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집에 온듯… 이런 게 손맛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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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2.09.27 14:55:12 | 수정시간 : 2012.09.28 16:01:18
    추석이다. 구수한 고향 음식이 생각나는 시즌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향토음식을 쉬 찾아볼 수 없다. 전국이 일일 생활권이고 어디에서나 어떤 식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쉽게 접할 수 없다.

    향토음식은 '이제 잊혀져 가는 가난한 시절의 고향 음식'이기도 하다. 오래지 않아 사라질 음식들, 가슴 속 한 켠에 남아있는 아련한 추억의 음식들. 추석 귀성길에, 어쩌면 다시는 못 만날 '내 마음 속의 향토음식'을 즐겨보자. 사라져 가는 향토음식 33종류와 관련 맛집들을 소개한다.

    서울

    추탕(곰보추탕): 서울식 추어탕은 '추탕'이다. 지방의 추어탕은 된장 푼 국물에 미꾸라지를 삶은 후 곱게 갈아서 사용했고, 추탕은 쇠고기 양지, 내장 등을 곤 국물에 통 미꾸라지를 넣었다. 화려하다. '곰보추탕'은 1933년 문을 열었다. 2대 전승. 육개장 스타일이다.

    설렁탕(이문설렁탕): 서울 설렁탕에는 반드시 '만하(마나)'가 한 조각이라도 들어 있다. 소의 지라다. 독특한 쇠 냄새가 나지만 좋아하는 이들은 수육으로 별도 주문도 한다. 국물은 맑고 개운하다. 곰탕과는 달리 서민들의 음식이었다. 이문설렁탕은 100년을 넘겼다.

    곰탕(하동관): 고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대통령들이 즐겼던 서울 반가식 탕반음식이다. 설렁탕이 뼈 위주의 국물이라면 곰탕은 고기 위주의 국물이다. 국물이 노란색이고 맑고 투명하다. 하동관은 1930년대 후반 문을 연 오래된 노포다.

    경기도

    털레기탕(대자리토속촌): 전국적으로 널리 먹었던 음식이지만 경기도 북부지역에서는 잡어와 더불어 특히 미꾸라지와 민물새우를 넣고 고추장을 푼 다음 얼큰하게 끓여 먹었던 향토음식으로 남아 있다. 농번기의 잠깐 한가한 시절 먹었던 전형적인 농촌음식이다. 현재는 거의 사라졌다. 어죽, 어탕국수와 비슷하다.

    단호박꽃게찜(충남서산집): 황해도, 경기도 서해안, 충남 서해안 등에서 즐겨먹었던 음식이다. 단호박 혹은 늙은 호박을 크게 썰어서 냄비 아래에 깔고 그 위에 꽃게와 각종 양념을 얹은 다음 끓인 찜 혹은 찌개다. 호박의 단맛과 꽃게의 구수한 맛을 동시에 얻는다. '충남서산집'은 강화도에 있다.

    새우젓순두부찌개(토가): 연포탕은 낙지탕이 아니다. 연포탕은 연두부에 새우젓을 넣고 끓인 탕이다. 강화도의 토속음식인 '새우젓순두부찌개'는 말하자면 연포탕이다. 새우국물의 시원함과 두부의 고소함이 잘 어우러진 토속음식이다. 강화도 '토가'에서 먹을 수 있다.

    강원도

    메밀막국수(남북면옥):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에서 투박하게 만들어내는 음식이다. 메밀 100%의 국수로 물 막국수와 비빔 막국수를 내놓는다. 더불어 나오는 돼지고기 수육이 일품이다. 인제군 남북면에서 시작했다. 시어머니-맏며느리-막내며느리로 전승되었다.

    닭갈비(원조할매집): 춘천에 닭갈비집은 많지만 내장을 내놓는 집은 드물다. 대부분 고추장 양념의 닭고기를 갈비라고 내놓지만 이집은 암탉의 난소나 내장 등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숯불을 사용한다. 춘천 명동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다.

    섭장칼국수(도원촌): '섭'은 홍합이고 '장'은 고추장이다. 칼국수는 예전에는 메밀칼국수였다. 섭장칼국수는 홍합과 고추장을 넣은 칼국수다. 바닷가 어부들이 이른 아침 간편하게 먹었던 음식이라는 설이 있다. 칼칼한 고추장의 맛과 홍합이 잘 어울린다.

    곰치국(옥미식당): 곰치는 흉측하게 생긴 바다 깊은 곳의 물고기다. 연골조직에 흐물거리는 살들이 있고 무와 고춧가루 정도를 넣고 탕으로 끓이면 아주 시원하다. 별 반찬 없이 먹어도 해장국으로 아주 좋다. 겨울철 음식이지만 냉동 곰치로 사계절 먹을 수 있다.

    황기족발(동광식당): 족발을 삶을 때 다른 재료와 더불어 황기를 이용한다. 한여름 체력 보충을 위하여 닭고기와 황기 삶은 물을 먹기도 한다. 동광식당에서는 황기족발과 더불어 메밀칼국수도 내놓는다. 칼로 썬 족발이 아니라 손으로 찢은 형태가 특이하다.

    곤드레밥(동박골): 곤드레밥은 양질의 섬유질을 취할 수 있는 건강식단이다. 날 것보다는 한차례 말려서 보관하다가 물에 불린 다음 밥을 지을 때 솥에 같이 넣으면 맛있는 곤드레밥이 된다. 가난한 시절 먹던 음식이지만 강원도의 향토, 토속음식이 되었다. 정선 '동박골'과 영월 '청산회관'이 유명하다.

    꾹저구탕(천선식당): 꾹저구는 소금강이 있는 연곡천 일대에서 서식한다. 머리가 크고 몸이 짧은, 미꾸라지 같이 생긴 민물고기다. 송강 정철이 강원도 관찰사 시절 이름을 지었다는 설이 있다. '뚜거리' '뿌구리'라는 별칭이 있다. 매운 양념으로 먹는다.

    충청도

    도리뱅뱅이&어죽(금산관광농원): 어죽, 어탕국수 혹은 털레기탕 등은 바다생선을 구하기 힘든 내륙에서 먹었던 음식이다. 금강유역의 금산도 내륙 깊은 곳이다. 어죽은 물고기를 삶은 후 곱게 간 다음 체에 거른 후 곡물과 끓인 것이다. 도리뱅뱅이는 피라미튀김 등을 큰 접시에 동그랗게 장식한 음식이다.

    올갱이국(상주할매집): 올갱이는 다슬기의 충청도 사투리다. 깨끗하게 씻은 다음 다슬기를 끓이면 푸르스름한 국물을 얻을 수 있다. 양념을 하고 부추를 많이 넣고 먹으면 시원하다. 한때 간 기능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마치 약처럼(?) 먹기도 했다. 충청 내륙의 향토음식이다.

    경북/대구

    육개장(옥야식당): 육개장은 '쇠고기로 끓인 개장국 같은 탕반음식'이다. 조선시대 널리 먹었던 개장국 대신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영남식 해장국이다. 고추기름을 사용하는 것이 특이하다. 마늘과 고추기름을 사용하면 비교적 칼칼한 맛을 얻을 수 있다. 안동 옥야식당이 유명하다.

    뭉티기고기(남산식육식당): 뭉테기고기 혹은 뭉티기고기라고 부른다. 소의 엉덩이 부분(우둔살)은 지방이 적고 비교적 담백한 맛을 가진다. 생고기를 넓적하고 두텁게 썰어서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오래 씹으면 고소한 맛이 난다. 점도가 강해서 접시에서 쉬 떨어지지 않는다.

    추어탕(상주식당): 서울식 추탕은 통 미꾸리로 끓였다. 쇠고기 육수를 사용하며 상당히 맵다. 경상도식 추어탕은 된장 육수를 사용한다. 미꾸라지를 삶은 다음 곱게 갈아서 사용한다. 산초로 비린 맛을 없앤다. 맛은 구수하고 비교적 담백하다. 얼갈이배추를 사용한다.

    경남/부산

    돼지국밥(쌍둥이돼지국밥): 돼지국밥은 밀양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있다. 순대국밥과는 달리 비계가 있는 돼지 살코기만을 이용한다. 순대는 사용하지 않는다. 원래는 토렴을 해서 적절한 온도로 내놓았던 음식이다. 쌍둥이돼지국밥은 부산의 오래된 가게 중 하나다.

    멍게비빔밥(백만석): 조선 후기 기록에는 여러 가지 비빔밥 중 멍게비빔밥이 있다. 생 멍게가 아니라 염장 후 적절하게 삭힌 멍게젓갈을 이용한다. '백만석'은 서울의 멍게비빔밥과는 달리 냉동 멍게를 이용한다. 비빔밥 그릇에 넣은 다음 비비면 자연 해동이 된다.

    진주비빔밥(천황식당): 전주비빔밥과는 달리 밥이 비비기 좋은 형태로 적절한 수분을 유지하고 있다. 나물은 볶은 것이 아니라 삶아서 무친 것들이다. 육회를 얹은 품새도 아름답다. 쇠고기와 무, 다시마 등을 넣고 푹 곤 국물을 내놓는다. '천황식당'이 노포다.

    시래깃국(원조시락국): '시락'은 시래기의 영남 사투리다. 시래기는 시락 혹은 '씨래기'로 발음된다. '원조시락국'은 장어 곤 국물에 시래기를 넣고 끓인 것이다. 바닷가에서 흔한 장어와 부산물 그리고 농산물 중에서 흔한 시래기를 넣고 끓인 서민 음식이다.

    전남/광주

    낙지호롱(호산회관): 낙지를 적신 볏짚을 말아서 구운 것이 낙지호롱구이다. 볏짚은 불길을 쏘이면 달면서도 볏짚 특유의 냄새를 내뿜는다. 최근에는 볏짚 대신 나무에 낙지를 말아서 그을린 후 내놓는다. 기절낙지, 낙지탕탕과 더불어 전남 서해안의 향토음식이다.

    짚불돼지고기(사향녹향가든): 이른바 전남 무안 일대 5미(五味) 중의 하나다. 돼지고기를 짚불에 구워서 내놓는다. 돼지고기는 불길을 쏘이면 쉬 익는다. 더하여 짚 고유의 향이 배어들어 독특한 향과 맛이 있다. '사향녹향가든'의 밑반찬들도 수준급이다.

    민어회(영란횟집): 서울을 비롯한 타 지역에도 민어회, 민어탕 전문점들은 있다. 그러나 목포 '영란횟집' 정도의 포스를 가진 집은 드물다. 목포, 신안 앞바다에서 잡은 큰 민어를 사용한다. 민어와 더불어 각종 장류들도 좋다. 노포. 민어회, 탕과 더불어 민어전도 좋다.

    전북

    피순대(정순순대): 피순대는 함경도 곡물순대와는 달리 제주도, 호남 일대에서 발견되는 '남방형 순대'다. 당면, 채소, 곡물 등은 거의 없고 피를 넣고 삶은 순대다. 익산의 '정순순대'는 토렴방식을 고집하고 화학조미료 사용을 최대한 절제한 음식을 내놓는다.

    콩나물국밥(일해옥): 콩나물국밥은 전주, 전북지방의 향토음식이다. 전북의 많은 콩나물국밥집들이 상당수 화학조미료를 과다하게 사용한다. '일해옥'은 다시마, 멸치 등을 이용하여 국물을 내고, 콩나물 이외의 식재료는 최대한 절제한 맑은 콩나물국밥을 고집한다.

    추어탕(남원추어탕): 서울식 추탕은 내용물이 화려하고 매운맛이다. 영남식 추어탕은 된장 푼 국물에 얼갈이배추를 사용한 소박한 맛. '새집추어탕'으로 대표되는 남원추어탕은 국물은 영남식에 가깝고 내용물은 서울식에 가깝다. 맵지 않은 국물에 내용물은 푸짐하다.

    제주

    돗고기국수(삼대국수): 돗고기는 돼지고기의 제주도 사투리. 돼지는 온난다습한 지역인 제주도에서 잘 자란다. 돼지고기와 소면이 결합한 음식이 제주도 돗고기국수다. 잔치 등에 늘 등장했다. 제주도와 더불어 서울에도 돗고기국수 전문점인 '삼대국수'가 문을 열었다.

    북한

    조랑이떡국(개성만두궁): 조랑이떡국은 개성음식이다. 고려 수도 개성사람들이 조선 태조 이성계의 목을 조르듯이 대나무 칼로 둥근 떡국의 중간을 누른 것이 바로 조랑이떡국이다. 만두와 더불어 먹기도 하고 조랑이떡만으로 떡국을 끓이기도 한다. 담백한 맛이다.

    호박김치찌개(봉산옥): 익지 않은 호박으로 담근 김치가 호박김치다. 호박김치에 열무 혹은 시래기 등으로 담근 김치를 더하여 끓인 것이 황해도식 호박김치찌개다. 비계가 있는 돼지고기나 두부 등을 더하기도 한다. 시큼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어복쟁반(평래옥): 평양상인들이 협상이 어려움을 겪을 때 무릎을 맞대고 먹었다는 음식이다. 암소젖가슴살(유통)과 우설 등이 들어가는 화려한 음식이다. 길게 썬 대파와 만두 등이 있다. 끓이면서 당면이나 만두를 더 더해도 된다. 겨울철 음식이다.

    가릿국밥(반룡산): '가리'는 갈비의 함경도 사투리이자 고어다. 가릿국밥은 함경도식 갈비국밥이다. 먼저 술과 더불어 갈빗살과 대파 등 내용물을 건져먹고 국물에 고추양념을 더한 다음 밥과 더불어 먹는다. 추위를 이기는 지혜로운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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