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커버 · 재혼가정 행복만들기] "결혼이 세 번 고민이라면 재혼은 서른 번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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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5.07 14:38:14 | 수정시간 : 2007.05.11 14:20:16
  • "결혼이 세 번 고민이라면 재혼은 서른 번 고민해야"
    [커버 · 재혼가정 행복만들기]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 인터뷰
    재혼 결정 앞서 자녀 설득이 우선… 현실도피 돼선 실패확률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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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면 제 색깔이 잘 나오지만 마음에 안 든다고 그 위에 덧칠을 하게 되면 원하는 색깔이 잘 안 나오죠. 재혼가족을 꾸려 가는 게 쉽지 않은 것은 바로 그런 이치와 같습니다.”

    서울가정문제상담소 김미영 소장은 아주 단순명쾌한 비유를 들어 재혼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새 출발을 위해 재혼을 하더라도 전혼(前婚)의 경험을 기억 속에서 완전히 지울 수는 없는 노릇.

    그런 까닭에 재혼가족의 일상은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며 어느 정도 혼란과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혼은 특히, 양쪽 다 재혼일 경우에는 단순히 두 사람이 결합하는 게 아니라 상처를 가진 두 가족이 합치는 것이어서 매우 복잡한 구조를 띠는 가족 형태죠.

    이 때문에 재혼가족의 갈등 양상도 복잡하고 중층적으로 나타나는 겁니다.”

    이처럼 재혼은 본질적으로 어려운 것이지만 의외로 성급하게 재혼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생계나 자녀양육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아울러 이혼남, 이혼녀라는 낙인을 빨리 지우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혼을 고단한 현실의 도피처 정도로 여기면 큰 오산이다. 더욱이 이혼 사유가 됐던 개인적 요인들, 가령 가정폭력이나 외도 등의 습벽을 그대로 갖고 간다면 재이혼의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 소장은 “결혼하기 전에 세 번 고민한다면 재혼하기 전에는 서른 번은 고민해야 한다”며 “인격적으로 보다 성숙해야 재혼 후의 여러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혼은 단순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니라 ‘할 수 있다’라는 확신이 들었을 때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의 혼란과 갈등 극복이 관건

    자녀가 있을 경우에는 자녀를 설득하는 것이 재혼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자녀의 동의를 얻지 않고 재혼하게 되면 잠재적인 불씨를 안고 가게 된다. 재혼가족의 갈등 요인 중에서도 자녀문제는 첫손가락에 꼽히는 사안이다.

    “자녀들에게는 생부나 생모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이 남아 있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자녀들을 설득하지 않고 재혼을 하게 되면 당장 가족관계가 어색해질 뿐 아니라 배신감, 상실감, 거부감 등의 부정적 정서가 깊어져 자녀들이 일탈하기 십상입니다.”

    김 소장은 자녀를 설득할 때도 요령이 있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많은 부모들이 ‘너희들 때문에 재혼한다’라는 식으로 말하곤 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 자칫 자녀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새로운 가정의 필요성을 자녀가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가치중립적이고 합리적인 표현으로 대화하는 게 설득 효과가 크다고 한다. 아무리 어린 아이들이라도 부모의 진실된 설명은 알아듣는 법이라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은 재혼한 뒤 부부 간의 애정에만 몰입한 나머지 자녀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재혼가족의 자녀들은 이미 생부나 생모 중 한쪽을 잃은 경험을 갖고 있는 터라 재혼부부가 서로만 챙기다 보면 아이들은 두 번의 박탈감을 겪게 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양육하던 자녀를 친가나 외가에 맡기고 혼자 새 가정을 꾸리는 것에 대해서도 “자식을 낳은 부모로서의 책임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재혼하더라도 반드시 키우던 자녀를 데리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혼가족에서도 부부 간의 불신은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자칫하면 어렵사리 새로 일군 가정을 다시 깨뜨리는 화약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우자로 인해 한 번 아픔을 겪었던 재혼부부가 서로를 깊이 신뢰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재혼한 부부들은 특히 경제적인 불신이 큰 편이에요. 첫 번째 결혼에서 모든 걸 다 주고도 실패했다는 인식이 뿌리 깊기 때문에 좀체 자신의 주머니를 열어보이지 않는 것이죠.

    재산다툼 등을 우려해 법적 혼인을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로 사는 재혼부부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죠. 하지만 이런 불신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폭발한다는 게 문제입니다.”

    재혼가족이 온전한 가정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부부 불신, 자녀 문제 등의 갈등 요소를 현명하게 다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족은커녕 남보다 못한 ‘동거인’에 그칠 뿐이다.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왕도

    그렇다면 재혼가족이 진정한 하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왕도가 따로 있지는 않겠지만 결국은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는 게 첫걸음이다.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게 뭡니까. 가족 아닙니까. 그러니 보석처럼 귀하게 다뤄야 하지 않겠어요. 명심해야 할 것은 가족의 행복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노력해서 얻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재혼가족도 다를 바 없습니다. 서로 노력할 때 행복해질 수 있어요.”

    물론 그 전 단계로 필요한 게 있다. 재혼가족은 서로 다른 배경과 기억을 갖고 합쳐졌기 때문에 공감대가 백지상태에 가깝다. 때문에 가족들끼리 자주 대화하는 것은 물론 함께 운동도 하고 공연도 보러 가는 등 초창기부터 가족활동을 활발하게 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가족으로서 친밀감과 유대감이 싹트는 것이다.

    “흰색과 검은색 물감을 함께 풀어 놓으면 처음에는 어떻습니까. 둘 사이를 가르는 띠가 생기죠. 그 상태로 두면 흰색과 검은색 물감은 결코 잘 섞이지 않습니다. 둘을 합쳐 새로운 색깔인 회색을 얻으려면 부지런히 저어야 하는 수밖에 없겠죠.”

    결국 ‘새로운 가정’의 문을 여는 가장 핵심적인 열쇠는 재혼가족을 구성하는 각자의 손에 쥐어져 있는 셈이다.

    < 김미영 소장 주요 프로필 >

    (현)

    - 여성가족부 양성평등교육전문강사

    - 여성가족부전문강사연합회 이사

    - 서울시 양성평등강사

    - 서울동부지방법원 협의이혼 상담위원

    (전)

    두레가정공동체 대표

    한국어린이재단 개발위원

    한국복지재단 후원회 부회장

    법무부 범죄예방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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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시간 : 2007/05/07 14:39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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