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시네마 타운] 쌍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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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10 16:21:29 | 수정시간 : 2003.10.10 16:21:29
  • [시네마 타운] 쌍웅
    최면술 전문가와 강력계 형사의 '범죄와의 숨바꼭질'



    한국과 홍콩영화 사이에는 몇 가지 흥미로운 점들이 있다. 60년대 한국영화의 황금기 시절에는 신상옥을 비롯한 감독들이 홍콩으로 ‘초대’되어 그곳에서 영화를 제작하거나, 한국 배우들이 홍콩 감독들의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했었다. 홍콩은 한국영화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였다.

    그러나 한국영화가 침체기에 빠져 호스티스류의 영화를 만들고 있을 때 홍콩영화는 쿵후에 기반한 혁신적인 액션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 뿐 아니라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바로 홍콩영화의 황금기인 80~90년대 중반까지는 한국에서도 홍콩영화 마니아가 가장 많았던 시기이고, ‘홍콩 느와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필름 느와르’라는 30년대 미국의 어둡고 음울한 갱스터 영화 장르에서 검정색을 뜻하는 불어 ‘느와르’를 따와 홍콩의 액션영화에 대한 새로운 명칭을 만들어낼 만큼 홍콩영화는 한국 시장을 점령했었다.

    쯔이학(徐克)과 응유셤(吳宇森)으로 대표되는 감독들은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액션과 창의적인 카메라 움직임, 종종 로맨틱 멜로가 가미된 영화들로 수많은 한국 관객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얻어냈다. 최근 텔레비전 드라마 <다모>가 무협멜로 혹은 액션멜로라는 장르로 성공했는데, 이 드라마의 장르는 주로 서극이 제작 혹은 감독을 맡았던 영화들에서 종종 발견되던 특징이기도 하다. (홍콩영화의 팬이라면 <다모>에서 과거 홍콩 무협영화에 대한 향수를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동료경찰의 자살에 얽힌 진실은?



    홍콩의 중국반환을 계기로 전성기를 대표하는 감독들과 배우들이 할리우드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홍콩영화는 종말론마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인데, 최근 한국에서 개봉된 홍콩영화들은 그런 소문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는 듯 하다.

    <쌍웅>도 찬묵싱(陳木勝)감독의 초기작들과 비교할 때 화면은 세련됐지만 구성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주로 멜로 영화의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라이밍(黎明)은 <쌍웅>에서는 반복되던 역할을 벗어나려는 듯 냉정하고 내면을 알 수 없는 최면술 전문가 칭으로 등장한다. 그는 경찰 친구와 한 팀을 이뤄 범죄 해결을 위해 일하다가 살인죄로 7년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강력부 소속 엘리트 형사 킨은 동료 경찰의 자살을 둘러싼 미묘한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칭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된다. 경찰의 감시 하에서도 칭은 순식간에 수갑을 풀고 없어졌다 다시 나타나기도 하면서 점점 그의 실체를 궁금하게 만든다. 왜 살인을 했는지, 진심으로 킨과 경찰을 도와주려는 건지,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겉으로 차갑고 여유로워보이던 칭은 사실 익숙한 멜로 대사를 반복한다: “내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행복은 너와 함께 있는 거야.”

    칭은 강제로 헤어지게 된 아내와 다시 결합하기 위한 절절한 이유가 있었고, 사랑 때문에 덮어쓰게 된 죄로 인해 감옥에 있으면서 어떤 고강도의 최면술보다 사랑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킨과 칭은 서로의 개인적인 문제를 도와주면서 범죄 해결의 ‘영웅 듀오’로 활약한다.

    킨이 해결하려고 했던 범죄 조직에 칭도 연루가 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전혀 연결이 없어 보였던 몇몇 범죄 장면들은 최면술에 능한 조직의 우두머리로 좁혀진다. 프란시스로 밝혀지는 이 사악한 인물은 칭과 원한관계에 있으며 칭의 아내를 인질로 잡아 거액의 보석을 손에 넣으려고 최면술과 총기를 무자비하게 사용한다.

    반면 킨은 경찰 여자친구 브렌다(림카얀)와 문제가 있고, 그가 꾸는 악몽이 과거 애인을 구하지 못한 죄책감이라는 것을 제외하곤 사건 해결을 위해 물불 가리지않는 전형적이고 단순한 경찰이다. 킨은 칭을 통해 범죄를 해결하는 것 이외에도 애정표현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죄책감에서도 해방된다. 그리고 브렌다와 해피엔딩을 맞는다.


    중국에 대한 홍콩의 충성심 물씬



    <쌍웅>은 항상 두 명의 남성이 나오는 액션 영화가 언제 어디서에나 그렇듯이 우정 혹은 동지애를 부각시킨다든지, 액션의 필수조건이 되어버린 자동차 추격 장면과 총격전, 폭파 장면이 골고루 배치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두 주인공이 로맨틱한 이성애자들이라는 전혀 새로울 게 없?재료만 가득하다.

    거기에다 독특한 맛이 날 거라고 믿었던 최면이라는 양념과도 조화에 실패했다. 의아했던 부분들이 해소되거나 사라지지 않으면서 뻔한 결말로 치닫는 과정을 보는 것은 두 주연 배우들의 흠잡을 데 없는 연기와 어지럼증을 느끼게 하는 아슬아슬한 스턴트가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혹시 홍콩의 최면술 대가(미국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칭이 베이징에서 온 아내에게 진실한 사랑을 느끼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얘기는 정치적으로 홍콩의 중국에 대한 충성심을 말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렇게 살아 남은 아내는 칭과 헤어지면서 잃었던 시력을 회복하고 공원에 앉아 행복한 얼굴로 베이징으로 돌아간다고 얘기하는 것은 그 마음을 알았으니 안심하고 복귀한다는 것은 아닐까? 그런 정치적 결말 때문에 영화와 칭이 희생된 건 아닌지.

    시네마 단신
       





    송일곤 감독, <거미숲>주연에 감우성 캐스팅



    단편영화 <소풍>으로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칸영화제 단편경쟁부문 심사위원대상을 받아 화제를 모았고, 장편 데뷔작 <꽃섬> 역시 2001년 베니스 영화제에 진출하는 등 세계 영화제를 통해 이목을 집중시켰던 젊은 감독 송일곤의 스릴러 <거미숲>(제작 오크필름)의 주연에 감우성이 캐스팅됐다. <결혼은 미친짓이다>로 급부상한 그는 차기작 결정에 신중을 기하던 중 <거미숲>의 시나리오를 읽은 바로 당일 날, 어렵지 않게 출연을 결정해 제작진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도쿄 영화제 개막작에 선정



    김기덕 감독의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이 11월 22일부터 30일까지 열리는 도쿄필름엑스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도쿄필름엑스 영화제는 '신작가주의 국제영화제'를 표방하며 4년 전에 시작됐다. 모두 9편이 초청된 경쟁부문에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와 김성호 감독의 <거울 속으로>가 진출했고, 장선우 감독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특별상영작으로 초대를 받았다. 2001년 열린 제2회 도쿄필름엑스 영화제에서는 송일곤 감독의 <꽃섬>이 그랑프리의 영예를 안았다.





    장병욱 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 2003-10-1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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