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장덕균의 개그펀치] "아예 왕을 뽑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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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1.19 15:15:08 | 수정시간 : 2003.11.19 15:15:08
  • [장덕균의 개그펀치] "아예 왕을 뽑읍시다"


    연간 버려지는 휴대폰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폐휴대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엄청난 양의 쓰레기라는 차원을 넘어 납, 카드뮴 등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이 다량 노출되어 환경오염이라는 심각한 문제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내 경험처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잃어버린 경우나 고장으로 인해 버려진 휴대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무선인터넷, 카메라, 동영상, MP3등의 새로운 기능들이 휴대폰 속으로 하나 둘 첨가되면서 단지 유행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폐기처분된다고 한다. 작은 소품까지도 촌티를 따지고, 유행에 민감하고 예민한, 이른바 옛것이라면 ‘딱! 질색’이라는 X세대들의 열광적인 지지 속에 휴대폰시장의 매출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환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신기하게도 이런 X세대들의 눈과 귀를 자극하는 고리타분한 옛것이 있다. 이것이 무엇인고 하니 바로 ‘사극’ 이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대장금’의 경우 보통 사극에서 왕의 주변에 카메라 초점을 맞추는 것과는 달리 ‘수라간’ 즉 지금의 부엌에서 일어나는 궁중 내 하층민들의 애환과 갈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있다.

    ‘장금’이라는 직업의식이 투철한 고전판 ‘커리어우먼’의 성공담을 스토리로 풀어나가면서 동시에 화면에 등장하는 가지각색의 감칠맛 나는 궁중음식들도 시청률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용의 눈물’, ‘태조 왕건’,‘허준’, ‘명성왕후’, ‘여인천하’, ‘상도’에 이어 최근 제작되는 사극 드라마의 수 만 해도 엄청나다. 사극 열풍은 브라운관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조선남녀상열지사 스캔들’, ‘황산벌’ 등 스크린에까지 전방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이것은 보는 이의 호감을 살 수 있도록 새롭게 대본이 재구성된 것이 사실이지만 단지 이것만이 사극열풍을 몰고 왔다고 보기에는 무언가 부족함이 느껴진다.

    역사과목이라면 죽었나 깨어나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X세대들의 화두가 사극이 된 연유는 무엇일까? 묘한 의문점이 생긴다. 이들 사극의 주무대가 되는 조선시대와 현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무래도 왕과 대통령이라는 절대 권력자의 명칭 차이일 것이다. 요즘 정치판은 가히 난장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을 협박해 수백억원대의 선거자금을 뜯어내고 끊이지 않는 당내 분열까지, 그야말로 서로들 못 잡아먹어서 안달들이다. 사나운 야생 짐승인 늑대도 자기 종족끼리는 서로 보듬어주고 먹을 것도 나눠준다는데 늑대보기에도 부끄러운 장면들만 벌어지고 있으니 이 무슨 판국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늘어가는 것은 국민들의 불신감뿐이다.

    개중 핫 이슈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습니다” 라는 발언의 파문일 것이다. 대통령을 못하겠다며 울먹거리는 노 대통령에게 국민들은 어떤 답변을 해야 할지 참으로 막막할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대통령이라는 직책은 하기 싫다고 떼쓰면 안 해도 되는 직책이 아닌 것만은 우리 국민들 모두가 안다.

    왕이 나오는 사극에 열광하는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만일 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못 받으면 새로 대통령을 뽑지 말고 아예 왕정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떨까? 국민 모두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뭬야!”라는 말투를 써봄이 어떨지? 그리고 현재 교수형인 사형제도를 폐지하고 중죄를 지은 사람들에게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사약을 ‘원 샷!’ 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자 목 끝으로 넘어오는 사약의 쓴맛을 기다려야 할 부패한 정치인들은 이제 알아서 “어서 줄을 서시오!”

    왕정이 부활된다면 지금보다는 조금은 평온한 대한민국이 되지는 않을까?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입력시간 : 2003-11-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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