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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7:03:58 | 수정시간 : 2003.10.02 17:03:58
  • [정계 빅뱅] 인터뷰/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장관들, 걸리면 가는거야"











    “법을 무시하고 자기 할 일은 안하면서 말 한마디 못하는 장관들은 쫓아내야지. 그런 태도는 이제 용납 못해. 걸리면 가는 거야.”



    한나라당을 이끌 선장으로 취임한 최병렬 신임 대표의 어조는 단호했고 태도도 분명했다. 현 국무위원들이 본연의 업무를 다하지 못하고 파열음을 낼 경우 해임건의안 제출 등 법적 테두리내에서 모든 권한을 동원해 반드시 이를 시정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7월4일 한나라당 대표실에서 진행된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시종 노무현 정권에 대한 강력한 야당으로서의 견제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정권이) 죽을 쑤고 있다’ ‘국민심판이 끝났다’는 등 다소 과격한 말까지 동원하며 노무현 정권을 혹평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물론 우리가 바보 짓을 해서 졌지만…, 우리나라를 그간 우파가 끌고 왔다면 이제는 좌파가 집권한 것이지요. 나는 이전 집권세력인 우파가 부패하고 문제도 많아 국민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노 정권 출범에 대해 어느 정도 잘해보라는 기대감을 가진 것도 사실이에요” 최 대표는 참여정부를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좌파정권으로 규정한 뒤 그 평가에서는 형편없는 낙제점수를 줬다.



    “노 정권이 4개월 정도 지났지만 완전 실패라고 봅니다. 구제불능이고 회복불능이에요. 그래서 우리 당은 경제를 회복시키고 나라를 살리는 일에는 적극 협조하겠지만 잘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력한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겁니다.”



    최 대표는 “앞으로 당 운영의 최우선 목표를 총선 승리에 두겠다”면서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이나 원내 제1당을 차지한다면 또다시 당 대표에 도전해 차기 대선에서 우리나라를 국민소득 2만달러, 3만달러 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근사한 대선 후보를 만드는 게 마지막 꿈”이라고 밝혔다.



    경남 산청 출신의 최 대표(65)는 부산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한국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발을 디딘 뒤 조선일보로 옮겨 편집국장까지 지내고 5공 때인 12대 총선에서 정계에 입문했다. 6공 때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공보처 노동부장관, YS정권에서는 마지막 임명직 서울시장을 지낸 4선 의원이다.




    신당은 국민심판 끝났다"






    - 당선 소감 및 배경은.



    “국민이 노무현 정부에 대해 꽤나 불안해 하는 것 같다. 야당이라도 제대로 해달라는 간절한 목소리를 여기저기서 들었다. 그것을 실제 득표로 계량화하긴 힘들어도 이번 경선과정에 크게 반영된 것 같다.”




    - 큰 틀의 당 운영 방안은.



    “나라가 어렵고 국민이 고통스러워 하는 상황이다. 경제를 살리고 민생이 더 나아지도록 한나라당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 우리의 과제가 무엇이냐에 중점을 두고 생각하고 있다. 동시에 당과 정치를 바꾸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다. 말이 좋아 개혁이지, 개혁이란 매우 힘든 일이다. 인사가 마무리되고 사무처와 특보 진영이 갖춰지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려고 한다.”




    - 그러나 시작단계부터 일부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는 등 잡음이 새나오는데.



    “탈당파들을 한분 한분 만나봤는데, 그럴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가졌다. 탈당파들은 ‘3김’정치가 끝났음에도 우리 정치는 아직도 지역구도의 틀 속에 갇혀있다고 본다. 이 틀을 깨려는 동지들이 당밖에 기다리고 있어 어렵지만 지역의 벽을 부수는 시도를 함께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그 분들의 뜻이다. 그 분들이 한나라당에 손가락질 하는 것도 아니고, 지역의 벽을 허물겠다는데 말릴 수 없는 것 아니냐.”




    - 탈당파 주장대로 양분된 지역구도 문제를 종식시킬 방법은 있는가.



    “우선 이념에 따라 정책정당 및 이데올로기 정당 구도로 가야 한다. 정강정책이 세분화되고 구체화되면 선진국처럼 정치가 이념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 예컨대 낙태문제가 불거졌다고 하면 한쪽은 찬성, 다른 쪽은 반대하는 것으로 분명히 구별돼야 이념분화가 이뤄지고 지역 벽이 무너지는 전국정당이 가능하다. 탈당파에게도 뜻은 좋으나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얘기했다. 총선 전에 당을 급조해 성공한 건 DJ밖에 없다. 그래서 나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 보자고 제의했으나 탈당파는 비록 실패하더라도 한번 해보겠다고 말하더라.”




    -새 대표로서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어떤 상황이든 총선에서의 승리다. 17대 총선에서 과반수 정당이 목표이지만 최소한 원내 제1당이 안되면 은퇴할 생각으로 풀 베팅할 생각이다. 경선에서 함께 경쟁했던 다른 후보들은 물론 동원가능한 모든 자원을 쓰겠다. 이회창 전 총재 부분도 그렇다. 찬조연설을 안 해도 좋다. 정계복귀를 하라는 게 아니고, 그저 선거유세장에 서 있어만 줘도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해주십사 부탁하겠다는 것이다.”




    - 총선은 어떤 구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는가.



    “호남중심의 민주당 구 주류가 간판을 지킬 것이고 민주당 신 주류는 우리 탈당파들과 손을 잡을 것이다. 우리 보고 경로당이라고 하더니 (최근 재야원로들의 신당참여 기자회견을 지칭해) 오히려 그 쪽에서 노인들을 앞세우고 있잖은가. 신당이 성공하려면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하는데 성급한 이야기이지만 신당에 대한 국민심판이 끝났다. 또 한나라당이 바보들만 모인 곳도 아니다. 신당은 전혀 두렵지 않다.”




    "정책정당으로 승부할 터"










    - 공천문제가 가장 민감한데 당 이미지를 새롭게 바꿀 복안이 있는가.



    “이젠 공천을 함부로 빼앗고 주고 할 수 없게 됐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이뤄진다. 특별히 나이가 많다고 배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우리 당에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서 많아 보이지 실제 숫자는 그렇지 않다. 보수로서의 당 이미지 개선부분은 일관성 있는 정책수립 밖에는 방법이 없다. 우리 당을 재벌옹호와 반통일ㆍ반환경 당이라고 하는데 앞으로 우리가 지지하는 정책이 꼭 그렇지만 않다는 점을 알려나갈 것이다. ”




    - 지구당위원장제 폐지 등 상향식 공천 얘기가 나오는데.



    “지구당제 폐지는 원천적으로 반대한다. 지구당위원장은 선거에서 그 지역의 주요 포스트인데 그것을 스스로 무력화할 필요가 있는가. 다만 공천과정에서 정치 신인이 현 위원장과의 경합을 벌일 경우 공정하게 경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 서청원 강재섭 의원 등 경선패배 의원들과의 관계설정은.



    “총선과 관련한 특별위원회를 만들 생각이다. 여기에 그분들의 참여를 부탁할 거고, 나하고 다른 쪽 진영의 사람이라도 차별하지 않고 능력 위주로 뽑아 쓸 생각이다. 경선에 나선 후보 5명은 모두 소인(小人)이 아니다. 지각이 있는 사람들이라 별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 중ㆍ하위직 인선을 보면 총선을 겨냥한 젊은 진영의 전진배치 성격이 짙다.



    “젊은 사람들을 내세운 것은 하도 노쇠정당이라고 하니까 그런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면도 고려됐지만, 그것보다는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을 뽑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무늬만 바꾼다고 해서 되겠는가 일을 하는 사람을 뽑아야지.”




    - 노 대통령의 제1 공약인 행정수도 이전문제가 수면위로 서서히 부상하고 있다.



    “행정수도 이야기가 여기까지 진행됐다면 총선 전에 이전 장소를 결정해야 혼란이 적다. 대통령이 선거 후에 발표하겠다는 등 애매모호하게 말하는 것은 대통령답지 못한 기교다. 총선 전에 여기저기를 이전지역처럼 떠들어 표를 얻자고 하는 행위는 옳지 못하다.”




    60대 미만의 대선 후보 희망"






    - 최근에 강금실 법무 장관을 극찬했는데.



    “강 장관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도 이 정권이 죽을 쑤고 장관들이 일을 안해서 그랬다. 강 장관이 노동부 장관과 싸우면서 까지 철도노조파업 문제를 법과 원칙대로 해결하려고 했다는 기사를 보고 이야기한 것이다.”




    - 홍사덕 총무가 내각제를 염두에 둔 듯한 비상한 구상을 언급했는데.



    “내각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은 아니지만 그 문제는 국민이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 아직도 내각제에 대한 국민 지지는 30% 안팎에 불과하다. 정치인이 좌지우지하는 내각제를 우리 국민은 별로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




    - 보수성향의 최 대표 취임으로 자민련과의 관계설정이 궁금하다.



    “길게 보면 같은 생각을 갖는 의원들이 많다고 본다. 지금은 특별한 복안은 없다. 우호적인 생각만 있다.”




    - 한나라당과 방송과의 관계가 계속 불편한 상황인데.



    “KBS MBC 모두 우리 마음에는 안 든다. 공정하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인데 언론과의 전쟁은 최후수단이다. 아직 칼을 빼야 하는 선까지 간 것은 아니다. 칼을 뺄까 말까 하는 정도라고나 할까.”




    - 차기 대선후보와 관련, 45~55세 연령대를 언급했다. 그 뜻은.



    “나는 차기 대선 때 나이 70이다. 대권에는 꿈이 없다. 차기 총선에서 이기면 당대표 선거에 나가 우리나라를 국민소득 2만~3만 달러 시대로 이끌 수 있는 근사한 대통령 후보를 만드는 게 희망이다. 그것을 위해 대통령 후보의 적정 연령을 대충 60대 미만 정도로 얘기한 것이지 누구를 염두에 둔 발언은 아니다. 한나라당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도덕성과 업무수행능력 면에서 좋은 재목감들이 많다.”




    -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서울 강남 갑)를 유지할 것인지.



    “느낌으로는 지역구로 나가도 (당선 여부로 볼 때) 괜찮을 것으로 본다. 또 전국구로 옮겨도 큰 시비거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 그때 가서 생각해 볼 문제다.”




    - 존경하는 정치인이나 과거 야당사에서 모델이 될 만한 정당이 있는지.



    “야당 지도자는 기자시절부터 많이 봐왔지만 유석 조병옥 선생에게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는 당보다 나라를, 사(私)보다는 공(公)을 먼저 생각하는 선 굵은 정치인이었다. 당만 놓고 본다면 지금의 한나라당은 인재 풀이 다양한 매우 좋은 야당이다. 다만 흠이라고는 호남 지역구 의원이 없는 점이라고 할까.”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대담=이진희 주간한국부장 jinhlee@hk.co.kr


    입력시간 : 2003-10-0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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