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女 + 美]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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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15 15:58:24 | 수정시간 : 2003.10.15 15:58:24
  • [女 + 美] 혼돈




    ■ 제목 : 무제 (Untitled)
    ■ 작가 : 루이즈 부르주와 
             (Louise Bourgeois)
    ■ 종류 : 섬유 조각
    ■ 크기 : 25.4cm x 64.8cm x 45.7cm
    ■ 제작 : 1998
    


    일정 기간 상당수의 사람들이 어떤 행동양식을 자유로이 선택, 채용, 폐기함으로써 생기는 광범위한 사회적 동조행동현상을 나타내는 ‘유행’은 사전적 의미대로라면 개인에게서 비롯되어 집단에 이르는 의식을 나타낸 것이다.

    동시대성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는 것은 미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개성을 지닌 작품들은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초현실주의 등 공통된 특성을 지닌 하나의 사조로 나뉘는데 이 또한 그 시대 예술의 유행으로 말 할 수 있다. 판타롱 바지가 유행할 때 혼자 미니스커트를 입기 어색해 하는 대중 심리처럼 미술작가 또한 시대의 미술 성향을 전혀 무시하긴 어렵다.

    그러나 프랑스 작가 루이즈 부르주와는 처음 작품을 시작했을 때부터 현재 90이 넘는 고령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특이한 작품관을 고집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초기 몇 점의 유화와 판화를 제외하면 모두 조각만을 완성했고 ‘아버지의 파괴’, ‘은신처’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어린시절 겪은 성에 대한 정신적 외상을 스스로 치유하는 노력을 작품을 통해 드러냈는데 태피스트리를 복원하는 아버지의 일을 도왔던 영향으로 천을 이용한 작품에 애착이 많았다.

    ‘무제’에서 보여지는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혼성 묘사는 여성의 남성성(아니무스)과 남성의 여성성(아니마)이 동시에 공존하는 인간으로서의 우선적 이해와 함께 꿰매거나 붙이는 과정을 통한 자신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부르주와 자신이 ‘나에게 있어 조각은 신체이며 내 육체는 바로 내 조각이다.’라고 말한 것과 같이 자신의 삶을 규정했던 성적 사회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녀의 작업들은 외부에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로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이었다.







    장지선 미술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3-10-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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