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대부업 황금어장에 폭풍우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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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2.07 16:52:21 | 수정시간 : 2007.02.07 16:52:21
  • 대부업 황금어장에 폭풍우 불까
    연 66%의 폭리로 부작용 속출… 이자제한법 부활 움직임에 업계 초긴장







    이종걸 열린우리당 의원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엄청난 고금리를 바탕으로 성장가도를 질주해온 대부업 시장에 과연 브레이크가 걸릴까.

    최근 국회와 정부에서 1998년 폐지된 이자제한법의 부활이 공론화되면서 대부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연리 66%라는 합법적 고금리의 황금어장에 언제 어떤 풍파가 몰려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국내 대부업계는 2002년 대부업법 제정 이후 지난 수년간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급팽창했다. 외환위기 이후 제도권 금융기관의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개인신용도가 낮아 돈 빌릴 곳이 없는 서민들이 많아져 잠재적 수요층이 두터워졌다. 말하자면 물반 고기반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합법적 고금리에 서민대출자 죽을 맛

    장사가 되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어 전체 등록 대부업체 숫자는 2005년 3,000여 개나 늘어났고 이어 2006년에도 상반기에만 1,800여 개가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등록된 대부업체 숫자는 약 1만6,400개에 이르고 있다. 미등록 업체까지 포함하면 전체 대부업체 숫자는 4만개를 웃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전국에 뿌려진 광고지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전체 대부업체 수는 대략 4만3,0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시장 규모도 엄청나다. 등록 업체보다 미등록 업체가 훨씬 많아 정확한 집계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2005년 한국금융연구원이 금융감독원의 대부업 이용자 실태조사 자료 등을 근거로 추정한 결과로는 약 40조원(대부 잔액 기준)에 달했다.

    근래에는 사채업자 등 군소 토종업체 외에도 돈 냄새를 맡은 외국계 자본이 몰려오면서 대부업 시장은 더욱 활황세를 띠고 있다. 이미 국내 대부업시장의 중심세력으로 자리잡은 일본계 자본에 이어 지난해부터 영미계 자본의 한국 진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스탠다드차타드, 메릴린치 등 세계적인 금융그룹까지 자회사를 설립해 국내 대부업 시장에 새로 진입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 조사국 금융산업팀 최인방 과장은 “외국계 자본은 기존 업체들보다 훨씬 풍부한 자금력과 앞선 금융기법을 토대로 대부업 시장의 확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고금리로 인한 서민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국회, 정부에서 이자제한법 제정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지면서 대부업계는 요즘 ‘봄날은 가는 게 아니냐’는 고민에 휩싸여 있다. 또 협회 등을 통해 이자제한법이 도입되면 대부 시장이 더욱 음성화할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실 이자제한법 부활은 민주노동당이 수년 전부터 줄기차게 주장해 왔지만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법무부가 법안 마련을 추진하면서부터다. 하지만 관련 부처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법무부의 시도는 무산됐다. 재정경제부가 “자율성을 중시하는 시장 논리에 맞지 않고 설령 이자제한법을 도입하더라도 대부업체들이 오히려 음성적으로 영업을 할 가능성이 높아 실효성도 없다”는 논리로 반대한 때문이다.

    이자제한법안 마련 작업을 담당했던 법무심의관실 강해운 검사는 “지난해 3월에 연구를 시작해 재경부 담당자들과 7차례나 협의를 가졌지만 경제논리를 앞세운 재경부 쪽과 기본적인 시각차가 너무 커 결국 12월에 정부안 발의는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당시 사정을 밝혔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는 국회 쪽에서 이자제한법 부활을 들고 나왔다. 열린우리당 이종걸 의원과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각각 다수 의원들의 의사를 모아 이자제한법안을 대표 발의한 것이다.

    양쪽의 법안은 모두 민생 보호를 목적으로 마련됐지만 내용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먼저 이종걸 의원안은 금전 대차의 이자상한선을 40%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하지만 66%의 금리를 인정하는 대부업법의 적용을 받는 대부업체는 여기에서 제외돼 있다.

    법안이 발효되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이 의원측 입장이다. 기존 대부업법을 무시하고 음성적 영업을 하는 미등록 대부업체들이 더 강화된 이자제한법의 적용을 받는 것을 피해 등록 업체로 양성화될 것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연 평균 223%(금감원 통계)라는 살인적 고금리 영업을 해오던 악덕 미등록 업자들을 그나마 66%의 금리 테두리 안으로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이에 비해 심상정 의원안은 한층 강도 높은 규제 방안을 담고 있다. 모든 금전 대차의 이자상한선을 25%로 제한했다. 기존 대부업체들도 예외가 아니다. 심 의원측은 1998년 폐지된 이자제한법의 시행령이 이자상한선을 25%로 했기 때문에 이 법안이 결코 과도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심 의원실 김재홍 비서관은 “외환위기 이후 고금리 정책을 쓰면서 서민가계가 파탄났는데 이제 저금리 시대를 맞아 서민금융의 이자율도 대폭 낮춰야 하는 게 순리”라고 밝혔다.

    소외계층 배려한 금융제도 활성화 절실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서민들의 금융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는 이자제한법의 도입 못지않게 소외계층을 배려한 금융제도의 활성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령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처럼 무담보 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딧)을 해주는 서민 금융기관을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임동현 국장은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밀려난 신용불량자나 채무자들인데 이들이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는 것을 막아주는 게 정부의 할 일”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서민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공적 금융기관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02/07 16:52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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