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기업하기 좋은 중국'은 옛말… 脫 차이나 행렬 "인도차이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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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6.04 13:53:45 | 수정시간 : 2007.06.04 13:54:26
  • '기업하기 좋은 중국'은 옛말… 脫 차이나 행렬 "인도차이나로"
    '저렴한 노동력' 메리트 상실, 외국기업 투자유치도 첨단산업 위주로 변화
    차이나 드림 먹구름… 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 '포스트 차이나'로 각광

    최근 수출입은행이 중국에 나가 있는 국내 기업 598개사의 2005년 결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51.8%의 기업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55%, 대기업은 46.7%가 적자로,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중국 진출 업체의 절반 가량이 밑지는 장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월 주중(駐中) 한국대사관과 대한상공회의소, 코트라(KOTRA), 무역협회 등은 공동으로 중국 5개 도시의 국내 기업들을 현장 방문해 실태 조사를 벌였는데, 상당수 중소업체들이 도산했거나 일부 업체가 정상적인 청산 절차를 밟지 않고 야반도주한 것으로 드러나 깜짝 놀랐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고도 경제성장에 따라 현지 인건비가 가파르게 치솟는 데다, 특히 중국 정부의 외자기업 우대 축소 정책 등이 겹치면서 ‘차이나 드림’에 먹구름이 잔뜩 끼고 있는 것.

    이러다 보니 악화된 사업환경을 견디지 못해 중국을 떠나 인근 국가로 옮겨가는 탈(脫) 차이나 행렬도 차츰 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체들이 날로 악화하는 경영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베트남(왼쪽), 캄보디아 등 인도차이나 국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 중국 외자정책 불리하게 바뀐다

    중국 진출 국내 기업의 채산성이 크게 나빠진 것은 무엇보다 임금 비용 급상승 탓이 크다. 최근 선전 등 동부지역 공업도시 노동자 인건비가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3~4배나 높게 형성될 만큼 중국은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생산기지로서 장점이 사라지고 있다.

    임금 비용 부담이 늘어난 것 외에도 중국 당국의 외자기업에 대한 태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 역시 구조적인 불안 요인이다. 최근 중국 정부의 외자기업 관련법규가 ‘깐깐한’ 방향으로 급선회하는 것은 산업 구조조정 등 전반적인 경제구조 재편 정책과 맞물려 있다.

    이는 지난 수년간 이뤄낸 엄청난 경제성장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는 측면도 있지만 자국 경제에 대한 넘치는 자신감을 그대로 드러낸 측면도 짙다.

    특히 중국 당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외자기업에 여러 가지 혜택을 부여해 왔지만, 시장개방 확대와 진입장벽 완화로 내국기업의 역차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를 적극 수용했다.

    외자기업 관련 정책의 변화된 지향점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이른바 ‘11·5 외자이용 규획’에 담겨 있다. 그 핵심은 외국인 투자유치의 초점을 양(量)에서 질(質)로 바꾸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경제발전을 일차적으로 견인할 자금을 우선 끌어들이는 데 비중을 뒀다면 앞으로는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기업만을 선별 유치해 경제구조를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유치도 단순 가공조립 생산 분야에서 첨단 디자인, 연구개발 및 현대적 유통 분야 등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중국 진출 국내 기업들의 상당수가 노동집약적 업종 위주의 중소 제조업체들인 까닭에 퇴출 압력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경제발전 전략과 별 관계 없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또 외자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도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됐다. 지난 3월 발표된 기업소득세 단일화 방침은 외자기업과 내국기업의 소득세율을 25%로 통일한다는 게 골자다.

    그동안 10~13% 정도의 낮은 실질 세부담으로 우대를 받았던 외자기업들은 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 새로운 기업소득세 제도는 내년부터 발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방 정부들이 외자유치 경쟁을 위해 임의로 부여해 오던 예외적인 세제 혜택도 중앙 정부에 의해 차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무, 토지, 환경 관련 제도 등도 대폭 강화돼 이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는 중소업체들에게는 커다란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 권한 강화, 공업용지 사용권 최저가격제 실시 및 토지사용세 인상, 유해물질 사용 제한 등의 조치가 예고됐거나 이미 실행에 들어갔다.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법ㆍ제도 정비와 관련, 코트라 동북아팀 정준규 책임연구원은 얼마 전 내놓은 보고서에서 “중국의 단순가공과 수출기지로서 메리트가 점차 하락하고 있어 생산구조 고비용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신규 진입기업 및 기존 진출기업 모두 시장 전략의 근본적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포스트 차이나로 눈을 돌려라

    이처럼 중국의 외국인 투자환경이 크게 악화하면서 중국을 대체할 투자진출 지역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해외시장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의 중국시장과의 접근성 등을 감안하면 중국 인근 국가 중에서 대체 진출지역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한다.

    특히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 인도차이나 지역 국가들이 ‘포스트 차이나’의 추천 대상으로 꼽힌다. 코트라도 지난 4월 이들 3개 국가에 대한 투자진출 전략 설명회를 열어 국내 기업들의 관심을 환기한 바 있다.

    그중에서도 베트남은 단연 1순위 진출 지역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코트라가 올 초 베트남 진출 국내 기업 21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실태 설문조사에서 잘 드러나 있다.

    이 조사에서는 응답 기업의 무려 93%가 베트남 투자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또한 69%는 다른 기업들에게 베트남 투자를 권유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투자의 최대 장점은 무엇보다 값싸고 숙련된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진출 기업의 60%가 저임금 노동력 공급에 따른 생산비용 절감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베트남은 노동인력의 질이 아시아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높은 생산성(15%), 조세 혜택(6%), 정부지원(3%) 등도 이점으로 꼽혔다.

    특히 베트남 투자환경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전망한 업체가 71%에 달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지난해 코트라가 중국 진출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투자환경 전망을 물은 조사에서 나온 비율 34%의 2배를 넘는 수치. 단순하게 말해 기업가들의 눈에는 베트남이 중국보다 2배는 유망한 셈이다.

    2002년부터 이어진 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 정치ㆍ사회적인 안정, 정부의 확고한 외자유치 의지, 고용주에 협조적인 노사문화 등도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할 만한 진출지역으로 평가받는 요인들이다.

    더욱이 베트남 국민들의 생활습관이 우리나라와 유사한 데다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정서가 매우 우호적이라는 점, 그리고 한-베트남 정부 간에 동반자적 외교관계가 구축돼 있다는 점 등은 진출 기업들에게 보이지 않는 이익을 안겨준다고 한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사회주의적 비효율성이 아직 완전 제거되지 않았고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이 부족한 점 등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부품소재 산업이 낙후해 원·부자재를 수입에 상당 부분 의존해야 한다는 점도 취약한 부분이다.

    하지만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중국 대체지역으로 베트남만 한 곳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외국자본에 문호를 개방한 앙코르 왕조의 후예 캄보디아도 최근 투자진출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아세안 자유무역지대(AFTA)의 중심부에 자리잡아 주변 수출시장 접근성이 좋은 데다 중국-아세안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중국시장 우회공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젊고 싼 노동인력이 풍부해 봉제산업과 같은 노동집약적 업종의 기업이 진출하기에 적지(適地)라는 분석이다. 시간당 임금은 중국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아울러 오랜 내전을 거치면서 파괴된 도로,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고 천연자원 개발 여지도 높다는 점도 매력이다. 다만 노동인력의 숙련도가 다소 떨어지고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점 등은 진출 전에 반드시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미얀마는 천연자원 개발이 매우 유망하다는 평가다. 풍부한 천연자원에도 불구하고 기술과 자금 부족 때문에 상당 부분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얀마의 정치ㆍ경제 상황이 다소 유동적이어서 진출하더라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단점이다.

    해외시장 전문가는 “중국의 투자환경 악화는 구조적이기 때문에 이 같은 리스크 요인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중국 올인’ 방식에서 벗어나 진출지역을 다변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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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시간 : 2007/06/04 13:53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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