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한국 : [황치혁의 건강백세] 요실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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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5.03.03 14:52:59 | 수정시간 : 2005.03.03 14:52:59
  • [황치혁의 건강백세] 요실금


    "겨울엔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셔야지요. 어디 부러지기라도 하셨으면 몇 달 고생하셨을 겁니다."

    눈길에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은 후 여기저기 결린다는 53세의 여환자에게 말을 건네자 좀 급한 일이 있어 눈길을 빨리 걷다 낙상을 했다며 멋쩍어 했다. "뭔 일이 그리 바빴길래 그랬습니까? 자칫 골반뼈 골절이라도 당했으면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을 겁니다"라고 지나가는 말로 묻자 주뼛거리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한방으로도 요실금을 고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불쑥해왔다. "아! 소변이 급해서 서둘다 넘어지셨구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침과 약으로 아주 잘 치료가 됩니다"라고 답하고 필요한 부위에 침을 더 놓아 주었다. 다음날 한의원을 찾아온 이 분은 고맙다는 말부터 했다. 넘어져 아픈 곳은 둘째고 요실금이 거의 없어졌다는 것. 남편은 물론이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말도 못하고 5년 이상 요실금으로 고생했는데 어떻게 침 한 번으로 치료가 가능하냐며 기뻐했다.

    요실금은 여성환자들에게 아주 많은 병이다. 40대가 넘으면 30~40%가 요실금을 경험하고 요즘엔 20대에 나타나기도 한다. 환자의 50% 이상이 겪는 복압성 요실금은 배에 힘만 주면 오줌을 지리는 병이다. 그래서 마음대로 웃지도 못한다. 웃을 때에 복근이 긴장하면 뱃속의 압력이 높아져 방광을 위축시키고 그로 인해 소변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요실금환자들은 감기에 걸리면 기침이 제일 걱정스럽다. 기침을 할 때마다 소변이 나오기 때문. 단순히 속옷을 몇 번 갈아입는 정도로 그치지 않아 생리대를 하고 있어야 마음이 편해진다.

    웃거나 기침을 할 때에 소변이 나오는 정도면 그래도 참을 만하다. 걸음을 걸을 때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에도 조심스러울 정도가 되면 외출을 하기 힘들어 진다. 외출을 해도 생리대나 속옷을 몇 개씩 챙겨가야 마음이 편하고, 낯선 장소에 가면 화장실이 어디 있나를 먼저 확인해 놓아야 한다.

    배에 힘이 들어가는 것과는 상관없이 소변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참지못해 화장실을 가는 도중 실수를 하는 증상이 절박성요실금이다. 절박성요실금과 비슷한 증상으론 변의를 느끼면 참지 못하고 급히 화장실에 가야 하는 절박뇨,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가 있는데 이 증상들은 방광이 지나치게 예민해져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단순히 절박성요실금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복압성요실금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조금 많은 편이다.

    양방에선 요실금의 원인으로 출산시의 골반저근육 약화와 갱년기와 동반된 호르몬대사의 변화등을 원인으로 보고 치료하지만 한방에선 흐트러진 기흐름을 바로잡고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부족해지는 기운을 돋구어주는 치료를 한다.

    먼저 경락중 줄기에 해당하는 임맥과 독맥의 기운에 문제가 있을 경우엔 복압성요실금이 많이 나타난다. 이때엔 백회와 전중, 중완 기해 등에 뜸을 뜬 후, 침치료를 한다. 위에 소개한 환자는 이 같은 혈에 침치료를 한 것만으로도 뚜렷한 효과를 보았다.

    복압성 요실금을 유발시키는 또 다른 원인으론 방광이나 폐경락의 기흐름에 문제가 생길 때다. 이 때엔 문제를 일으킨 경락을 먼저 파악한 뒤, 기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면 요실금이 사라진다. 증상은 하복부에서 나타나지만 손이나 발에 침치료를 해도 치료가 되는 것을 보면 기를 조정한다는 당연한 이치에 따른 치료지만 한편으론 신기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절박성요실금은 대개 비장경락의 기운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주로 장딴지에 있는 혈자리에 침을 놓고, 복부의 중완 등도 함께 취해 치료를 하기도 한다. 요실금환자를 치료할 때에는 약도 병행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침치료는 기의 흐름을 조절할 수는 있지만 부족한 기운을 채워주긴 어렵기 때문이다. 침뜸약과 더불어 임맥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기공체조도 물론 치료에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의 요실금 환자는 4백만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본격적인 치료를 받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먼저 치료가 잘 되는 질환인 줄도 모르는 것이 문제다. 또 치료를 받고 요실금팬티를 벗은 분들 조차도 요실금이 완치된다는 걸 주변사람에게 잘 알려주지 않을 정도로 남에게 알리기 꺼려하는 질환이란 점도 치료를 받지 않는 이유다. 환자 중에는 5회 치료후 요실금팬티를 벗은 80대 어머니를 보고 두 딸이 치료를 받으러 와서야 언니와 동생이 서로 요실금으로 고생하고 있었다는 걸 확인한 케이스도 있다.

    오십이 넘은 자매간에도 서로 말하지 못할 병이니 주변사람에게 말못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요실금이 그 자체의 병으로 그치지 않는데 또다른 문제가 있다. 나이로 인해 이젠 소변도 가리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는 정신적인 충격은 우울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항상 축축해서 요로의 감염이나 피부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황&리한의원 원장 sunspapa@hanmail.net


    입력시간 : 2005-03-0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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