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뜨거운 감자' 엔화 약세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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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4.25 13:57:26 | 수정시간 : 2007.04.25 13:58:02
  • '뜨거운 감자' 엔화 약세 어쩌나
    선진 7개국 재무장관 회담, 엔 캐리 트레이드 문제 등에 함구
    글로벌 증시에 미칠 충격 우려… 100엔 760원대 하락 전망도





    3월 중순 이후 최근까지 은행권의 외환딜러들은 죽을 맛이었다. 달러/원 환율이 935원대를 중심으로 하여 거의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3월 초만 하더라도 환율이 950원대를 넘어서기도 하였고, 혹은 그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작년 말의 경우에는 환율이 920원대를 무너뜨리고 폭락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등 요동쳤다.

    그때와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면 격세지감의 일인 셈. 특히 외환시장의 환율이 얼마나 움직이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인 변동성 지수가 3%대 초반으로 주저앉았으니 이런 상황에서는 환율이 어디로 움직일지 도저히 가늠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물론 이처럼 환율의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좋아하는 쪽도 반드시 있었다. 무엇보다도 한국은행이나 정부 당국으로서는 외환시장이 안정되었으니 환영할 바였고, 아울러 수출기업이나 수입기업의 경우에도 오래간만에 환율이 안정되면서 환리스크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 역시 반가운 일이었다.

    그러나 4월 이후, 외환시장의 상황이 다소간 달라지는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속담처럼 달러/원 환율은 조금씩,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슬금슬금 하락하는 모습이더니 급기야 심리적 지지선으로 간주되던 930원선을 다시 무너뜨려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 역시 지지선인 100엔=800원대를 무너뜨리고 속락하는 양상이다. 그런데 엔화의 환율은 더 하락할 여지가 많아 보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외환시장의 분위기이다.

    엔화 약세가 달러 약세 배경

    조용하던 외환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게 된 계기는 바로 지난 4월 13일에 끝난 선진 7개국 재무장관 회담에서 밝힌 성명서였다. 국제 외환시장이 변동환율제로 바뀐 이후, 환율 문제는 항시 각 나라 경제정책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특히 환율이 다른 나라에 비하여 평가절하될 경우, 수출이 늘어나고 수입이 줄어들면서 국제수지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으므로 각국은 은연중에 큰 무리가 없다면 자국통화가 약세가 되는 것을 바라는 경향이 높았던 터.

    그러나 국제수지 개선을 위하여 모든 나라들이 너도나도 자국의 환율을 평가절하만 하려고 들면 결국 외환시장은 대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각국의 이해관계 상충을 바로잡고 조정하는 역할을 현재 선진국 7개국 재무장관 회담이 맡고 있었다. 이들은 1985년 뉴욕의 플라자호텔에서 처음 만났다.

    재무장관들은 당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의 쌍둥이 적자 문제로 허덕이던 미국이 보호주의 무역정책으로 흐르자 이를 바로잡기 위하여 달러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대신에 독일 마르크, 일본 엔, 프랑스 프랑 등의 통화를 대폭 평가절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한 이러한 합의사항을 외환시장에서 공동개입을 통하여 즉각 실천함으로써 외환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기도 하였다. 그랬으니 이후로도 선진 7개국 재무장관 회담은 외환시장 참가자들이라면 반드시 그 결과를 주시해야 하는 중요한 사건이 됐다.

    이번에 미국 워싱턴에서 선진 7개국 재무장관 회담이 열리기 전만 하더라도 외환시장의 참가자들은 국제무역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외환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 엔화 약세 문제, 그리고 엔 캐리 트레이드 문제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물론 선진 7개국 재무장관 회담의 폭발력이 이전보다는 많이 약화되었다는 의견도 없지는 않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담에서 예컨대 “엔화의 약세가 우려된다”는 식의 성명서가 발표되기만 하여도 외환시장에 미치는 그 파장은 강력하였을 터였다.

    하지만 정작 성명서에는 엔화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선진 7개국 재무장관 회담을 마무리짓는 폐막성명서에는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 혹은 엔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표현은 나타나지 않은 채 오히려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만을 집중적으로 거론하여 대조를 이루었다.

    성명서는 국제무역의 불균형 문제를 집중 거론하면서 같은 맥락으로 매달 막대한 규모로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는 중국에 대해 “위안화 절상을 더 빨리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재무장관들은 “외환시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적절한 협력을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밝혀 1985년의 뉴욕 플라자 합의 때와 마찬가지로 마치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할 것과 같은 뉘앙스를 풍기기도 하였다. 역시 중국에 대하여 위안화의 평가절상에 가속도를 붙여달라는 일종의 압력인 셈.

    사실, 지난 2월, 독일 에센에서 열린 선진 7개국 재무장관 회담의 성명서에도 엔화 약세를 글로벌 경제의 문제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당시의 성명서에는 엔화 약세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되, “헤지펀드의 막대한 거래로 인해 시장에서 나타나는 혼동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시함으로써 엔 캐리 트레이드로 인한 외환시장의 불안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의 성명서에서는 그런 표현조차 언급되지 않았다.

    엔 케리 트레이드 사실상 용인

    결국 외환시장에서는 이제 엔화의 약세가 더 이상 외환시장이나 혹은 재무장관 회담에서의 중요한 이슈가 될 수는 없으며, 아울러 이로 말미암아 엔화의 낮은 금리를 이용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사실상 용인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 2월 선진 7개국 회담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의 폐해를 우려하고, 이후 엔화 금리가 0.25% 인상되자 엔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증시가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각국의 재무장관으로서는 선뜻 엔 캐리 트레이드의 폐해를 언급하거나 혹은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촉구하기에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정황이 결국 이들로 하여금 엔 캐리 트레이드를 사실상 용인하게 된 배경이 되었다고 국제 금융시장의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여하간 현재 달러의 기준금리가 5.25%이고, 유로는 3.75%, 그리고 호주 달러는 6.28%, 뉴질랜드 달러는 무려 7.50% 수준이지만 엔화 금리는 여전히 0.50%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엔 캐리 트레이드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엔화의 약세 기조 역시 당분간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미 달러화는 달러 금리가 더 오르기 어렵다는 관측에 의하여 주요 통화에 대하여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유로화, 파운드 등 주요 통화들은 연일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영국 파운드의 경우는 1파운드=2달러 시대에 곧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달러 약세 분위기는 고스란히 우리나라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달러/원 환율이 930원선을 무너뜨리게 된 배경이 되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이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는지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투자를 위한 달러 공급도 무시할 수 없는 환율 하락요인이 되고 있다.

    반면에 엔화는 저금리에다 엔 캐리 트레이드를 통한 매도압력이 강하다보니 주요 통화에 대하여 약세일 수밖에 없고, 의당 원화에 대하여서도 역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100엔=770원은 더 이상 뉴스도 아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920원대로 내려앉고, 반면 달러/엔 환율이 120엔대로 상승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자칫 100엔=760원대로 접어들 공산도 크다.


    입력시간 : 2007/04/25 13:58




    김중근 메버릭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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