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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6 14:11:03 | 수정시간 : 2003.10.06 14:11:03
  • [신수 훤하게 삽시다] B형 간염 예방접종


    몇일 전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40대 남성의 사망률은 여성의 3배나 된다고 한다. 좁은 땅에서 많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다보니, 과로와 스트레스가 겹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한 갑, 두 갑 피우게 되는 담배와 자의반 타의반으로 가게 되는 잦은 술자리.

    이렇게 한 해 두 해가 가는 사이 생기게 되는 급만성 질환이 중년 남성의 사망률을 높이게 되는데, 여기에다 한 수 더해지는 것이 우리나라에 유달리 많은 B형 간염이다.

    한국인의 약 60~70% 정도가 한번은 B형 간염을 앓고 지나갔을 정도로 B형 간염은 흔한 국민병이다. 감염이 되어도 대략 50~60%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요즘 내가 왜 이렇게 피곤하지?” 하는 생각이 들다가 바빠서 잊어버리고, 어느 날 검사해보면 B형 간염 바이러스의 항체를 지닌 ‘면역자’라고 듣게 된다.

    예방접종을 맞은 기억도 없는데 건강검진에서 항체가 있다고 확인된 분들은 자신도 모르는 과거의 어느 날 바이러스가 체내로 들어왔고, 또 면역계가 바이러스와 싸워 이겼으며, 부상으로 B형 간염에 대한 보호항체가 생겼다는 뜻이다. 이와는 다르게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으로 피로감, 구역, 소변과 눈의 흰자위가 노래지는 황달 등의 전형적인 급성 간염의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30~40% 정도이다.

    알게 앓고 지나갔던 모르게 앓고 지나갔던 간에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완치가 된다. 하지만 10% 정도는 만성 보균자나 만성 간염으로 남게 된다. 우리나라에 B형 간염 감염자가 많은 이유는 신생아기 감염이 많기 때문인데 태어나면서 어머니의 산도에서 감염된 피에 노출된 것이 원인 일 수도 있고, 바이러스가 분비되는 모유를 먹고 자란 것이 원인 일 수도 있다.

    이상하게도 간염 바이러스는 어린 사람에게 감염될수록 항체가 생기지 않으면서 만성화되는 비율이 높아진다. 아마도 우리 몸이 나와 남을 구별하는 능력이 생기기 전인 면역계 미숙시기에 감염되어 바이러스를 적이라고 인지하지 못하고 몸에 지니고 살게 되는 것이 원인일 것이다.

    성인이 된 후 감염되면 열명 중 한명만이 만성보균자가 되지만, 신생아기에 감염되면 10명 중 아홉 명이나 열명 모두가 만성보균자가 되며 이들이 중년에 이르게 되면 일부에서 만성 간염이나 간경화증, 심할 경우 간암으로 이행되는 것이다. 1980년대 초부터 모든 출생신생아에게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필수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받은 아이들이 중년이 될 2030년경부터는 우리나라 중년인구의 만성 간질환은 감소될 것이다.

    10년 이상 만성 B형 간염이 지속되면 22%에서는 간경화증이, 11%는 간암이 생긴다. 그러므로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으면 간염뿐만 아니라 간경화와 간암도 예방되는 셈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개발된 유일한 암 예방접종이 B형 간염 예방접종일 것이다. B형간염 접종은 3회에 거쳐 실시되는 데 처음 주사를 맞고 1개월 후와 6개월 후에 맞는 0,1,6스케줄과 매 한달 간격으로 3회 접종하는 0,1,2 스케줄이 있다.

    3회를 다 맞으면 접종 완료자 중 90%에서 보호 항체가 생기지만 10%는 면역이 생기지 않는다. 항체가 생기지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다시 3차례의 접종을 실시하면, 10명 중 3~4명에서 예방이 가능할 정도의 항체가 생기고, 6~7명은 계속해서 면역이 생기지 않는다. 정확한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으며 현재로는 ‘체질’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2차에 걸쳐 6회의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맞았는데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분들은 더 많이 맞아보아도 항체가 생기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상적인 가정이나 직장생활에서 옮게 되는 병은 아니므로 항체가 없는 것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번이라도 항체형성이 확인된 경우는 더 이상 추가접종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단,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분들이나 혈액투석을 받는 분들은 항체도 덜 생기고 또 빨리 없어지므로 추가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B형 간염은 혈액, 침, 정액, 월경혈, 젖 등 사람의 분비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많지는 않지만 주사, 수혈, 침, 문신, 발치 등으로 전염되는 경우도 있다. 또 하나 간과되고 있는 전염경로가 성교인데 미국와 유럽에서 B형 간염은 성병의 하나로 분류되어 있다. 면역이 없는 여성이나 남성이 보균상태인 배우자와 성관계를 가지게 되면 침이나 정액, 질분비물을 통해 상대방에게 전염될 수 있다. 결혼상대자가 B형 간염 보균자인 경우는 성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겠다.



    박현아 가정의학 전문의


    입력시간 : 2003-10-0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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