됐다. 국민참여통합신당. 당명에서 보여지듯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를 지원하는 든든한 우군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민주당을 박차고 나온 37명의 의원과 한나라당 탈당파 5명이 가세해 일단은 원내 3당 수준인 42석을 확보한 상태지만 개혁정당의 2석과 함께 민주당 정대철 전 대표 등 추가 합류자를 감안할 경우 2당의 위치 복원도 가능해 보인다.



    지역별로는 호남의 일부와 수도권을 주요 발판으로 영남권을 넘보는 전국정당 지향형이며, 이념상으로는 역대 정당 중에서는 가장 진보적 색채가 진한 중도좌파 성향의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민주당은 통합모임과 정통모임간 이견을 서둘러 봉합하면서 박상천 대표 체제를 출범시켜 통합신당의 원심력을 차단하기 위해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13대 국회의 평민당에서 출발한 당의 정통성을 승계한다는 의미도 되새기고 있다. 적어도 호남만큼은 내줄 수 없다는 각오로 나선 재정비다.



    한나라당은 여권 분열을 내심 즐기면서도 신당의 ‘동진풍(東進風)’을 염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신당의 영향력 축소를 겨냥해 노 정권과 결부시킨 비판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이며, 민주당과 자민련과도 선택적 공조체제를 추구할 전망이다.




    통합신당, "무조건 바꿔야 산다"





    통합신당은 참여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한다는 전제 아래 이전의 여당처럼 청와대 및 정부 정책에 대한 ‘무조건 충성’은 지양한다는 전략이다. 정치개혁과 지역구도 타파를 창당 명분으로 내건 데다 기존 정치권과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최종 목표인 총선 승리와 직결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당은 내년 총선 전까지를 ‘정치구도 변혁의 과도기’라고 규정하고, 새로운 정치실험을 모색하면서 책임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는 자세다.



    이를 위해 신당은 당장 당 내부문제부터 손을 댔다. ‘보스정치’의 산물인 사무총장직을 폐지하고 원내대표 선출 때부터 상향식 의사결정 방식을 도입한 것은 과거에 대한 첫 차별화 시도다.



    외부인사 영입과 관련해서도 특정 지역이나 특정 성향(코드가 맞다든가 등) 중심은 지양하면서 관료나 학자출신 및 시민단체 회원들을 대거 참여시킬 계획이다. 참여정당의 참신성이나 신선한 이미지를 위해 ‘깜짝 공천’도 상당수 이뤄질 수 있다. ‘무조건 바꿔야 살아 남는다’는 대명제가 당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내 구성에는 ‘젊은 피’ 전면배치로 시동을 걸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9월21일 “원내는 젊게 가고 바깥인 원외는 가능한 한 경륜을 갖춘 분들 중심으로 홍보 및 선거조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조에 따라 기성 정당의 고위 당직격인 부총무단은 386그룹을 비롯한 30~40대의 초선 위주로 인선이 이뤄졌다. 임종석 김영춘 김성호 의원 등 30~40대 초반의 개혁성향 인사로 배치했다. 수석부총무 중 최고령인 김덕배 의원도 49세다.



    또 원내중심의 조직체계에도 일대 수술을 단행, 대변인제를 없애고 홍보담당 원내 부총무로 내정된 김영춘 의원에게 당의 ‘입’ 역할을 맡겼다. 이로 인해 당은 사실상 선거시기에만 임시적으로 운영되고, 언론 창구도 국회로 일원화된다.







    김 원내대표는 “당에 대변인단을 두지 않는 것은 실제 그럴 돈도 없을 뿐더러 의원이나 언론이나 원내정당화 차원에서 국회를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신당의 정치실험적 요소에 현실적 제약도 상당하다. 국민 총의를 모아가며 정부정책을 지원해야 하는 여당 입장에서 볼 때 당내 기류는 아무래도 진보적 색채가 강하기 때문에 보수 세력들과는 상당 부분 충돌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라㈏?전투병 파병과 대북정책, 재벌규제 등 국가적 현안에 대해 어떤 식으로 조율이 이뤄질 지가 정치권의 관심인 동시에 신당이 계속 안고 가야 할 숙제로 남는다.



    신당 창당의 주역중 한명인 신기남 의원은 “신당이 내년 총선에서 전국여당이 되느냐 여부는 신당에 참여하는 개개인에게 달려있다”며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대적 대의에 순응해 신당이 구태를 깨는 노력을 쉼없이 전개한다면 민심은 지역을 떠나 우리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비의 민주당, 틈새 벌리기의 한나라당





    신당파가 떠난 잔류 민주당은 정대철 대표의 사퇴로 대표직을 승계받은 박상천 체제로 재기의 발판을 다진다. 잔류 중도파인 통합모임과 구 주류 중심의 정통모임은 9월21일 수습안을 함께 논의하면서 결속의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양측의 회동에는 통합모임에서 조순형 추미애 한화갑 김상현 김태식 강운태 의원, 정통모임에서 박상천 정균환 김옥두 최명헌 장성원 유용태 의원이 참석, 민주당의 핵심중진들이 망라됐다.



    여기서 박 신임 대표는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선출될 때까지 과도기 대표로서 당 운영과 전당대회 준비를 맡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새 지도부가 결성될 경우 ‘민주당=호남당’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가급적 동교동계와 호남출신 인사는 배제될 전망이다.



    이 경우 민주당의 새 얼굴로는 조순형 의원이 유력하며 박 대표는 당의 실무 운영을 책임지는 쪽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동교동계 등 구 주류측에서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당직 인선에서 공천문제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조치들을 고려 중이다. 이를 통해 민주당의 외연확대가 이뤄져야 일각에서 전망하는 ‘호남의 자민련화’를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신당=노무현당’ ‘총선=노 정권 중간평가’라는 이미지 확산에 초점을 맞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홍사덕 원내총무는 통합신당에 대해 “성숙한 산업사회에선 받아들이기 힘든 과격진보성향”이라고 이념공세를 취한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개방과 자유화ㆍ민주화를 요구하는 사람을 ‘반통일 세력’으로 보는 편향성과 친 과격노조 및 반 기업적 성향, 안보에 대한 고려 없는 반미성향 등 3가지 특징이 있으며, 여기에 반대할 경우 언론 탄압조차 지지하는 것이 구성 멤버들의 특징”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민주당과 통합신당간 감정적 대립을 더욱 자극하면서 민주당 및 자민련과 공조를 통해 노 대통령에 대한 대립전선을 주도해 나갈 방침이다.



    홍 총무는 “노 대통령이 정말 외로울 때 주변을 지켜줬던 조순형, 추미애 의원이 노 대통령에게 ‘반개혁적’이라고 낙인 찍히는 것을 보고 전율했다”며 “몰표를 주다시피한 일부지역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한꺼번에 매도했다”고 노 대통령과 민주당간 균열을 부채질했다. 틈새 벌리기에 전력하겠다는 향후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 2003-10-0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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