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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7 14:13:12 | 수정시간 : 2003.10.07 14:13:12
  • 팔 걷어붙인 아줌마 "나도 사장"
    주부들이 만든 통합쇼핑몰 '좋은여자 닷컴'. 5개 소호 사업체로 출발



    취업 전선에 나섰을 때 가장 불리한 사람은 ‘전업 주부’ 출신이다. 더욱이 나이 많은 주부라면 면접은 커녕 서류전형에서 1순위로 탈락되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전문 기술과 자본력이 부족한 주부들이 덜컥 ‘번듯한’ 사업체의 사장으로 변신한다는 것 역시 쉽지 않다.

    하지만 뜻이 있으면 길이 있는 법. 9월 30일 인터넷에 문을 여는 통합 쇼핑몰 ‘좋은 여자 닷 컴(www.goodwomanshop.com)은 “뭉쳐야 산다”며 주부 50여명이 결의해 만든 여성 기업이다.

    피부 관리 숍, 전통 공예ㆍ홈 패션 제작업체, 글짓기 독서 지도 교육 및 강사 파견 업체, 여성상(喪)장례단(고인이 여자일 경우, 염습 등 장례 절차 일체를 여자가 도맡는 업체) 등 5개 소호(SOHOㆍSmall Office Home Office) 사업체가 한 지붕 아래 둥지를 틀었다.


    운영은 독자적, 마케팅·홍보는 공동



    이 통합 쇼핑몰에 입주한 5개 업체는 업종이나 서비스 방법 등이 서로 상이하다. 그러나 상품을 팔거나 서비스를 실시하는 대상이 여성이라는 점이 공통 분모다. 모두 서울시가 운영하는 중부여성발전센터의 취업 및 창업과정을 수료한 주부들이라는 강한 유대감 아래, 온라인 여성 기업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상품 제작이나 서비스는 전문성을 살려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마케팅과 홍보는 공동으로 한다’는 게 이들의 원칙. 홈페이지 제작 비용 및 도메인 등록에 소요된 비용 약 350만원은 센터에서 지원 받았다.

    9월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열린 오픈 준비 회의에서 각 업체 대표로 참석한 박정숙(46ㆍ피부관리샵 ‘매직스킨’), 권이선(31ㆍ전통공예 ‘옹달샘’), 국애자(46ㆍ홈패션업체 ‘한땀’), 이정임(38ㆍ글짓기독서지도 교육 및 강사파견업 ‘모퉁이돌’), 박봉숙(47ㆍ여성상장례단)씨 등 5명은 자못 진지하게 홈페이지를 구석 구석 점검했다. “홈페이지가 너무 예뻐요. 누구든 한 번 보면 혹 하겠어요.” “아직 사진 자료를 충분히 못 올렸는데….”

    예비 ‘사장’들의 얼굴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상기돼 있었다. 통합 쇼핑몰을 내기 전, 각자의 분야에서 수년 이상 기술을 익혀 온 덕분에 제품 생산이나 서비스 수준에서는 전문가임을 자부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평소 컴퓨터 사용과는 거리가 멀었던 평균 40대의 주부인 만큼, 쇼핑몰 오픈 과정은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쇼핑몰 접속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는 ‘컴맹형’ 하소연에서부터 “(홈페이지 제작 업체에) 일단 자료를 다 넘겼으니 알아서 해 달라”는 ‘책임 전가형’ 등 사연도 갖가지. 다들 가정 살림을 병행하는 주부들인지라 회의 등의 자리에 다 같이 모이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처음엔 ‘주부들이 돈을 벌면 얼마나 번다고 골치 아프게 쇼핑몰까지 하냐’며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어요. 하지만 중장년층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라는 면에서라도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어요”(박봉숙). “성격이 다른 다섯 가족이 모이다 보니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지만 타 분야에 대한 이해를 보다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좋아요. 특정 상품을 보러 왔다가 두루두루 보게 되고…선의의 경쟁도 하죠”(국애자).


    "내실있는 여성기업 만들겠다"의욕



    요즘 이들은 판매할 상품의 가격과 종류, 쇼핑몰 운영자로서의 기본 지식 등을 익히느라 밤 10시가 넘어서야 가정으로 향하는 등 막바지 준비로 분주하다. 그러나 일 속에서 성취감을 찾아가는 주부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번진다. “주부들이 함께 지혜와 땀을 모아, 내실 있는 여성 기업의 한 전형을 만들고 싶습니다.” 박정숙 씨가 방점을 찍었다.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 2003-10-0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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