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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1:47:05 | 수정시간 : 2003.10.02 11:47:05
  • [이경섭의 한의학 산책] 불치(?)의 병 무좀


    무좀은 곰팡이균에 의해 생긴다. 땀을 많이 흘리면 손, 발, 손발톱, 두피 등의 각질층이 부드러워지고 여기에 자극이 생기면 각질층에 틈이 생겨 백선균이 침투하게 된다. 우리나라 성인의 30%가 무좀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는데, 세 명중 한 명이 무좀이라면 얼마나 흔한 병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좀은 발생 장소에 따라 병명이 다양하다. 전체 무좀의 절반 이상이 발무좀이며 다음이 손무좀, 손발톱무좀, 사타구니와 엉덩이에 생기는 완선, 털이 없는 부위에 생기는 체부 백선, 앞가슴과 등에 생기는 어루러기 등이 있다. 대개 심한 가려움증과 함께 발가락 사이가 짓무르거나 물집이 생기거나 피부 껍질이 하얗게 벗겨진다.

    무좀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다른 어떤 질병보다 끊임없는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 발은 깨끗이 씻어야 하는데, 발바닥 각질층에 남아 있는 염분을 없애기 위해 5분 정도 물에 담갔다 비누칠을 하는 것이 좋다. 발을 씻은 뒤에는 반드시 구석구석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대중목욕탕 등에서 많은 사람들이 쓰는 발걸레나 슬리퍼 등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집안식구 중 무좀 환자가 있을 경우에도 양말은 따로 세탁하며, 실내화를 여러 사람이 함께 쓰는 것도 삼가야 한다. 땀을 잘 흡수하는 면양말을 신고, 두 켤레 이상의 신발을 번갈아 신고, 자주 신발에서 발을 꺼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맨발로 샌들이나 신발을 신을 때는 물티슈로 자주 발을 닦는다.

    무좀처럼 민간요법이 널리 퍼져있는 경우도 드물다. 다만 상식적으로 무리한 처치는 도리어 발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식초 요법도 그 중 하나이다. 아침저녁으로 발을 깨끗이 씻은 다음 연한 식초물에 15~20분씩 발을 담그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10일이나 15일 정도 계속하면 벗겨진 피부나 딱딱해진 피부가 점차 유연하게 변하면서 정상적인 피부로 돌아온다.

    혹은 담뱃잎과 인동 덩굴을 함께 푹 달여 그 물에 무좀 걸린 부위를 10분 정도 담그는데, 자주 시행하는 것이 좋다. 한약 중 열(熱)을 식혀주면서 장(腸)을 소통시켜주는 대황이라는 약이 있는데, 대황을 가루로 만들어 식초에 개어서 환부에 자주 발라주는 방법도 써 볼만하다.

    물에 백반 20g을 넣고 끓여 충분히 녹인 후 환부를 10분 정도 담근다. 백반에 소다를 함께 넣어 사용해도 무방하며 여름철에 생긴 무좀은 모래찜질 후 백반 녹인 물에 담그면 더 효과적이며, 백반을 녹일 때 식초를 넣어도 된다. 백반은 예로부터 충을 없애는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어졌던 약이다. 충이라고 해서 단순히 곤충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외에도 약쑥을 태우면서 환부에 그 연기를 쏘이거나 솔잎을 태우면서 연기를 쐬는 방법도 있다. 왕겨를 태워서 기름을 내어 환부에 자주 바르면 좋고, 고삼(苦蔘)이라는 약을 끓여서 발을 세척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삼은 습열(濕熱)을 제거해주기 때문에 각종 피부질환에 많이 쓰이는 약이다.

    어떤 문제의 해결 방법이 많다는 얘기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말과 통한다. 사실 무좀만큼 뿌리뽑기 힘든 것도 없다. 곰팡이라는 것이 환경이 별로 안 좋으면 들어갔다가 또 어느 때 나와서 기승을 부리고, 혈관 분포가 없는 각질에서 살기 때문에 먹는 약으로 없애려 들기도 힘든 대상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곰팡이가 자리 잡았다는 것은 내가 그 환경을 조성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무좀마저도 사실은 자신이 만들어 낸 병이 되는 것이다. 평소에 발을 청결히 하고 몸을 건강히 했다면, 세상 도처 어디에나 널려있는 곰팡이가 어찌 그 발에만 들어와 살 생각을 했겠는가? 주역(周易)에 보면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면 곧 자신이 도적을 부르게 된다는 말이 있는데, 모든 일에 적용되는 옛 성현의 가르침이 아닌가 한다.

    입력시간 : 2003-10-0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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