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2004 총선 열전지대] "영원한 동지는 없다"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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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2.23 16:26:09 | 수정시간 : 2003.12.23 16:26:09
  • [2004 총선 열전지대] "영원한 동지는 없다" 진검승부
    DJ 정부 핵심요직 지낸 인물, 분당으로 정치적 행보 갈려



    4월 총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대결 구도이다. ‘본가와 분가’의 혈투가 예고되는 선거구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이들 지역 중 유난히 눈길을 끄는 곳은 서울 구로을.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수석과 장관 등 핵심요직을 지낸 두 인사가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게 됐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한길 전 문화관광부 장관.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맞서게 된 셈이다.

    특히 구로 을은 이신행ㆍ장영신ㆍ한광옥 전 의원 등 지난 10여년 동안 지역구 의원들이 한결같이 선거법 위반 및 뇌물수수사건 등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비운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현재 이 지역 출신은 한나라당 이승철 의원이다. 따라서 두 전직 장관이 박빙의 접전을 펼칠 경우 이 의원이 어부지리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DJ 정부에서 김ㆍ이 전 장관의 이력은 무척 닮은 꼴이었다. 장관으로 입각하기 전까지 이씨는 청와대 복지노동수석을, 김씨는 정책기획수석을 지내면서 DJ의 각별한 신임을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 출범과 동시에 불어 닥친 민주당 분당의 와중에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정치행보를 보였다.

    지난 11월 민주당에 입당한 이 전 장관은 구로을 지구당 위원장을 맡아 17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일찌감치 지구당을 맡아 운영해 온 김 전 장관으로서는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난 것이다. 김 전 장관은 지난 9월 민주당을 탈당, 이 지역에서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DJ정부 출신 각료로는 민주당에 처음 입당한 이 전 장관은 “민주당은 어려운 시기에 많은 일을 한 개혁적 국민정당이어서 선택했다”면서 “인위적인 방식을 통한 정계개편은 성공한 경우가 많지 않다”고 열린우리당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그는 또 “김 전 장관은 강남이나 분당에 맞는 이미지를 가진 인물”이라며 “민주당 탈당 후 그에게 호남출신 유권자가 완전히 등을 돌렸다”고 김 장관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장관측은 ‘힘있는 지역 일꾼론’을 내세우며 민주당 분당을 둘러싼 이 전 장관측의 비난 공세에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김 전 장관측은 “김 전 장관은 분당을 반대한 입장이었지만 새 정치를 하자고 양자택일을 요구받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호남ㆍ충청 표심이 최대 변수



    벌써부터 양측의 기세싸움이 뜨겁다. 한쪽에서 “지역여론조사 결과 우리가 앞선다”고 하자 다른 쪽에서는 “선거법 위반 아니냐”며 발끈했을 정도. 최대변수는 이 지역 유권자의 50%를 웃도는 호남ㆍ충청 표심의 향배이다.

    이와 관련, 충남 보령 출신인 이 전장관이 유리하다는 분석과 함께,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문제가 총선의 핫 이슈로 떠오를 경우 김 전 장관측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나라당 이승철 의원측은 내심 두 사람의 싸움에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눈치다. 이 의원측은 “시장과 구청장이 모두 한나라당 소속인 데다 박자가 잘 맞기 때문에 지난 2년간 구로가 많이 좋아졌다”며 “현재의 선거구도로 볼 때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자신했다.

    그 동안 선거 때마다 변방에 지나지 않았던 구로 을에서 펼쳐질 ‘DJ 맨들의 4월 결투’는 과연 어떻게 끝날지 주목된다.

    입력시간 : 2003-12-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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