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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6 14:10:33 | 수정시간 : 2003.10.06 14:10:33
  • [이경섭의 한의학산책] 탈모


    대머리인 사람이 정력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다고 자부심을 갖는 것은 이젠 옛 이야기가 되었다.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탈모가 질환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외모를 중시하는 요즘엔 본인에게 사회 생활에서 큰 장애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의 나이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 보여 결혼을 앞둔 남성들은 퇴짜맞기 일쑤이고 판매사원들은 능력과는 상관없이 판매실적이 떨어진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자고 일어나면 베개에 머리카락이 수북하고, 머리를 감고 나서 개수대가 막힌 것을 보면서 한숨을 짓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머리가 더 많이 빠질까 걱정되어 머리 감는 것도, 빗는 것도 조심스럽다.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아쉽다.

    ‘황제내경(黃帝內經)’에는 “여자는 35세에 얼굴이 윤기가 없어지고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하며, 42세가 되면 얼굴이 다 마르고 머리가 희어진다. 그리고 남자는 40세에 머리카락이 빠지고 치아에 윤기가 없어지고, 48세에 얼굴이 마르고 머리가 희어진다.”고 하였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남녀의 노화과정을 나타낸 것이고, 병적인 상태의 탈모나 머리가 빨리 세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20~30대의 탈모 환자 수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10대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다. 젊은 사람들은 전체적인 탈모 이외에 동전처럼 한 곳 또는 몇 군데가 빠진 원형탈모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머리카락의 상태는 신장 기능을 밖으로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머리카락은 혈(血)의 나머지라고 하는데 혈(血)의 상태에 따라 그 색깔과 윤기가 달라지게 된다. 이러한 기혈(氣血)이 부족하거나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머리카락이 영양을 받지 못하여 탈모 또는 일찍 머리가 세는 증상이 발생한다. 중병을 앓았거나 출산 후, 혹은 영양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탈모가 흔히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여성은 혈(血)을 위주로 하기 때문에 혈액이 충분하고 순환이 원활해야 건강할 수 있다. 지나친 다이어트는 정혈(精血)을 부족하게 하여 빈혈과 생리불순 등의 질병을 유발하고 머리카락이 빠지면서 윤기가 없어지게 한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은 몸에 화(火)가 쌓이는데 이 불의 기운은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으므로 머리에서 초목을 다 태우는 원리로 탈모가 생기게 된다.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두통도 자주 있고, 눈도 충혈된다. 화를 잘 내는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이밖에 습열(濕熱)이나 풍열(風熱)이 체내에 왕성하게 되어 머리카락이 빠질 수 있다. 몸이 비만형이거나 평소에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서 몸에 열(熱)과 습(濕)이 생긴 사람들은 체내에 노폐물이 쌓여서 모발로 가는 정상적인 기혈의 흐름을 방해한다. 머리와 얼굴에 기름이 많아지고 비듬이 많아지며 몸이 무거워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한약으로는 신장기능이나 정혈(精血)을 도와주는 방법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수오가 머리카락에 특히 효능이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하수오를 오랫동안 복용하면 수염이 검어지고 골수가 넘치고 불로장생한다’고 하였다. 하수오 6g을 끓인 물에 삶은 검은 콩 30g을 섞어서 끓여 하루에 한번 씩 복용하면 된다. 검은깨도 신장과 간장의 기능을 돕고 자양의 효과가 있으며 호두도 역시 뇌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노화를 예방하므로 자주 먹는 것이 좋다.

    탈모는 일단 발생하면 회복하는 것이 어렵고 이미 모근이 없어져 버리면 모근의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미리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담배는 끊고, 식사 때 반드시 채소를 섭취하고 해조류 요리를 겉들이며 육류나 튀김류 위주의 식습관도 줄이도록 한다. 충분한 수면과 취미생활로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풀고 항상 편안한 마음가짐을 가지며, 머리카락을 깨끗이 유지하는 데 노력하는 것이 건강한 머리카락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인간 게놈 지도도 다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대머리가 완전히 정복되는 날까지는 “세월은 머리털을 가져가는 대신 지혜를 준다.”는 셰익스피어의 말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없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병원장


    입력시간 : 2003-10-0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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