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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6 14:13:34 | 수정시간 : 2003.10.06 14:13:34
  • [스타탐구] 이미연

    카리스마 넘치는 '짱' 여걸












    연기 되는 '여자 최민수', 영화계 30대 베테랑으로 우뚝





    그도 한땐 청순가련의 대명사였다.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에서 긴 생머리를 찰랑거리며 수줍은 미소 한번 지으면 뭇 남성들은 사정없이 쓰러졌고, 간혹 출연하는 쇼 프로그램에서도 늘 공주풍의 옷을 입고 다소곳한 노래만 불렀다. 그런 그가 이제 연기생활 10년이 넘은 30대 베테랑 배우가 됐다.



    예전의 그 청순가련한 이미지 대신 ‘에너제틱’하다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적극적이고 솔직한 여성으로 관객 앞에 다가서고 있다. 나이 들수록 매력이 돋보이는 배우, 그 대표격이 이미연이다.



    최근 들어 할리우드는 물론이고 충무로에 30대 여배우들의 전성 시대가 도래한 느낌이다.



    이미연 이영애 강수연 신은경 황신혜 이미숙 등이 그들이다. 20대의 시행착오를 거치고 한층 성숙한 연기를 선보이는 30대는 안정된 모습으로 알맹이 있는 연기를 선사한다. 적어도 관객들은 그들의 연기력에 물음표를 찍지 않으며 그 동안 쌓은 나름의 노하우만큼 연기력을 검증받은 30대 배우들은 물이 오를 만큼 오른 연기를 자유자재로 펼쳐낸다.




    호방하고 시원한 성격의 완벽주의자





    특히 이미연은 한국의 몇 안 되는 연기되는 여자 배우중의 한 사람이다. 1987년 ‘미스 롯데’에 선발되면서 연예계에 발을 딛은 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넘버 3> <여고괴담> <물고기자리> <중독>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며 각종 영화제에서의 연기상도 휩쓸었다. 스물 다섯살에 한 이른 결혼과 원치 않는 공백기, 그리고 이혼이라는 아픔이 있었지만 오히려 지금의 그는 더욱 여유롭고 단단해 보인다.



    이병헌은 이미연을 두고 ‘여자 최민수’라고 부른다. 그와 단 10분만이라도 대화를 나눠보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인데 얼굴 가득 몸짓 가득 힘과 열정이 넘쳐난다. 마음속에 있는 걸 숨기지 못하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편이라 간혹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그만큼 솔직하고 뒤끝이 없다.



    그의 측근은 “네가 토크쇼에서 목소리를 한 톤만 낮추고 조심스레 웃는다면 지금보다 인기는 세배가 늘어날 것이다.”고 충고했다지만 이미연은 잘 알고 있다. 포장된 연기, 포장된 일상은 금세 들통이 난다는 걸. 그는 호탕한 웃음과 시원시원한 말투로 처음 본 사람도 금방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아주 드물게 ‘친화적인’ 배우다.



    그 큰 눈을 뜨고 뭐라고 소곤소곤 이야기하면 가슴에 그 말들이 꼭꼭 들어와 그대로 박힌다. 배우로서는 대단한 장점이다. 술도 꽤 마신다. 주량은 소주 한병 정도. 기분 좋게 마시고 기분 좋게 어울린다. 가끔 영화에서 술 마시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 진짜로 마신다.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지나치게 시간 약속에 민감하다는 것. 영화 촬영장에서도 계획된 스케줄대로 일정이 진행되지 않으면 그날은 하루종일 연기가 붕 떠 있을 정도다.



    “일정이 미뤄지면 몸이 피곤한 건 둘째치고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것 중 베스트를 뽑아낼 수 없어 속상하다.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잘 고쳐지지 않는다.” 누구와의 약속이든 항상 10분 전에 가 있어야 마음이 놓이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도 헤어와 메이크업을 완벽하게 끝낸 채 약속 시간 보다 일찍 와 있는 걸로 유명하다.



    지금이야 부와 인기를 얻은 부러울 것 없는 최고의 배우지만 처음부터 평탄대로를 달린 것은 아니다. 주위의 권유로 미스 롯데에 서류를 내 뽑히기는 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연예활동으로 학교엔 마음 통하는 친구 한명 없었다. 걸핏하면 학교 언니들에게 이유없이 불려가 수모를 당하기도 했고, 행동, 말투 하나 하나가 그들의 도마 위에 올려졌다.



    대학을 가서는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웠는데 하루는 지도교수에게 “너는 연기를 겉으로 한다”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당시 나는 П綬?그저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스탠바이만 해도 눈물을 흘렸는데 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왜 또르르 흘리는 눈물보다 그냥 눈에 가득 고여 있는 눈물이 더 슬퍼보이지 않는가!”




    좌절, 시련 겪으며 한층 성숙





    결혼을 하고 나서는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일단 유부녀로 낙인찍힌 충무로에서는 그에게 출연 기회를 좀처럼 주지 않았고 때문에 아무도 없는 집안에서 혼자 눈물도 많이 흘렸다.



    남편은 TV와 영화를 종횡무진할 무렵이었다. 살아오면서 단 한번의 좌절도 겪지 않은 그에게 이 공백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연기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 “그때 알았다. 내가 일 욕심이 많은 여자란 걸. 그리고 평생 연기자로 살아야 겠다는 걸. 연기하지 않고 숨쉬는 1분 1초는 그야말로 힘겨움 그 자체였다.”



    김승우와는 지금도 서로를 걱정해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은 톰 크루즈, 니콜 키드먼과 비교하며 이 둘의 관계를 신기하게 보기도 하지만 사실이 정말 그렇다.



    “함께 살 때는 연기에 대해 서로 엄청 비판적이었다. 그때 내가 안 좋은 소리를 많이 했다. 요샌 가끔 통화해도 좋은 이야기만 한다. 같이 연기하는 입장에서 서로에게 힘을 주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이혼 후 한번의 열애설이 있었지만 이 또한 사실무근으로 밝혀져 그의 반쪽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픔이라면 큰 아픔을 이겨내고 더 큰 나무로 성장하고 있는 이미연. 삶에 대한 ,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나이들수록 아름다운 이미연을 만드나 보다. 후회가 꿈을 앞서는 순간 늙는다고 한다. 한국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가 영원히 늙지않는 꿈꾸는 소녀로 대중들과 오랜 시간 함께 했으면 한다.



    김미영 자유기고가 minju@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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