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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3.10.02 14:03:12 | 수정시간 : 2003.10.02 14:03:12
  • [이경섭의 한의학산책] 땀이 병이 될때


    십 년 전만 해도 대형 빌딩이 아니고서는 냉난방 시설이 잘 되어있는 곳이 그리 흔치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웬만한 건물에만 들어서도 시원한 바람이 나온다. 여름철에 외출하면서 긴 옷을 준비해야 할 정도다. 이러다보니 여름철이 되면 냉방병이 문제가 되곤한다.

    아무래도 추울 때보다는 더울 때 땀이 더 많이 나는 법이다. 땀을 흘림으로써 우리 몸의 열기를 기화열로 방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적으로 봤을 때, 땀은 심장의 진액(津液)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땀구멍의 여닫는 기능을 제외하고도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경우나 진액을 만드는 과정에 이상이 생겨도 땀에 문제가 생긴다.

    결국 땀이라는 것은 대소변과 같이 우리 인체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병적인 땀에는 종류가 많다. 낮에 활동 중에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자한(自汗)이라고 하고, 밤에 자는 사이에 베게와 요를 적시는 땀을 도한(盜汗)이라고 한다. 어느 부위에서 집중적으로 나느냐에 따라서 두한(頭汗), 심한(心汗), 수족한(手足汗), 음한(陰汗), 반신한(半身汗), 액한(腋汗)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또한 땀의 성상에 따라서 황한(黃汗), 혈한(血汗), 루한(漏汗), 절한(絶汗) 등으로 나뉘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땀을 치료할 때에는 원인을 잘 따져봐서 어느 장기에 이상이 있어서 나는 땀인지, 허증인지 실증인지 가려내야 한다. 땀 자체가 통증을 일으키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고 해서 소홀하게 여기다가 병을 키울 수도 있다.

    땀이 많이 나면 대체로 음식을 적게 먹는 게 좋다. 기(氣)가 허해서 땀이 많이 나는 경우에는 삼계탕이나 인삼을 먹으면 땀을 줄일 수 있다. 삼계탕과 인삼 등은 더위로 지친 체력과 소화기능을 회복시켜 주지만,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오히려 몸을 덥게 해 땀을 많이 나게 한다. 황기는 저절로 땀이 나는데 효과가 있다.

    따라서 몸이 허약하거나 병을 앓고 난 다음 식은땀을 많이 흘리는 데 좋다. 12g을 물에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끼니 뒤에 먹는다. 굴껍질을 불에 구워 가루 내어 한번에 3~4g씩 하루 2~3번 더운물에 타서 먹으면, 음(陰)을 보하고 담(痰)을 삭이며 땀을 멈추는 작용이 있으므로 특히 밤에 식은땀을 많이 흘리는 데 효과가 있다.

    밀쭉정이 20g, 굴껍질을 불에 구워 가루 낸 것 12g을 물에 달여 하루 2~3번에 나누어 먹으면 식은땀이 나며 미열(微熱)이 있을 때 좋다.

    참깨기름 한 숟가락을 거품이 없어지도록 끓여서 식힌 다음 달걀 3개를 깨서 넣고 잘 섞어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끼니 전에 먹으면 몸이 약하면서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둥굴레 20~30g을 물에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끼니 전에 먹으면, 병을 앓고 난 뒤 몸이 허약하여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도한(盜汗)이 있을 경우에 효과를 발휘한다.

    비위(脾胃)가 약해서 소화도 잘 안되면서 땀이 저절로 흐르는 데에는 흰삽주 20g, 방풍, 단너삼 각각 10g을 물에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먹는다. 흰삽주(백출)와 귤껍질(진피)을 2:1의 비로 섞어 보드랍게 가루내서 한번에 6g씩 하루 3번 끼니 사이에 먹으면 입맛이 없고 먹은 것이 잘 내리지 않고 맥이 없으면서 식은땀이 나는 데 좋다.

    땀은 적절히 흘리는 것이 가장 좋다. 단 아파서 흘리는 땀이 아니라,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흘리는 땀을 말하는 것이다.

    아마 평생 적절한 만큼의 땀을 흘리는 사람은 건강하고 열정적인 사람일 것이다. 자신을 아껴서 땀 흘릴 줄 아는 사람은 세계를 위해서도 땀 흘릴 줄 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에게는 병이 가까이 올 겨를이 없기 때문에, 병으로 흘리는 땀도 없을 것이다.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병원장


    입력시간 : 2003-10-0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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