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박나미의 홀인원] 꼴불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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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9 19:00:33 | 수정시간 : 2003.10.09 19:00:33
  • [박나미의 홀인원] 꼴불견


    요즈음 너무 너무 날씨가 좋다. 아침엔 약간 쌀쌀한 맛도 좋고, 낮 시간의 따뜻한 햇살도 좋다. 좋은 날씨 하나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낄 정도다.

    골퍼들에게도 요즈음은 최고의 계절이다. 너도 나도 골프장으로 향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부킹이 여간 어렵지 않다. 가까스로 새벽 타임이라도 얻으면 감지덕지할 판이다.

    골프장에 사람이 많이 모이다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이 종종 눈에 띈다. 오늘은 골프장의 꼴불견을 얘기하려 한다. 물론 이런 매너없는 모습은 결코 보이지 말자는 뜻에서다. 자기 스스로 매너좋은 골퍼라고 생각하는 독자라도, 혹시 무심결에 한 자신의 행동이 예의에 어긋나는 일일 수도 있으니 끝까지 이 글을 읽어주시길.

    요즘 들어서는 남녀 가리지 않고 동창모임, 친목 그룹 모임 등 단체 골퍼들이 부쩍 많이 골프장을 찾는다. 예전보다 모임 횟수도 많이 늘어난 듯 하다. 이런 경우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치다 보니 3~4 명의 팀으로 온 것보다는 가고 난 흔적이 많이 남는다. 우선 단체팀이 오면 라커룸 앞에 가방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다른 플레이어들을 방해할 정도일 때도 있다. 또 라커룸 부근에서 시끌벅적하게 떠들어대기 일쑤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라운딩에 들어가기도 전에 기분을 상하게 된다.

    보통 우리나라 골프장에서는 앞 팀이 그린 위에서 퍼팅으로 홀을 마무리할 때쯤 뒷 팀이 티샷을 한 뒤 세컨샷을 준비하는데, 이는 결국 두 팀이 한 홀을 같이 이용하는 셈이다. 그래서 앞 팀은 뒷 팀이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만의 고유한 로컬룰로 자리잡은 게 사실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마치 자신이 챔피언 퍼팅을 남겨놓고 있는 프로선수라도 되는 것처럼 라이를 읽고 또 읽고 하면서 지나치게 시간을 오래 끄는 골퍼들이 가끔 있다. 신중한 것은 좋지만 너무 심할 때가 적지 않다.

    그린 위에서 볼이 홀에 들어가는 순간, 뒷 팀이 서 있는 곳까지 크게 들리만큼 “나이스 파”를 외치는 사람도 있다. 식당에서 나오자 마자 이쑤시개를 입에 질겅질겅 물고 나오는 사람도 있고, 아무리 골반바지가 유행이라지만 벨트를 안해 바지가 엉덩이 걸쳐 걸을 때 마다 잔디를 질질 끌고 다니는 사람(가끔은 모자까지 삐딱하게 써 랩퍼인지 알았다)도 있다. 홀 중간 중간에 마련되어 있는 의자를 뒷 팀이 왔는데도 비켜주지 않는 사람, 앞 팀이 티샷을 하고 있는데 스파이크 소리를 ‘딱딱’내면서 티마크에까지 오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차라리 골프를 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매너없는 골퍼들이다.

    세계무대에서는 한국 골프의 위상이 점점 올라간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골프장에서 아마골퍼들의 골프 예절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듯해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골프장을 만들기가 어려운 나라가 또 어디에 있나? 좁은 땅 안에서 산 깎고 나무 심고 꽃 심고, 이렇게 힘들게 고생고생해서 만든 골프장 안에서 그런 예의없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화가 날 정도다. 조금만 신경쓰면 되는 것을 무의식적인, 사소한 행동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골프 칠 자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알다시피 골프는 예절운동이다. 매너를 중요시한다. 골프장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가 있는 것이다. 라운딩 파트너에 대한 매너, 자연에 대한 매너, 골프 코스에 대한 매너를 모두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그건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되는,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박나미 nami8621@hanmail.net


    입력시간 : 2003-10-09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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