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신년-아침 열풍] 종달새형 vs 올빼미형 4인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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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2.24 11:33:56 | 수정시간 : 2003.12.24 11:33:56
  • [신년-아침 열풍] 종달새형 vs 올빼미형 4인 토론
    "다양성의 시대, 생활패턴일 뿐"
    문화적·인간적 특성의 차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 존중해야




    △ 이은철 실장, 정지향 부장



    “아침이 성공을 결정한다” VS “글로벌 시대에는 낮과 밤이 따로 없다”

    새해 ‘자기 업그레이드’를 꿈꾸는 이들이여, 잠깐만 시간을 좀 내자. 어떤 삶의 모습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지 도움을 줄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 모두들 ‘아침형 인간’이 돼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아니다’ 싶은 사람이면 이 자리가 더 반가울 지 모른다. 요즘 이효리 만큼이나 뜨고 있는 ‘아침형 인간’에 대해 강한 반대 의견을 갖고 있는 동지(?)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는 주간한국이 아침형 인간(종달새형)과 야간형(올빼미형) 인간의 생활을 각각 들여다보고 현대인의 삶에 맞는 발전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계획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마련했다. 참석자 4명은 분명히 평범한 직장인인 데, 말하는 모양새를 보니 거의 토론전문가 수준이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자기 주장에 대한 양보는 거의 없었다.

    4명의 이력은 이렇다. 이은철씨(41). 대한교과서주식회사 홍보실 실장이다. 본인이 아침형 인간이면서 골수 예찬론자다. 정지향씨(37ㆍ여). 역시 아침형 인간으로 ㈜인컴브로더 PR사업부 부장이다. 박한기씨(38). 잘 나가는 젊은 벤처인이다. ㈜토필드 부설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조희수씨(33ㆍ여). 방송 작가다. 미혼인데도 모 방송국 프로그램인 ‘주부, 세상을 말하자’의 작가다. 박씨와 조씨는 ‘내 에너지는 밤에 살아 움직인다’고 주장하는 야간형 인간이다.


    양보없는 4인 토론, 주장 팽팽



    - 종달새형 혹은 올빼미형 생활을 하게 된 시점과 계기는?

    △이은철 실장= 3년 전 경기도 마석으로 이사를 간 뒤 ‘아침형 인간’이 됐다. 출근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연히 일찍 일어나게 됐다. 사실 그 전에는 ‘몇 분만 일찍 일어나야지’ 하고 수없이 결심해도 잘 안됐다.

    △박한기 소장= 고등학교 때부터 올빼미형 생활을 해왔다. 지각을 해 야단도 많이 맞았지만 고치지 않았다. 밤 10시가 지나야 집중력이 높아져 공부가 잘 됐으니까. 사회에 나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첫 직장에선 출근 카드를 찍어야 했는데 그래도 꾸준하게(?) 늦게 갔다. 지금 소장으로 있는 연구소에선 출퇴근 시간을 따로 두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도록 하고 있다.

    △정지향 부장= 올 2월께 우연히 아침형 인간에 관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게 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묵상으로 하루를 여는 커뮤니티였다. 바로 가입 한 뒤 오전 7시부터 시작해 6시 30분, 6시까지 단계별로 기상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조희수 작가= 나의 생체 시계는 원래부터 야간에 맞춰져 있었던 것 같다. 중ㆍ고등학교 시절에도 새벽 2시 이전에 자면 왠지 불안하고 새벽 3시쯤 되어야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 현재의 종달새형 혹은 올빼미형 생활에 가장 만족하는 점은?

    △이 실장= 우선 건강이 좋아졌다. 일찍 일어나면서 예전보다 수면 시간이 조금 짧아졌는데도 몸 컨디션이 아주 좋다. 또 회사에서도 부지런하다는 얘기를 듣는 편이다.

    △박 소장= 일상의 스트레스를 푸는데는 올빼미형이 더 낫다. 자주 새벽 무렵에 동해안에 가서 바다를 보고 오곤 한다. 이른 아침에 바라보는 바다는 얼마나 깨끗한지…. 돌아와서 2시간 정도 눈 붙이고 가벼운 맘으로 새 날을 시작할 때도 많다. 건강, 건강 그러는 데, 야간형 인간도 건강하다. 올빼미 생활도 규칙적으로 하면 인체가 길들여진다.

    △정 부장= 하루를 정성스럽게 시작한다는 측면에서 대만족이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아침형 인간이 되고자 한다면 피곤하겠지만, 스스로를 통제한다는 마음이라면 즐겁지 않나.

    △조 작가= 밤을 새워가며 일한 다음에 새벽을 맞을 때면 참 뿌灼求? 아침형 인간이 이른 아침에 일어나 느끼는 감정과 비슷할 거다. 밤은 감수성이 가장 꽃피는 시간이다. 그때 눈을 감고 있다면 너무 아깝지 않는가.

    △ 박한기 소장, 조희수 작가

    - 일반적으로 아침 문화와 밤 문화는 현격한 차이를 가진다. 이에 대한 생각은?

    △이 실장= 아침 문화가 밤 문화보다 건강하다. 누군가 이렇게 말하더라. “아침은 생산의 문화고, 밤은 소비의 문화다.” 한때 글을 쓴답시고 야간형 생활을 고집했던 적이 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뭘 하기보단 낭비했던 시간이 많은 것 같다.

    △박 소장= TV를 보거나 술을 마시면서 밤을 지새는 것은 정말 비효율적인 생활이다. 그러나 자기 절제를 하며 나름대로 규칙에 따라 생활한다면 밤 생활이라고 낭비되는 시간이 많은 것은 아니다. 또 요즘에는 야간에 접할 수 있는 문화가 훨씬 폭 넓다. 아침 운동보다 밤 운동이 더 건강에 좋다는 말도 있다.

    △조 작가= 밤 문화는 음성적이고 건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 편견이다. 그리고 밤의 소비가 아침의 생산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니 부정적으로만 바라봐선 안 된다.

    - 업무의 효율성 측면에서 본다면?

    △이 실장= 조직 생활에서는 아침형 인간이 단연 경쟁력이 있다. 업무 시작 시간이 보통 오전 8~9시인데 늦잠을 자서 쫓기듯 업무를 시작하면 하루가 힘들고 한달이 괴롭다.

    △박 소장= 아침형 생활이 모든 사람에게 잘 맞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때 아침형으로 바꿔보려 했는데, 잘 적응이 되지 않았다. 아침에 시험을 보거나 발표를 하게 되면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모두가 특정한 패턴을 함께 따라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양한 개인의 성향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최대한의 능력을 뽑아내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정 부장= 나이가 들수록 아침형 인간이 된다. 그건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삶이 현명하게 사는 길이라는 걸 깨닫기 때문이라고 본다.

    △박 소장=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밤을 버려둘 수는 없다. 수출하려면 외국과 시간을 맞춰야 하는데 아침형 인간만 고수해선 교류가 될 수 없다. 연구소의 영업 직원들에게는 될수록 밤 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 아침형 인간 혹은 야간형 인간을 꿈꾸는 분들에게

    △정 부장= 환경 보존의 측면에서도 아침형 생활은 중요하다. 인류가 밤에 불을 환하게 밝히고 산 것은 채 100년이 되지 않는다. 그 100년 사이 우리의 환경이 얼마나 많이 파괴됐나? 후손에게 물려준 환경 문제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

    △박 소장= 그건 맞다. 하지만 지금 모두가 같은 시간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 밤 문화가 정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다양한 직업이 생겨나고 있는 만큼 야간형 인간의 몫도 점점 커지게 될 것이다.

    △이 실장= 일찍 일어나려는 노력은 삶 자체를 보다 의욕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준다. 늘 피곤하게만 느껴지는 삶을 바꾸려는 마음이 있다면 그 시작으로 일찍 일어나는 방법을 택해보라. 삶을 즐기게 될 것입니다.

    △조 작가= 모든 사람에게 아침형 인간이 되라고 강요한다면 정말 끔찍한 사회가 될 것이다.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해 상당히 치열하게 살고 있다. 그럼에도 ‘좀 더 일찍, 좀 더 일찍’ 일어나라고 경쟁하는 것은 서로 숨막히게 하는 것이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현대 사회에 맞게, 각기 다른 생활 패턴도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배현정 기자 hjbae@hk.co.kr


    입력시간 : 2003-12-2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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