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백량금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플러스 네이버 북마크 싸이월드 공감 기사 구입 프린트 기사메일
입력시간 : 2003.12.18 14:19:35 | 수정시간 : 2003.12.18 14:19:35
  • [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백량금
    매혹적인 붉은 열매 "겨울이 호사네"



    한겨울, 싱그러운 식물이 그리워 ‘집안에 놓고 보기 좋을 정도로, 그리 크지 않고 그러면서도 예쁘고 싱그러운 화분하나 없을까!’하며 꽃가게를 기웃거리게 된다. 그때 자주 고르게 되는 꽃나무가 바로 백량금이다. 이 계절에는 꽃보다는 더할 수 없이 빨간 열매가 돋보이니 열매나무라고 해야 할까?

    백량금이란 이름이 낯선 이들도 사진을 본다면 아마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워낙 관상적인 가치도 높고 흔히 원예화되어 키우고 있으니까 이 백량금도 외국에서 들여온 식물이려니 하지만, 우리 나라 남쪽의 해안가나 섬 지방 숲속에서 자라는 우리 나무이다. 바닷가 우거진 숲이 많이 있지 않고, 보기 좋다고 캐어 내간 사람이 많은 까닭에 자생지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된 희귀식물이다.

    백량금은 키가 작고 푸른 잎이 많아 풀이려니 생각하지만 나무, 그것도 겨울에도 낙엽이 지지 않은 상록성 넓은잎나무이다. 다 자라면 허리쯤까지 키가 자라기도 하지만 보통은 그보다 작다.

    상록활엽수인 잎들이 그러하듯 잎은 두텁고 반질반질 윤이 난다. 추운 겨울을 잎을 달고 지내려니 빛을 잘 반사하기 위해서 란다. 마주 나는 길쭉한 잎은 길이가 7~12㎝쯤 되며 가장자리에 가지런한 톱니가 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톱니 사이에 작은 털 같은 것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엽류라고 부르는 박테리아의 일종으로 잎에서 살면서 분비물을 내어놓는데 그것이 바로 털처럼 보이는 곳이다. 이 박테리아가 잎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알 수 없어 기생균인지 공생균인지는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한다..

    꽃은 늦은 봄, 혹은 이른 여름에 피지만 화분에 심어 온실에서 기르는 까닭에 개화 시기를 많이 앞당기기도 한다. 꽃이 진 자리에는 작은 구슬 같은, 보석처럼 빨간 열매가 달려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꽃이 필 때까지도 그 모습이다. 꽃과 열매 그러니까 두 세대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식물이다.

    백량금(百兩金)이란 이름은 한자이름을 그대로 부른 것이다. 백량의 금이라는 엄청난 가치를 가진 이름이 왜 생겨났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식물의 가치가 백량에 이를 만큼 값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지도 모르겠고, 열매가 백량의 부피만큼 주렁주렁 많이 달려 붙은 이름일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용도는 역시 관상용이다. 매혹적인 붉은 열매, 더욱이 거의 1년 내 이를 볼 수 있으며 주름진 특색이 있는 열매 역시 상록성이어서 항시 푸르다. 게다가 그늘에 견디는 힘이 강하여 실내에서도, 나무 그늘에서도 견뎌내니 관상용으로 장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 중부지방에서는 겨울을 실외에서 나기 어려워 보통은 화분에 키우는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는 덩이뿌리 혹은 식물체 전체, 또는 잎을 주사근, 주사근엽이라고 하여 약으로 쓴다. 청혈, 해독 및 통증을 멈추는 효능이 있어 편도선염을 비롯한 여러 염증치료, 류마티스 등에 의한 통증, 타박상 등 여러 증상에 처방된다. 보통은 약제를 달여 쓰지만 술에 담가 마시거나 상처 난 곳에 식물체를 찧어 붙이기도 한다.

    백량금 몇 포기를 모아 심어 두면, 화분 속에 작은 숲을 만들어 꽃만큼이나 아름다운 열매를 감상하며 생동감 넘치는 겨울을 느끼는 호사를 맛볼 수 있다.



    이유미 국립수목원 연구관 ymlee99@fog.or.kr


    입력시간 : 2003-12-18 14:21

  • HOM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