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어제와 오늘] 지미 카터의 '팔레스타인 평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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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1.16 15:54:14 | 수정시간 : 2007.01.16 15:54:14
  • [어제와 오늘] 지미 카터의 '팔레스타인 평화는···'


    새해 1월 4~6일 성지(Holy Ground)가 있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에 우리에게는 생소한 일이 벌어졌다.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이스라엘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가진 1월 4일 정상회담 중에 일어난 일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수도 라말라에서 이스라엘군이 대낮에 수색전에 나서 팔레스타인 4명이 죽고 20여 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의 중동평화의 한 기둥인 이집트와 1979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 이후 맺은 화해하는 두 나라의 정상이 만나는 날 일어난 일이다. 또 한번 더 놀란 일은 (1월 6일) 라말라에서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마흐무드 압바스 대통령이 이틀 간의 열띤 내각 토론 끝에 집권 여당인 하마스에게 그들이 거느리고 있는 군사단체의 경찰을 정부 보안군에 통합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이런 두 나라에 연이어 중동의 또 하나의 화약고인 레바논에 한국은 1개 대대 규모의 특전대와 의무대를 유엔군으로 파견한다고 SBS TV는 8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레바논은 올해 대선을 치르는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온다.

    도대체 우리에게 이들 세 나라는 무엇일까. 세 나라의 어제는 오늘의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현직 때보다 더 탁월한 업적을 이루고 있다고 미국과 세계가 평가하는 지미 카터. (1924년생, 1977~80년 재임). 그가 지난해 11월 14일 펴낸 그의 21번째 책 ‘팔레스타인 평화는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남아공에서 벌어진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정책)가 아니다’에 그 대답이 있다.

    재임 중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화해 협약, 오슬로 협정 유도, 이에 따른 공으로 2002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카터의 책은 발매 후 새해 7일까지 뉴욕타임스 논픽션 베스트셀러에 5위에 랭크되었다. 6만8,000부가 팔렸고 1만여 명이 저자 서명을 받아갔다. 어떻게 아랍의 테러국가들 사이에 분투하는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유태인의 나라를 옛 남아공의 백인들이 실시한 악명 높은 ‘아파르트 헤이트’ 국가와 비교할 수 있을까.

    미국의 유태인 단체는 책 제목이 판매를 위해 황당하게 달려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것은 서명을 받으러 몰려드는 독자의 물결을 막지 못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뉴저지주에 사는 제레미 볼튼이라는 독자 서평가는 아마존닷컴(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이곳에서 카터의 책은 베스트셀러 18위에 랭크)에 썼다.

    <이 책은 세가지 면에서 예상을 뒤엎었다. ▲이스라엘 편에서 쓰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건 좋은 책이다 ▲여태껏 나온 통설과는 다르다는 놀라움이다.

    미국인과 세계인들에게 잘못 이해되고 있는 팔레스타인들의 고통을 잘 알려주는 균형잡힌 책이다. 미국인과 세계는 이 소외된 사람들에 동정은 했지만 실상은 몰랐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정책이 호의적이거나 자비적인 것이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라는 점이다.

    이스라엘이 독립되기 전(1948년)에 살았던 팔레스타인에 대한 태도는 너무나 잘 알려지지 않았다. 카터는 이를 진지하게, 그리고 갈등의 구조를 차분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이 반유태적으로 비쳐질지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의 진정성은 아랍인과 무슬림이 모두 테러리스트가 아니며 팔레스타인은 국가로서 이스라엘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데 있다. 이스라엘의 대(對) 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한 거짓없는 고발이기도 하다.>

    이 의견에 80%의 독자가 동의했다. 이 책이 널리 팔리는 이유다.

    카터는 적어도 73년 조지아 주지사 때부터, 79년 대통령 재임 때와 퇴임 후 2005과 2006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선거 때까지 다섯 차례 이상 성지를 찾았다.

    카터 부부가 73년 이스라엘을 찾았을 때 그때의 총리는 골다 메이어 여사였다. 그녀는 줄담배꾼으로 ‘금연’이라고 빨간 표지가 걸린 ‘크네세트’라는 의사당에서 홀로 담배를 피웠다.

    이상히 여기는 카터에게 메이어 총리가 파견한 대학생 운전기사가 설명해주었다. “물론 이스라엘인들은 선택할 수 있다. 담배를 의사당 전체에서 피우거나, 금연 표지를 떼낼 수도 있다. 그리고 금연 표지를 단 채 한 사람만 담배를 피우게 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인들인 우리는 한 사람만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지 않다고 결정했다.”

    카터는 이런 독단주의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해 점령지역 내 격리, 분리 정책을 낳았고, 그 결과는 세계 평화를 갈등으로 몰고 갔다고 결론 내렸다.

    <이스라엘과 중동의 평화 최저선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존중해, 성지에 대한 점령을 인정하지 않는 유엔의 틀을 준수하는 것이다. 미국, 러시아, 유럽, 아랍국가 연맹이 합의한 중동 ‘평화 로드맵’을 지키는 것이다. (···) 만약 이런 평화를 거부한다면 점령자(이스라엘)의 압제, 인종(민족)격리, 팔레스타인의 폭력이 계속될 것이다.>

    중동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꼭 카터의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입력시간 : 2007/01/16 15:54




    박용배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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