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재벌이 여행업까지 손대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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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6.11 12:43:23 | 수정시간 : 2007.06.11 12:43:23
  • "재벌이 여행업까지 손대야 합니까"
    [인터뷰] 신중목 한국광광협회 중앙회장
    롯데JTB 출범은 중소여행사 목 조르기… "없는 사람도 먹고 살게 해줘야"



    “우리가 롯데그룹에 새로이 여행업을 하지 말라고 말할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약자들이 모여 강자(롯데)에게 ‘살려 달라’고 가슴으로 호소하는 것일 뿐입니다.”

    롯데닷컴과 일본 JTB의 합작회사인 여행사 롯데JTB의 출범을 놓고 국내 여행업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신중목 한국관광협회중앙회장이 총대를 메고 나섰다.

    국내 1만 5,000여 개의 중소여행사를 비롯, 관광업계와 관련 협회를 대표하는 입장인 신 회장은 “대기업이 해야 할 업종이 있고 영세 사업자들이 하는 일이 따로 있는데 (대기업이) 강하다고 약자들의 몫까지 싹쓸이해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라는 국내 5대 재벌이 영세업자들이 하는 사업 분야인 여행업에 손을 댄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은 법을 떠나 도덕적 측면서 그러면(여행사업에 새로 진출하는 것) 안 된다”며 “도덕적으로 애원하는 심정”이라고 말한다.

    롯데는 백화점, 홈쇼핑, 마트, 제과 등 소비자 유통 분야에서 국내 최고, 최대 그룹이다. 특히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유통 중심의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은 국내 영세 여행사업자들이 롯데JTB의 출범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일본 최대의 여행사이자 전 세계 3대 여행사 중 하나로 꼽히는 JTB와 손잡았다는 것만으로도 기존 여행사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여행업계에 억대 연봉을 주고 (롯데 측에서) 사람을 뽑아간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사람을 데려가면 결국 노하우를 가져가는 것입니다.” 여행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 산업으로 초기 자본투자도 크게 들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때문에 신 회장은 “인적 자원이 전부랄 수 있는 여행사에서 사람을 뺏어간다는 것은 그 회사에 ‘죽으라’는 얘기다”라고 지적한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어려운 시절 일본에 건너가 자수성가하신 국민적 영웅입니다. 조국에서도 기업을 일구고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훌륭한 기업인으로 존경받을 만한데 이번 일로 국민들의 그런 애정과 존경이 변해버리지나 않을까 걱정됩니다.”

    ■ 내국인 해외여행 30% 이상 잠식 우려

    롯데JTB가 구상하고 있는 청사진은 2010년까지 120만 명의 해외 여행객을 송출하겠다는 것.

    신 회장은 “이는 해외로 나가는 국내 여행객의 3분의 1 수준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라며 “해외에서 외국인들을 한국으로 끌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들을 외국으로 데리고 나가 관광시키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특히 “롯데JTB는 소수의 인원만 고용해 많은 시장을 잠식해 갈 텐데 결국 업계에서 신규 고용유발 효과도 거의 없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기존 군소여행업계에서 걱정하고 있는 것도 JTB와의 협력 부분이다. 롯데와 JTB가 손잡게 되면 일본 항공사들이 운용하는 항공편 중에서 남는 좌석을 대량으로 싸게 국내에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는 결국 가격 경쟁력에서 국내 여행사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이나 중남미, 아프리카 등 장거리 노선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신 회장은 “자칫하면 국내 여행시장이 일본 기업과 항공사에 귀속될 우려마저 있다”며 “이는 불보듯 뻔하다고 업계에서는 예상한다”고 전한다.

    “없는 사람들 먹고 살게 좀 해주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호소나 애원 말고는 대안이 없습니다.” 신 회장은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예도 들었다.

    자동차공장을 하다보니 직원들이 하도 장갑을 많이 써서 ‘그러면 우리가 장갑도 직접 만들자’고 말했다가 관련업계와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정 회장이 양보한 일이다.

    협회는 우선 6월 중 롯데그룹 사옥 앞에서 회원사들이 모여 시위를 벌인 뒤 추이를 지켜봐 가며 전국 캠페인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롯데 제품의 불매운동까지 벌여 나가며 애국심에도 호소할 생각도 갖고 있다. 신 회장은 “어르신(신격호 회장)이 어려운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해서 생각을 바꿔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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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시간 : 2007/06/11 12:43




    박원식 차장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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