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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6 09:25:22 | 수정시간 : 2003.10.06 09:25:22
  • [사람들] 흔들리는 사법부, 묘책찾기 골머리
    최종영 대법원장, 대법관 인사 파문으로 고민





    사법부의 권위를 생각한다면 원안을 고수하는 것이 옳다. 대법관 제청 권한은 어디까지나 대법원장에게 있다. 헌데 최악의 경우 노무현 대통령이 대법관 임명 제청을 거부한다면? 또 대법원장 퇴진 요구나 판사들의 집단 사퇴 파문으로 확산된다면? 그렇다고 제3의 후보를 제청하기도 쉽지 않다. 이미 공개된 3명의 후보에 결격 사유가 없는데 여론에 밀려 다른 후보를 제청하는 것은 스스로 권위를 실추시키는 일이다.



    광복절을 지나 주말까지.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3일 연휴는 꿀맛 같았겠지만, 최종영 대법원장에게는 이런 저런 생각에 취임 4년 만에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을 듯 싶다. 대법원장이라는 직책에서 이렇듯 골치 아픈 상황에 직면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과연 그가 본인은 물론이고 사법부의 명예와 권위를 실추시키지 않으면서 이번 사태를 원만하게 풀어나갈 묘책을 찾아낼 수 있을까.



    파문의 시작은 8월12일 열린 ‘대법관 제청자문위원회’ 였다. 9월에 임기가 만료되는 서성 대법관의 후임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후보는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사시 10회의 이근웅 대전고법원장, 11회의 김동건 서울지법원장과 김용담 광주고법원장.



    그러나 이들은 시민단체와 일부 개혁 법관들이 요구했던 ‘서열과 기수 파괴’와는 거리가 먼 ‘사법부 내 엘리트’들이었다. 자문위원으로 참석했던 강금실 법무부장관과 박재승 대한변협 회장이 제청 방식과 후보자 선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위원 직을 사퇴했고, 뒤이어 법원 인사제도의 개혁을 집요하게 요구해 온 박시환 서울지법 부장판사가 사직서를 냈다. 여기에 소장 판사 144명이 연공 서열에 따른 대법관 제청을 재고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그가 숙고 끝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유력한 방안은 대법관 후보는 원안을 고수하되, 대신 헌법재판관에 여성 혹은 재야 법조인 등 개혁 성향 인물을 추천하는 것이다. 대법관 인사에서는 사법부의 권위를 지키되 헌법재판관 인사를 통해 개혁 요구를 반영하겠다는 의도일 테다.



    하지만 이 역시 최선의 선택일 수는 없다. 일순간에 타오른 불길이 뻔히 눈에 보이는 ‘무마성 절충안’에 만족을 하고 사그러들 것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입력시간 : 2003-10-0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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